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 한국인의 체면(體面)이 말이 아니다. 체면이란 몸과 얼굴이란 뜻으로 체면은 인격, 능력, 권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체면을 잃으면 얼굴을 들 수가 없다. 그런 체면은 국가에도 있으며 그것이 국격(國格)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형식은 국빈(國賓)방문인데 우리 국민의 체면이 크게 손상되었다. 야당이 말하는 소위 외교 미숙에서 비롯된 것이다. 무엇이 그리 급해 12월로, 그것도 난징(南京) 대학살 80주년을 추모와 겹치는 날을 택해 중국을 방문했는가?
남의 집 기일(忌日)에 찾아가 잔치를 해달라면 이것부터 큰 실수가 아니겠는가. 청와대와 외교라인의 초보운전 같은 성급한 중국방문에 홀대를 자초한 결과가 되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아무리 평창올림픽이 급하고, 중국과의 경제·문화문제 회복이 급했다 해도 국빈방문 날짜부터 잘못 잡은 것이라 말하고 싶다.
중국 사람들이 식사 접대는 예로부터 큰 예로 다루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3박 4일 동안 딱 두 번의 식사만 중국 지도부와 식사를 했다. 14일 시진핑 주석과 만찬, 16일 충칭시 당서기와의 오찬이 전부였다.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무엇이라고 변명을 하드라도 이웃나라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대해 놓고 그런 접대는 매우 의도되고 기획된 일이라 아니 할 수가 없다. 시진핑 주석이 사드문제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드 문제는 우회해서 불편한 관계를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에 도착해 13일 저녁, 14일 아침과 점심은 숙소에서 서민식당서 해결했다. 국빈을 초대해 놓고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없어 혼밥을 했을까. 이것은 중국의 의도된 푸대접이고 고의적 외면이 아니고 무엇이라 하겠는가?
경제문제에서도 롯데의 중국진출도 막았으며 롯데 상품불매도 대국다운 큰 정치는 아닌 것 같다. 청와대와 정부 더불어민주당은 서민식당에서 ‘깜짝 조찬’이라고 자화자찬 홍보했으나 이것부터 약소국이라 깔본 홀대가 분명했다. 거대 중국이 이렇게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날, 시진핑 주석은 난징 추모식으로 향했으며, 리커창 총리는 베이징에 있었지만 외면을 했다. 문 대통령은 베이징에 도착한지 30시간이 지나서 시 주석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도 상대국에 대한 결례다.
공항에 문 대통령을 마중 나온 사람이 장관도 아닌 차관보급이라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대통령을 수행해 취재했던 우리나라 기자들의 무차별 폭행문제는 사과는 없고 그냥 어느 동네 조폭건달이 한 폭행처럼 조사하겠다는 말뿐이었다.
우리는 처음부터 자금성을 통째로 비우는 ‘황제 의전’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한국 대통령이 푸대접 받을 만큼 만만한 사람도 아니다. 네티즌들은 ‘앞으로 중국 시진핑 주석을 국빈으로 영원히 초대하지 마라.’ ‘역사를 보더라도 중국 놈들이 뒤통수치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지 않은가.’ ‘약소국의 설움을 톡톡히 받는구나.' 등의 중국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물론 문대통령의 뜻은 사드관계로 소원해진 중국과 경제·문화 관계를 회복해 보려는 것을 탓하지는 않는다. 다만 청와대 참모들과 외교라인의 아마추어적인 발상이 지탄을 받는 것이다. 대통령이 홀대를 받으면 대한민국이 홀대 받는 것이고, 전 국민의 자존심도 상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또 문제는 청와대는 “홀대론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했다.
굴욕에 가까운 푸대접을 받고도 홀대를 홀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인식 격차’도 문제인 것이다. 청와대와 외교라인은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 매는 일’이 없도록 깊이 반성하고 폭행당한 우리 기자들에 대해 엄중한 항의와 중국측의 사과를 받아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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