지난 2월 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 한판가 몰아치는 아침에 1인 시위에 나선 이가 있었다. 이날 제27민사부가 심리중인 사건을 두고 재판부에 사실 속에 가려진 진실을 밝혀 달라고 요구하는 김영길씨다.
김씨는 48년 전 미장 인부로 건축을 시작해 중견건설사를 세운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비록 전세금을 빼서 시작한 건축업이었지만 자재대금을 선금으로 지급하는 방법으로 공사비를 낮추고 품질을 제대로 건축해 진정성을 보여주고 매도하는 건축 후, 분양으로 신용을 쌓아온 그를 두고 모 언론은 “정주영이 살아 돌아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김씨는 A씨에게 건축공사비 53억원을 받기로 계약하고 강동구 길동의 오피스텔을 지어 주기로 했다.
이미 A씨가 땅을 살 때 10억원을 빌려간 터였다. 그러나 2015년 준공 무렵까지 공사비 한 푼을 받지 못하게 되자 건물에 유치권을 행사했다.
김씨에 따르면 2016년 3월 건축주인 A씨가 5,000만원을 주고 사람 둘을 매수해 김 씨를 급습 망치로 머리를 내리친 폭력을 행사한 사건을 저질렀다.
당시 강동경찰서는 A씨 일당을 살인교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서울동부지검은 김 씨가 협박을 받고 써준 합의서를 이유로 단순폭행으로 법원(기소)에 넘겼다. 이후 이로인해 A씨는 징역 1년 6개월형의 비교적 가벼운 형을 받았다. 이 사건은 “부모님이 살인청부를 당하셨습니다.”라는 아들의 호소로 언론에 널리 알려진 바 있다.
한편, 이 사건의 건물은 국내 굴지의 대부업체 B사에게 경매로 넘어갔다. B사는 김 씨를 상대로 유치권이 없다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동부지법은 김 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B사는 용역회사를 동원해 김 씨와 세입자들을 내쫓고 건물을 차지했다.
B사는 현재 김 씨가 현장에 없음을 이유로 유치권이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며 유리한 판결을 내려 달라고 항소했으며 이날은 김씨가 1인 시위를 한 지난 2월 9일이며 항소심의 첫 심리가 열리는 날이었다.
건물에서 함께 쫓겨난 C씨는 “동네사람들은 다 안다”며 “폭력의 경중을 따져도 살인미수사건인데도 불구하고 가해자측이 피해자를 협박해 어린아이(자식)을 운운하며 받아낸 합의서를 이유로 단순폭행으로 처리하는 검찰의 판단과,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유치권자를 들어내기만 하면 된다고 인정해주는 법원의 결정이 김 씨를 두 번 죽이고 있다”고 격분했다.
한편, 민형사 소송의 경우 합의를 전제 하지만 피해자가 협박에 의해 이뤄진 합의라고 주장하고 있고 김 씨를 폭행한 A씨와 건물을 낙찰 받은 B사가 A씨와 서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어 진실을 밝히는 차원에서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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