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청문회에서도 역시 타인에게는 독설적인 말로 엄격한 정직성과 도덕성을 내세우면서도 자신에게는 한량없이 너그럽기만 한 유시민의 깔끔한 모습을 보면서 역시 그가 보통 사람이 아니란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특히 독설가이자 달변가로 각인된 그가 화장까지 하고 나와 애띤 모습으로 '인정한다, 송구스럽다, 깊이 새기겠다' 는 식의 짧은 답변을 하며 질의자와 청취자들을 맥빠지게 하여 공세를 교묘히 피해갔다.
또한 그는 청문회 첫 발언에서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지난 시기 내 삶에 많은 허물이 있음을 인정한다"며 "지금까지의 정치인 유시민을 버리고 장관으로서 오로지 국민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 같이 변하며 말 바꾸기의 명수로 이미 오래전부터 국민들에게 각인된 그다. 그런 전력이 있는 그가 과연 하루아침에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일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아울러 그의 말을 과연 몇사람이나 믿을지도 궁금하다.
오랬동안 몸에 베인 습성이 어떻게 쉽게 변할수 있을까. 정신과 전문의의 말에 따르면 사람의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까마귀가 밀가루를 뒤집어쓴다고 백로가 되는건 아니다. 그는 이번에도 그 특유의 지략으로 마치 여름소나기를 맞는것처럼 순간의 위기를 벗어나려는 얕은 생각을 갖고있는것 같다.
선입감 때문인지 몰라도 아무튼 그가 말하는 것은 모두 신뢰성이 없어보인다. 물론 개인의 편견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말과 태도를 보면 그런 생각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하나마나한 청문회를 왜하며 시간을 낭비하고 추태를 보이며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드냐 하는 것이다.
장관내정자의 형식적인 선서에, 서로가 철저한 검증을 다짐하면서도 현안정책 수행에 따른 자질과 능력에 대한 질의와 검증보다는 편가르기식으로 한쪽에서는 무조건 공격적으로 인격을 모독하는 정도의 발언을 하는가 하면 또 한쪽은 감싸주기식으로 질타를 하는건지 칭찬을 하는건지 분간이 안될정도로 미지끈한 발언과 함께 소모적인 논쟁을 벌리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결국 이번 인사청문회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국민 기대를 져버리며 그 허전한 마음을 충족시키기엔 너무나 미흡한 것 같다.
국무위원인 장관은 공인이다. 공인이기에 지식, 학식능력에 앞서 도덕성 또한 중요한 자리이다. 그런 장관 내정자로 된 유시민에 대한 자질시비와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청문회에서 국민연금 미납의혹과 관련,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장관직 수행의 중대한 결격사유는 아니라고 변명하고 있다.
그는 분명 독일에서 연금에 관련한 공부를 한 전문가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그런 연유로 이번에 복지부장관 내정자로 지목되었다고 볼수도 있다.
누구보다 연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어 지난 99년 4월 국민연금제를 도시지역 자영업자로 확대 실시할 당시 연금 확대에 반대하는 컬럼을 쓰기도 한 인물이다.
그는 컬럼을 통해 「경제적 부담과 강제가입인데 이것은 국민연금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며 연금보험 납부거부 움직임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런 사람이 건강보험은 챙기면서 모르고 연금보험에 가입하지도 않고 보험료도 내지 않았다고 변명을 한다면 누가 이를 믿겠는가. 특히 부인이 학교강사로 수입이 있었음에도 불구 연금보험료를 내지 않은 것은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장관이 되어 연금의 필요성과 가입내지는 보험료 납부를 강요할 수 있으며 어떤 사람들이 자진해서 가입하겠는가.
주무장관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정부도 신뢰하지 못한다는 말도 된다.「잘될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도 있듯 한강건너 불 보듯 뻔하다.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장관은 공인이라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최소한 인간이 갖추어야 할 도덕성에 문제가 있었다면 분명 자격이 없는거다.
2년전 일본에서도 유시민과 유사한 연금미납 사실이 드러나 관방장관과 당대표 심지어는 대표대행까지 사퇴하는 사건이 있었으며 미국의 경우도 도덕성이 결연된 사실이 밝혀져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난 바 있다.
외국의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스스로가 잘못을 인정했으면 책임도 함게 해야한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잘못을 인정했다고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더구나 열리지도 않은 공청회를 허위로 신고, 강사료 명분으로 국비를 수령한 바 있다며 이를 지적하는 의원에게 행정착오였다고 변명하는 넉살스런 그다. 이와함께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난처할 경우 '몰라쇠'로 일관하며 여전히 질문자들과의 마찰을 교묘히 비켜가는 수완을 보였다.
그의 말을 듣다보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도무지 헷갈린다.
지금 주장한 말과 정책이 상황이 바뀌면 또 무슨말로 국민을 기만할까 걱정이 된다. 문제는 이같은 불신의 민심에도 불구하고 최고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이 청문회를 보고 어떻게 장관내정자를 결정할 것인가다.
TV토론 프로 진행경력도 있고 지식도 풍부한 그이기에 지금 어떻게 하는 것이 대통령을 편하게 하고 국민의 걱정을 덜게 하는지를 알것으로 믿는다.
그는 청문회에서 "다수의원이 안 된다고 하면 안하는게 맞지 않겠냐"고 장관자리에 미련을 갖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불신이 이처럼 심화된 상황에서 장관 후보자 스스로가 책임있는 결단을 내려 국가안위와 함께 인사권자의 고뇌를 덜어주는 현명함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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