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페르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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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과 안에서 쏘아올린 홀로그램

빛은 월수금은 파동으로, 화목토는 입자가 된다지.
그리고 일요일은 쉬고.

- 확률론을 세운 물리학자 보른의 개그에서 -

일인칭 나, 즉 자기가 보는 나를 편의상 “제나”라고 부르자. 반면에 이인칭 또는 삼인칭 나, 즉 남들이 보는 나를 “남나”라고 해두자. 이때 제나와 남나는 얼마나 차이 날까? 또 그 차이가 벌어질수록 더 불행한 것일까?

그 차이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람에 따라서는 사회적 생존전략 상 몇 개의 제나를 갖추어 살아간다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각 제나마다 여러 남나들이 투사하게 되고, 그런 표상이 긍정적으로 살아남으려면 업그레이드(up grade)된 새 버전(new version)을 계속 내놓아야 한다.

페르소나(persona)는 개별적인 ID로서 개인이 사회에서 쓰는 가면(mask)이다. 페르소나는 제나가 사회에 내놓은 위격(位格)이며, 이것이 남나에겐 하나의 인격(人格)으로 나타난다. 신학에서 이르는 페르소나는, 통일된 지정의(知情意)를 갖춘 실체로서 성부-성자-성령 삼위일체의 신으로 나타난다.

홀로그램은 삼차원 형상을 나타내는 레이저 이미지이다. 그 필름은 신호광과 참조광을 반대방향에서 쏘아 그 간섭무늬를 기록한 평면매체에 불가할 뿐이다. 이렇게 봤을 때, 페르소나는 두뇌의 홀로그램 패턴 같다. 제나(안의 나)와 남나(밖의 나)의 간섭된 결과라는 점에서 그 원리가 동일하다.

홀로그램은 물론 허상으로 허수차원에 존재한다. 그런데 과학자 중에는 가령 데이비드 봄은, 우주조차 초공간에 나타난 하나의 홀로그램일 수 있다는 가설을 내세웠다. 그렇다면 홀로그램 우주는 오히려 허상이 아닌 실상이 되는 것이다. 그의 홀로그램 모델은 아직까지 별다른 반론 없이 우주론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 깊은 통찰을 주고 있는 이론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별히 초자연적 현상에 홀로그램 모델이 무리 없이 잘 적용되고 있다. 심리학자 케네쓰 링은 임사체험을 이것으로 쉽게 설명했다. 즉 사람의 의식이 현실이라는 차원에서 다른 차원으로 전환될 때 홀로그램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는 임사체험은 물론이고 죽음 자체도 이와 마찬가지로 보았다.

사이버공간은 클릭으로 펼쳐지는 계층적 가상현실이다. 그러나 사이버공간은 물리적으로 봤을 때 컴퓨터의 메모리에 저장된 파일에 불과하며, 다만 이것들이 인터넷이란 통신채널로 연결된 네트워크라는 점이 좀 특별날 뿐이다. 그렇다면 사이버공간 역시 파일로 쏘아올린 홀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영화 “매트릭스”는 가상자궁의 음모를 연출한 것이다. 매트릭스 안에서 통제되고 있는 정상적인 인간들은 인조인간과 함께 별 탈 없이 살아간다. 여기서 매트릭스 밖의 실제세상이 거꾸로 허상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문제는 기계와 달리 사람의 윤리를 제시하는 것이다.

페르소나는 가상현실이다. 따라서 페르소나를 극복할 윤리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시비꺼리로, 무능한 아버지가 굶는 아들을 위하여 빵을 훔쳐서 함께 배불리 먹었다고 하자. 그런데 나중에 아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 효도와 정직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들의 페르소나를 처리해 보자.

유가(儒家)-아들에겐 부친이 앞선다. 정직 보다 효도가 먼저이다.
도가(道家)-갈등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양쪽 모두를 받아드려라.
불가(佛家)-자신도 배고픔도 없는 것이다. 갈등구조에서 벗어나라.
야소가(耶蘇家)-부자가 모두 죄를 범했다. 회개하고 함께 기도하라.
논리가(論理家)-배고프면 먹어야한다. 그러나 훔치는 것은 잘못이다.
혁명가(革命家)-원인은 빈부격차 때문이다. 앞서 평등하게 분배하라.
기업가(企業家)-빵을 크게 키워야한다. 그래야 서로 나눌 것도 커진다.

21세기 인류가 당면한 과제 중 하나는 이분법에서의 해방과 초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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