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태양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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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태양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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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의 기억에서

57년 전의 기억
어르신들의 감회는 새로웠다.

세월 참 정말 빠르다. 나이 들어가는 증거 같다. 눈뜨면 하루가 지나가 버린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6.25 전쟁이 벌써 57년의 세월이 흘렀다. 세상 많이 변했다.

이제 나이66세의 초로의 노인이 되어 무슨 일 한 가지 보거나 처리하면 하루가 훌 적 지나가 버린다. 어느 노인회간부들과 안보관광 나들이 할 기회가 있었다. 버스좌석에 동승한 조신하게 보이는 아주머니는 나이가 75세라고 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이시다.

언젠가 노인복지회관 컴퓨터실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젊은 강사를 불러 꼬치꼬치 묻고 확인 하시는 모습이 60대 초반으로 보였었다. 보통 60대에서 70대 어르신들이 한글과 인터넷 검색과 메일을 보내고 받는 교육을 받고 있었다. 이때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 카메라 셔터를 눌렀던 기억이다.

정보화에 눈뜬 어른신들

벌써 일 년은 지나지 않았나? 생각된다. 낯익은 얼굴 같은 생각으로 떠올린 얼굴의 성씨를 기억해 냈다. 박 씨 성을 가진 아주머니 였다. 바로 이분과 동석을 하게 된 것이다. 이날 노인들이 찾은 곳은 서부전선 최북단의 군부대 초소인 제적 봉이었다. 6월의 따가운 태양 아래 의미 있는 행보였다.

보훈의 달 6월 국가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영령들의 영혼을 생각 할 때 군부대 안보방문 행사야 말로 뜻 깊고 아주 커다란 의미를 부여해도 무방하리라 생각한다. 경계초소에서 현황을 브리핑 받은 어르신들은 감회가 새로운 듯 코앞의 이북 땅을 말없이 바라보고 옛날을 회상하는 듯 했다.

지금세계는 경제전쟁중 이다.

시끄럽던 대적방송은 사라졌다. 그리고 개성에 남한의 기술자들이 상주하기도하고 출 퇴근하며 이북 주민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물건을 생산하고 있는 오늘의 남과 북이다.

남과 북의 이런 상황에서 우리들의 정신은 어떤 상태에 있는가? 너무 헤이 되어 있지는 않는가? 아주 적절한 시기에 실시된 안보행사가 고마웠다.

진행요원들의 깍듯한 매너와 친절에도 고마움을 느꼈다. 총소리 없는 전쟁은 이제 경제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가 이제 정보화의 신기술을 통한 산업스파이 전쟁을 하고 있고 정보전쟁을 하고 있다.

작은 외숙의 전화

바로 이날 저녁 작은 외숙의 전화를 받았다. “별일들 없냐?” 청주에 사시는 80세의 막내 외숙이셨다. 4남매 둘째 외동따님이 우리 어머님이시다. 다른 기억은 흐릿해도 또렷이 기억되는 6,25 당시의 상황이 있다.

당시 작은 외숙은 고려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6.25가 터지자 의용군에 끌려갔고 도망쳐온 외삼촌은 우리 집 안방 다락으로 위장한 지붕 밑에 숨어있었다. 한 참 후퇴할 때라 생각된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 이었다.

대전 시내는 B29 비행기가 폭격을 하고 쌕쌕이가 기관총을 난사하던 전쟁의 한 가운데서 우리 6남매는 솜 이불을 덮어쓰고 방안에 갇혀 있었다. 6남매를 데리고 피난은 엄두도 못 냈던 아버지 였다. 더구나 58세 된 동생이 태어났던 것이다. 어린 우리들은 전쟁을 구경거리로 알고 아버지의 호령도 아랑곳 없이 이리저리 겁 없이 뛰어 다녔다. 그날은 정말 겁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후퇴하는 인민군 낙오병이 신발을 신고 마루로 기관총 사격을 피해 뛰어들었고 작은 외숙은 더위에 못 견디고 안방 뒷마루 문 뒤에 앉아 있었다. 상황이 이랬는 데도 아버지는 신발신은 인민군에게 “신발신고 마루에 올라오면 어떡해요?” 나무라고 말았다. 장총이 겨눠지고 어머님의 “괜찮아 요 괜찮아” 하시며 총부리를 살그머니 밀어냈다. 식식 거리던 인민군은 순간 안방을 통해 뛰어 뒷마당을 통해 허술한 울타리나무들 사이로 빠져 도망갔다.

아찔한 순간 이었다. 문 뒤쪽에 있었기에 망정이지 후퇴하는 길에 총을 쏘았더라면 이날 아버지와 작은 외숙은 어떻게 되었을까? 두 분 중 작은 외숙이 아직 살아계시다. 지금도 가끔 6월이 오면 생각나는 긴박했던 상황이다. 따가운 태양 아래 흐르는 땀과 등줄기에 흐르는 땀방울은 더위에 흘리는 땀방울이 아닌 식은땀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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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리 2006-06-03 22:33:48
6.25를 상기하자 고노무종자들만 빼놓고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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