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봄 하늘에 봄꿩 울어오면
나는 때로 먼 하늘을 바라본다
지금은 세태 따라 잊혀진 추억
연년이 찾아오던 보릿고개
유일한 생계수단으로
솔갈비 땔감 따러
산으로 가신 어머니
춘궁하늘 봄볕이 너스레 칠 때면
주름진 이마 위엔 창백한 땀방울
애 끊는 가슴 속엔 가쁜 숨소리
어느 산을 어떻게 헤메어 꾸리셨는지
남정도 힘에 겨운 한 짐 나뭇짐을
머리로 이시고 닳아 헤진 신발 이끄시고
무엇이 그렇게도 바쁘셨는지
한 마장도 쉬지 않으신 채 달려와서는
오두막집 공허한 뜰이 가득하도록
차곡차곡 가래지어 쌓아 놓으셨다.
열 가지 살림 중에 여덟아홉이 궁하였으니
땔감만이라도 풍족해야지 한 맺힌 소망
당신 몸소 할 수 있는 유일한 간택이었으리
해마다 춘삼월에 봄 꿩 울어오면
아스라이 먼 옛날 눈에 삼삼 어려 온다.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최화석의 "오동나무 분재는 항상 푸르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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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