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떠납니다…1년 뒤 다시 한국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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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 동포 ‘귀국지원 정책’…자진 출국땐 재입국 보장

"다시 한국에 들어올 수 있도록 정부가 배려해주니 안심하고 떠납니다."

3년 동안 한국에서 불법으로 체류하며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이제야 가족이 기다리는 중국 길림성 출국길에 오른 동포 한원석 씨의 말이다.

인천공항 출입국사무소에 여권과 비행기표를 제출하고 '출국확인서'를 받아든 한 씨는 출국일인 26일로부터 1년 후 다시 한국으로 돌어와 재취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불법체류 중인 중국과 구소련 동포들을 대상으로 최근 법무부가 공포한 '자진귀국 프로그램'이 이번 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이들 동포들이 하나 둘씩 인천공항 출입국사무소를 찾아 자발적으로 출국 신고를 하고 있다.

법무부는 4월 24일부터 8월 31일까지를 불법체류 자진신고 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 중 신고를 하는 경우 처벌과 입국규제를 면제하고 출국일로부터 1년 경과 후 재입국과 취업을 허용키로 했다.

외국적동포과 박상순 사무관은 "이번 프로그램으로 인해 우리 정부로서는 불법체류 동포들에게 최대한의 정책적 배려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올해가 시행 마지막 해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동포들이 최대한 많이 신고해 혜택을 보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박 사무관은 "시행 첫 해인 작년에는 약 5만8000여 명이 출국, 불법체류 동포의 약 54%가 본국으로 돌아갔으며 1년이 경과된 현 시점에서 약 2만 명이 돌아왔다" 며 "지금도 지난해 출국한 동포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으며 확실하게 귀국을 보장해주는 만큼 안심하고 다녀오셔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동포는 자진귀국 기간 동안 출국을 했다는 신고서를 인천공항 출입국 사무소에서 발급을 받고 이를 영사관이나 대사관에 제출하면 추가서류 없이 방문과 취업이 가능한 비자를 현지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반면 이 기간 중 자진신고를 하지 않고 불법 체류를 계속하다가 적발되는 경우에는 강제퇴거를 당하게 되며 향후 5년간 입국이 금지된다. 또 금년 하반기에 시행예정으로 법무부에서 검토 중인 '방문취업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재방문과 취업에 불이익을 받는다.

지난해에는 밀입국자 등 불법으로 입국한 자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았으나 올해부터는 먼저 체류지 관할수사기관에 자수하고 형사 절차를 마친 후 출국하면 같은 혜택을 받게 된다.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 남기빈 출국1과장은 "지금은 프로그램 시행이 공포된 지 얼마 안 돼 하루에 약 20명 정도가 자진 신고를 하러 들르고 있다" 며 "시간이 좀 지나면 하루에 약 200~300명 정도가 이곳을 찾아 출국 신고를 할 것" 으로 예상했다. 법무부는 올해는 지난해 보다 많은 약 3만 명 정도가 자진 신고를 통해 1년 후 재입국을 보장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책적 배려 만족하나 한국 생활 여전히 어려워

자진 출국 신고를 하기 위해 인천공항 출입국사무소를 방문한 중국 동포들은 친지방문, 연수 등의 목적으로 입국해 합법적인 체류기간을 넘겨 국내에 잔류하며 취업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법 체류 중인 동포들은 임금 체불이나 배타적 시각 등으로 인해 한국 생활이 힘들다는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일단 이번 '자진 귀국 프로그램'으로 인해 한시름 덜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이들 동포들은 대부분 1년 뒤 다시 돌아오겠다고 밝혔으며 재취업을 통해 돈을 모아 궁극적으로는 중국에 정착하고 싶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에서 11개월간 일했다는 임모씨는 "2000만 원 정도 임금이 체불돼 망연자실 하던 중에 이런 좋은 프로그램이 생긴 것을 알게 됐다"며 "나중에 돌아와서 임금 문제도 해결하고 재취업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 고 말했다.

한국에도 가족이 많은 연길 출신 이춘자 씨는 "중국에서 동생이 입원해 어차피 나가야 할 상황인데 한 번 나가면 언제 다시 들어올 수 있을지 몰라서 꺼려졌다" 면서 "나이도 있고 해서 다시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못 볼 줄 알았는데 1년 뒤에 돌아오게 해 준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며 기뻐했다.

반면 홀어머니를 한국에 두고 혼자 중국으로 출국하는 이장춘 씨는 "건설현장에서 3년 일하는 동안 중국 동포에 대한 배척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아 다시 한국에 오고 싶지는 않다"고 말해 정책적인 지원 외에도 중국 동포에 대한 일반적 시각에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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