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엇의 황무지(荒蕪地)에서 -
4월이 잔인하다, 그 이유는 들풀이 꽃망울을 터트려야하기 때문이다. 얼었던 땅에서 깨어나서 겨우내 꽃을 피우기 위하여, 초목은 땅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가지 끝까지 양분을 날라야 하는 엄청난 작업이 따라야한다. 시인은 자신이 몸담은 세상의 정신적 황폐함과 공허감을 이렇게 아파했다.
그러나 땅속에 있는 씨앗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혹독하다. 캄캄한 흙 속에서 겨울추위를 이겨냈다가 제때에 맞춰서 스스로 썩어져야만 하는 까닭이다. 적당한 온도와 물기를 만나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어올려 마침내 태양과 대기를 만나게 된다. 갇힌 씨앗이 열린 새싹을 생각할 수 있었을까.
사도 바울은 부활사건을 이렇게 “씨앗-새싹”의 탈바꿈으로 설명했다. “어리석은 자여 너의 뿌리는 씨가 죽지 않으면 살아나지 못하겠고(고린도전서 15:36)”, 그는 초대교인을 박해하러 가던 도중 극적으로 부활하신 예수를 만났던 사람이다. 바울은 당시 유대교인으로 최고의 지성인이었다.
부활절은 성탄절과 함께 그리스도교의 양대 축제절기이다. 그러나 부활절은 성탄절과는 달리 매년 날짜가 바뀐다. 그것은 전통적으로 춘분(양력 3월 21일) 이후 첫 보름달(음력 15일)이 지난 주일을 부활절로 잡아왔기 때문이다. 금년 2006년은 4월 16일이 부활절이 된다.
그리스도교는 네로 황제로 상징되는 로마제국으로부터 엄청난 박해를 받았다. 그러나 초대교회가 예수의 부활사건으로 비롯됐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부활절은 성탄절보다 오히려 중요하다. 그래서 부활절 시즌의 전후로 여러 가지 행사가 마련되고, 따로 특별한 명칭이 붙은 절기가 이어진다.
1. 사순절-부활절까지 주일을 뺀 40일간이다. 금년은 3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이다. 사순절은 예수가 광야에서 40일간 금식기도하며 공생애를 준비한 것에 따르는 절기이다. 이때 신도들은 평소보다 금욕적으로 생활한다.
2. 재의 수요일-사순절 첫날이다. 재를 뿌리며 회개한다는 날이다.
3. 종려주일-부활절 바로 전 주일이다. 예수가 예루살렘으로 입성할 때 무리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정치적 구세주로서 그를 환영했다.
4. 고난주간-종려주일과 부활주일 사이의 주간이다. 예수가 무기력하게 수난을 받고, 부끄러운 십자가형까지 당한 후에 무덤에 갇힌다.
5. 수난일-고난주간의 금요일로 오후 3시에 예수가 돌아가신다. 그때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의 절규는 그가 사람의 아들로서 인류를 대표한 고통으로 평가되고 있다. 성금요일이라 한다.
6. 부활주일-안식일을 보낸 일요일 미명에 예수는 무덤에서 걸어 나온다.
7. 성령강림절-부활절 이후 50일되는 날, 즉 제7주일째에 예수께서 사전에 예언한대로 성령이 강림한 날이다. 때로 그날 또는 그 기간을 오순절이라고도 한다. 그리스도교는 이날을 교회의 탄생일로 잡는다.
부활은 소생과 다르다. 예수는 자신의 수난 전에 죽은지 사흘된 나사로를 무덤에서 소생시켰다. 소생은 육체가 육체로 재생된 것이고, 부활은 육체가 영체로 변환된 것이다. 즉 부활은 생명이 세상에서 천국으로 옮겨졌다.
“Being(World)-Transformation-Becoming(Heaven)”
위 공식은 그리스도교뿐만 아니라 불교와 도교에서도 비슷하게 통한다. 변환(Transformation)을 그리스도교-부활, 불교-열반, 도교-장생이라 부른다.
리우 카니발(Rio carnival)은 사순절 금욕기간 직전에 벌리는 4일간의 삼바축제이다. 축제전야제까지 합쳐 금년은 2월 24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었다. 해마다 리우 카니발이 열릴 때면 전 세계에서 약 6만 명의 관광객이 브라질을 찾는다고 한다. 세상은 부활절의 의미는 잊고 축제에만 관심을 가진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 시인(詩人)은 숨고, 상인(商人)만 설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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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칼럼을 읽고 공감하는바가 컸습니다.
그리스도교인으로서 사실 부활절의 의미보다는 의례적으로 실시하는 행사로만 생각했던것 같습니다.많은 사람들에게 의미를 되세겨볼수 있는좋은 내용이었습니다.
물질만능 주위에 젖어 현실과 동떨어저사는 많은 사람들이 잃어야 할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다음에 자주들러 교수님의깊이 있는 시사&칼럼을 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