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의 최고책임자인 행정장관(임기 5년)을 뽑는 선거 투개표가 26일 진행, 정부의 넘버 2인 정무시장(총리격)이자 중국이 사실상 지명한 캐리 람(Carrie Lam, 林鄭月娥, 59)이 선거위원회(정원 1200명)의 과반수의 표를 얻어 당선됐다.
캐리 람 행정장관 투표에는 일반 시민들이 투표할 수 없는 체제로 민주파와 청년층은 (중국정부의) 개입에 반발, 람 당선인의 지지율은 낙선 후보에 크게 뒤지고 있었다. 한국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선거 방식인 이른바 체육관 선거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이번 행정장관의 사실상 중국의 개입에 의한 선출은 홍콩의 고도의 자치를 인정한 ‘1국 2체제’를 흔들고 있어, 캐리 람은 정권 운영에 상당한 힘이 들것으로 내다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정부는 26일 캐리 람 당선인에 대해 “중국의 심임이 필요하다는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담화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는 선거제도의 민주화를 요구한 2014년의 대규모 시위 ‘우상혁명(Umbrella Movement mass protests)’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행정장관 선거이다. 1997년 홍콩은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후 이번이 4번째 행정장관이며, 여성으로서는 처음이다.
캐리 람 행정장관 당선인은 중국 정부의 임명을 받은 현직 렁춘잉(Leung Chun-ying, 梁振英) 행정장관 후임으로 반환 20년인 오는 7월 1일에 공식 취임한다. 현직인 렁춘잉도 홍콩시민들에게 인기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홍콩 행정장관 선거는 친중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선거위’에서 뽑기로 되어 있다. 캐리 람 당선인은 지난 선거에서 획득한 689표를 웃도는 777표를 얻어 압승했다. 그러나 투표 전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존 창(曽俊華, 65) 전 재정사 사장(재정장관 격)이 캐리 람 당선인을 20포인트 넘는 차이로 따돌리면서 1위를 차지했었다.
이날 선거위 투표에서는 유효투표 1,163표 가운데 존 창 전 사장은 선거위원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민주파와 일부 친중파의 지지를 받긴 했지만, 겨우 365표를 얻는데 그쳤다. 민의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 현행 선거제도에 대한 비판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은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캐리 람 지지’를 홍콩 친중파 간부에게 전하는 등 선거 개입을 노골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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