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으로는 진보를 내세우며 사회주의, 친북 경향으로 흐른 참여정부의 집권 3년을 냉혹하게 심판한 5.31 지방선거가 마침내 대장정을 끝냈다.
2004년 총선에서 국회의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면서 위세 당당하게 진보를 내세우며 여의도에 입성했던 열린당이 불과 창단 2년만에 무참히 깨져버렸다.
예상대로 열린당은 야당인 한나라당에게 참패를 당한것이다. 좀 더 분명하게 말한다면 고건 前 총리의 말대로 한나라당이 압승을 한 것이 아니라 열린당이 참패를 했다.
열린당이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술자리에서 여기자를 추행하고 서울시장의 황금 테니스, 심지어는 한나라당 중진의원들의 수억원대의 공천 헌금 파문에 대해 지적을 했음에도 불구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았다.
더구나 선거 막바지에서 "부패한 지방권력을 심판해 달라"는 애원도 "견제세력을 만들기 위해서도 싹쓸이는 막아달라"는 구차한 구걸도 지지율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처럼 여당이 최악으로 완패 당한것은 민심이 현 정권에 완전히 등을 돌렸음을 자명하게 말해주는 것이다.
국민을 도외시한 경제 실패등 능력과 역량이 절대 부족한 집권세력이란 의식이 반영되면서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염증이 민심 이반을 초래한 것이다.
특히 인물론을 강조하며 강금실 등 차출장관 6인을 내세웠던 열린당이 행정복합도시건설을 무기로 한나라당과 사투를 벌인 대전, 충천권에서도 완패를 당했다.
이같은 상황을 보더라도 그동안 진보를 내세우며 사회주의, 친북, 반미경향으로 흐르는 집권세력에 대해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 불만과 분노를 느끼고 있었는지와 대통령 탄핵까지 몰고가며 여당이 추진하려던 행복도시 계획이 얼마나 무모했는지를 쉽게 알수 있을것 같다.
촛불시위나 각목을 들고 시위를 하지 않았을 뿐 참으로 오랜만에 국민이 하나가 된 민중봉기였다고 할 수 있다.
열린당이나 민노당이 참담한 표정을 지을 이유가 없다. 예상했던 사실이 늦게나마 현실로 돌아 왔을 뿐이다. 이는 이념 일변도의 열린당과 민노당이 그만큼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안하무인으로 망말을 내뱉은 결과로서 자업자득이다. 이제서야 말을 아끼는 것 같은데 이미 구름은 흘러간 뒤다.
더우기 국민을 분노케하는 것은 지방선거 도중 열린당이 정계 개편 운운한 것이다. 장사가 안되니 간판도 바꾸고 실내 인테리어를 고치겠다는 것 같은데 음식점을 새로 개업한다고 해도 주인과 주방장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효과도 없다.
신장개업을 했는데 주인이 그대로 있다면 이는 고객을 기만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이처럼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고 자리에 연연하기 위한 정계 개편은 분명 국민을 또 한번 우롱하는 처사이다.
그리고 "수구적 보수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막으려면 평화 민주개혁세력이 연합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직까지 열린당이 민의를 제대로 파악치 못한 '우'(愚)를 범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못해 측은한 생각이 든다.
'지역주의 타파'를 명분으로 2년전 민주당을 '호남당'이라 몰아부치며 새로운 당을 만들었던 열린당이'전북당'으로 전락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 지경에 이르러 민주당과 '당대당' 통합, 고건 전 국무총리 영입설 등을 간간히 흘리며 참패에 대한 책임을 희석시키면서 은근 슬쩍 넘어가려는 얄팍한 계산을 하고 있다.
냉정하게 보면 지금 열린당은 개편의 주체가 아닌 대상이다. 과거 대통령의 탄핵을 촛불로 지켜낸 지지자들이 지금도 그런 마음인줄 착각해서는 안된다.
집권세력의 무능과 편가르기, 공권력의 실추, 천박하면서도 책임없는 망언, 외골수 각료임명, 이런 것들이 악재가 되어 국민의 가슴에 회복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내며 지지했던 상당수의 지지자가 등을 돌렸다.
또한 보수다 진보다하며 모든 현상을 '양극화'란 신종용어로 편 가르기에 여념이 없고 집권세력의 정책을 지적이라도 할라치면 「수구골통」,「보수파」라고 몰아붙이면서 박수를 치며 지지하던 마음이 모두 떠났다. 적대세력을 양산한 현 정권 3년의 결과가 완패로 드러난 셈이다.
다수의 국민은 노정권과 열린당, 그리고 민노당에 대해 실망하고 절망감이 빠져 있다가 이제는 일말의 기대마져 체념하고 그동안의 누적된 불만을 표출하며 열린당과 민노당을 버린 것이다. 덕분에 어부지리식으로 '정권 심판론'을 주장한 한나라당이 큰 덕을 보게 됐다.
열린당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성급하게정계 개편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왜 지역과 계층, 세대를 가리지 않고 여당을 외면 했나를 뼈를 깎는 아픔으로 자기 반성을 먼저 해야한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지만 국민에게 무엇을 잘못하고 또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깨닫고 겸허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위해 어떤 세력과도 손잡겠다는 위험한 발상은 또 한번 국민을 불안에 빠뜨릴 수가 있다. 더구나 이념 일변도의 현정권이 자칫 정적을 막기위해 불순 세력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국가보안법이 엄연히 존재하는 반공국가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말도 조심해야 한다.
열린당은 이번 참패의 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드리되 정계개편이나 대통합론을 거론하며 위기를 넘기려는 얇팍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당과 당이 합쳐도 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면 국민이 식상하기는 매 한가지다. 이제는 꼼수에 넘어가는 바보같은 국민은 이 땅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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