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홀 Broken Whole’展
스크롤 이동 상태바
‘브로큰 홀 Broken Whole’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월 1일 오후 5시부터 인사동 갤러리 나우에서는 사진작가 호정과 파트너 브루노 피구에라스가 전시중인 ‘브로큰 홀 Broken Whole’展과 더불어 작가와의 대화를 갖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나우갤러리에는 초청된 각 대학 사진학과 교수들과 사진작가들과 기자들과 초청 귀빈들이 참석해 작가와의 간담회를 가졌다.

“Broken Whole”(조각난 완성체)는 호정과 파트너 브루노 피구에라스가 진행 중인 사진 작품 콜라보레이션이다.

▲ ‘브로큰 홀 Broken Whole’展 ⓒ뉴스타운

아티스틱 듀오, 공동 작업하는 예술가 부부인 visibleINvisible의 한 사람인 호정은 태어난 지 27개월 만에 이탈리아의 벨기에 출신인 양부모에게 입양되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과 정체성의 붕괴로 산산조각이 난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나는 누구인가' 라는 절대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뿌리를 찾아 한국으로 왔다. 마침내 만난 호정의 생모는 1998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호정이 자기 자신을 다시 찾기 위한 과정의 일부로 사진가인 남편 브루노와 함께 시작한 “Broken Whole” 시리즈는 목소리가 사라져버린 호정의 생모에게, 또 아이를 해외로 입양 보낸 모든 어머니들에게 바치는 작품이다.

▲ ‘브로큰 홀 Broken Whole’展 ⓒ뉴스타운

2016년 9월 20일부터 2017년 1월 5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동명의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그에 이어 두 번째 전시이자 한국에서 열리는 첫 번째 전시로 2017년 3월 1일부터 14일까지 14일간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사진전문갤러리 ‘갤러리 나우’에서 전시된다.

한인 입양아들은 생의 시작인 태어난 장소와 단절되어 자라나면서, 정체성의 혼란과 붕괴를 경험한다. 그 중 일부는 ‘귀환입양아’로 한국에 터를 잡고 살기 원하나, 상당수는 문화적인 차이와 언어의 장벽으로 정신적인 ‘무국적인’으로 방황한다.

▲ ‘브로큰 홀 Broken Whole’展 ⓒ뉴스타운

성인이 된 한인 입양아의 마음은 상처로 가득하며, 이 상처는 낯선 땅으로 아이를 보내야만 했던 부모의 마음에도 그대로 남아있다. 이런 상처를 예술로 승화하여 보여주는 이번 전시기간 중에 작가와의 대화, 미혼모 기관 초청, 한국의 미혼모 초청 등의 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아픔이 승화 된 작품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함께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한국에서의 입양은 1950년 한국전쟁으로 전쟁고아들이 생기면서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고 가족을 만들어 주기 위해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주로 유럽과 미국으로 입양되어갔고 그 결과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낳았다.

▲ ‘브로큰 홀 Broken Whole’展 ⓒ뉴스타운

입양아인 호정 또한 해외 입양아의 한 명으로 16살 이후로 극심한 자아정체성의 혼란을 겪었고, 그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서 “Broken Whole”시리즈가 완성되었다. 2014년 한국에서 생모를 만나면서 그 아픔과 치유의 과정을 파트너인 브루노와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이 작품을 제작했다. 호정과 브루노는 공동 작업하는 예술가 부부로, 작품의 컨셉과 연출을 함께 정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은 브루노가 담당한다.

“Broken Whole”시리즈는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입양아와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게 하고, 이런 과정에서 나타나는 한 사람의 정체성의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재고해 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던져주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혼모와 입양아에 대한 현실적 문제 제기와 그 담론을 형성하고 이 주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다각화하기 위해서 기획되었다.

▲ ‘브로큰 홀 Broken Whole’展 ⓒ뉴스타운

visibleINvisible은 Hojung Audenaerde와 Bruno Figueras의 창작 2인조이다.

Hojung Audenaerde는 한국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의 벨기에인 양부모에게 입양되었다. 미국 유목민 같은 가정에서 자랐으며 현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거주 중이다. 16세에 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며 존재의 의미와 진정한 자유와 같은 영적인 의문을 가지면서 접한 요가와 불교를 통해 세계 여러 곳을 다니게 되었다.

그녀의 일생은 그의 현실에 대한 인식과 자각, 더 나아가 작품의 뒤에서 영감을 주는 힘에 깊이 영향을 주었다. 그녀는 내부와 외부를 나누는 것에 대해, 한 사람이 외부적으로 인지되는 것과 내부적으로 느끼는 것의 괴리에 대해 깊이 매료되어 있다. 창작의 과정을 통해, 그녀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물질과 비물질, 인간경험의 취약성과 투명성 사이의 경계를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 ‘브로큰 홀 Broken Whole’展 ⓒ뉴스타운

Bruno Figueras는 바르셀로나의 사진가로 카메라를 들고 세계를 헤매고 있다. 그는 많은 곳을 여행하면서 낯선 현실을 통해 진실을 찾으려 노력한다. 그가 나중에서야 알게 된 것은,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가 바로 그의 앞, 집안에 있다는 있었다는 것이며, 이는 Hojung 의 절망을 통해 맞닥뜨리게 되었다.

1953년 한국전쟁이 중지된 이후부터 22만 여 명의 남한 아동들이 전세계, 주로 유럽과 미국으로 입양되어 나갔다. 그중 다수는 아직 부모님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아가 아니었다. 이 아이들은 보통 혼혈이나, 미혼모의 아이라는 이유에 의해 버려지거나 입양을 위해 부모가 양육권을 포기한 아이들이다. 이는 나의 이야기이다.

아무도 내게 내가 입양아라고 말해줄 필요가 없었다. 나는 큰 키에 파란 눈을 가진 부모님이나 주변의 거의 모든 사람들과 매우 다르게 생겼다. 끝없는 질문들이 닥쳐왔다. 어디에서 왔니? 왜 다르게 생겼니? 너의 ‘진짜’ 부모님에게 무슨 일이 생겼니? 무엇 하나 쉽고 편한 답이 없는 수많은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그저 모두 그러하듯이 ‘평범하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행복하고 싶었다.

▲ ‘브로큰 홀 Broken Whole’展 ⓒ뉴스타운

자라면서는 종종 입양된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금욕적인 가면 뒤에 불편한 감정이나 고통을 빠르게 묻고 감추는 법을 익혔다. 스스로 전혀 아시아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나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아시아인의 겉모습은 마치 덫에 걸린 느낌으로 배신감마저 들었다.

어느 날, 산산조각이 난 나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나는 누구인가’ 라는 절대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브루노의 응원과 도움을 받아 나는 기억 하나 없고 아무것도 아는 것도 없지만 영원히 나와 연결되어 있을 나라, 남한으로 오게 되었다. 나는 내 삶의 첫 번째 27개월을 보낸 고향에서 나의 뿌리와 가족의 역사, 그리고 대답을 찾으려는 것이다.

2014년 12월 29일, 나는 내 생모를 만났다. 이 경험은 문자 그대로 느닷없이 당했고 날 쓰러지게 했다.

1998년부터 요양병원에 있었던 그녀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오른쪽 반신이 마비되고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내가 기대해왔었던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이야기나 어머니의 이야기, 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어머니의 안에 갇혀 접근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눈을 바라보자, 그녀가 나를 알아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의 손을 붙잡고 함께 우는 동안 나의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있던 무언가가 깨졌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 나의 어머니로 바꾸었다. 나는 얼어붙고 움직일 수가 없었으며 깊숙한 곳의 무언가를 잃어버렸지만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것도 느끼지 않기에 내가 어떤 기분인지에 대해 설명할 말도 없었다. 나는 무감각해지고 텅 비었다. 삶은 고통이었다. 내가 바라는 것은 오직 잠을 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잊어버리는 것이었다.

브루노는 이 모든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았다. 그는 나를 달래어 일어나 다시 살아가도록 노력했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든 나 자신을 표현하도록 나를 설득했다. 브루노와 함께 한 이 작업들은 목소리를 다시 찾기 위한 과정의 일부이다. 한국인 입양아로서 살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완전히 이해하고, 외부적 환경과 상황, 인식이 나의 내적 세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내며, 내 정체성의 전부를 탐험하며 내 내적인 갈등을 드러냄과 동시에 아마도 한 인간객체로서 살아간다는 것이란, 지각한다는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복잡성 속에서 평화를 찾아가는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