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세(始新世, 에오세/Eocene epoch: 5,600만~3,390만 년 전)(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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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세(始新世, 에오세/Eocene epoch: 5,600만~3,390만 년 전)(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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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빈 교수의 ‘빛의 환타지아’]

유제류의 다양화와 고래의 등장(3/3)

시신세 말에는 원원류보다 더 진화한 영장류인 진원류(眞猿類, anthropoidea)가 등장하였는데 이들은 손가락과 발가락이 편평하며 뾰족한 발톱이 없고 대부분 낮에 활동한다. 또 원원류에 비하여 안면이 짧고 뇌는 크며 색각(色覺, colour sense)이 발달되어 있는데 이들에는 세 무리가 있다. 먼저 협비원류(狹鼻猿類, catarrhines)는 얼굴이 작고 턱의 돌출정도가 작으며 뇌의 크기도 작다. 두 콧구멍 사이가 가깝고 콧구멍은 아래쪽을 향하고 있으며 기후에 대한 적응성이 강하여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열대에서 한랭지대까지 널리 분포하기 때문에 구세계(舊世界, old world)원숭이 또는 꼬리가 길어서 긴꼬리원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구세계원숭이 ⓒ뉴스타운

광비원류(廣鼻猿類, platyrrhines)는 다리가 길고 손톱은 구부러졌으며 꼬리는 길고 털이 많다. 코는 납작하며 두 콧구멍 사이의 거리가 멀고 콧구멍은 바깥쪽을 향하고 있다. 이들은 매우 활동적이고 지능이 높았으며 나무를 잘 기어오르는데 남아메리카에서 진화했기 때문에 신세계(新世界, new world)원숭이 또는 나무에 기어오를 때 꼬리를 감기 때문에 꼬리 감는 원숭이라고도 한다. 세 번째 무리는 사람과인데 꼬리가 없는 것이 특징으로서 사람 외에 오랑우탄(orangutan), 침팬지(chimpanzee), 고릴라(gorilla), 긴팔원숭이(gibbon)등이 포함되며 사람 외에는 모두 구세계에 분포하고 있다.

▲ 신세계원숭이 ⓒ뉴스타운
▲ 오랑우탄 ⓒ뉴스타운
▲ 침팬지 ⓒAaron Logan
▲ 고릴라 ⓒKabir Bakie
▲ 긴팔원숭이 ⓒ뉴스타운

우제류에서 진화한 파키케투스(Pakicetus)는 최초의 원시고래(archaeocete)로서 몸길이는 2m 이하였으며 아직 수중생활에 적합할 정도로는 진화되지 않아 얕은 물속에서 어류를 잡아먹고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파키케투스보다도 한발 더 고래와 가까워진 암블로케투스(Ambulocetus)는 늑대와 바다표범의 중간정도인 모습으로 주둥이 끝에 콧구멍이 있었으며 악어와 비슷하게 긴 머리를 가진 포식자였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시간을 육지에서 보냈으며 바다 속에는 먹이를 잡을 때만 들어갔다. 뒤를 이은 아르티오케투스(Artiocetus)와 로드호케투스(Rodhocetus)는 길이가 3m 정도였으며 이들도 아직 육지와 물속에서 반반씩 지낸 것으로 보인다.

▲ 파키케투스 ⓒCarl Buell
▲ 암블로케투스 ⓒCarl Buell
▲ 로드호케투스 ⓒJohn Klausmeyer

그러나 이들의 후손인 몸길이 4~6m의 도루돈(Dorudon)은 수중생활에 적합하도록 다리와 꼬리가 지느러미로 변했으며 머리는 길고 콧구멍은 주둥이의 중간에 있었는데 주로 얕은 열대성 바다에서 살았다. 이보다 더 현생고래에 가까워진 바실로사우루스(Basilosaurus)는 몸길이가 20m 이상까지 자랐으며 길이가 1m도 넘는 머리뼈에는 구부러진 앞니와 가장자리가 톱니모양인 삼각형의 어금니가 있어서 어류뿐만 아니라 다른 해양 포유류도 잡아먹었다. 이보다 좀 늦게 등장한 안트라코테레(anthracothere)인 엘로메릭스(Elomeryx)는 길이가 2m 정도인 하마류인데 고래와 같은 소구치(小臼齒, premolar: 작은 어금니를 말함)를 가지고 있어 고래와 하마가 매우 가까운 친척임을 보여주고 있다.

▲ 도루돈 ⓒMark Heine
▲ 바실로사우루스 ⓒMark Heine
▲ 엘로메릭스 ⓒSatoshi Kawasaki

한편 남아메리카에서는 유대류가 많은 진화를 이루었다. 아르기롤라구스(Argyrolagus)와 같은 아르기롤라구스류(argyrolagids)는 쥐만 한 크기의 잡식성인 남아메리카 유대류로서 뒷다리가 매우 길고 앞다리는 짧았으며 캥거루처럼 깡충깡충 뛰어다녔는데 선신세까지 생존하였다. 또 보리아에나(Borhyaena)와 같은 보리아에나류(borhyaenoids)는 몸집이 사자나 큰 곰만 한 거대한 포식성 유대류였는데 역시 선신세까지 생존하였다.

▲ 아르기롤라구스 ⓒ뉴스타운
▲ 보리아에나 ⓒNatural History Museum of London

그리고 초식성의 유태반류는 다른 대륙과 마찬가지로 유제류가 많은 진화를 이루었는데 페나코두스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디돌로두스류(didolodontids)가 남아메리카 유제류의 원시 구성원이다. 그 외에 제나르트란(xenarthran)이라고 하는 남아메리카대륙 고유의 매우 원시적인 초식성 유태반류가 등장하였는데 여기에는 현생의 나무늘보(sloth), 개미핥기(anteater), 아르마딜로(armadillo: 갑옷 같은 등을 가진 포유동물) 등이 포함된다. 이들 중 개미핥기와 같은 일부 제나르트란은 이빨이 없어서 이들을 한때 빈치류(貧齒類, Edentata)라고 부르기도 하였으나 대부분의 제나르트란은 이빨을 가지고 있다.

▲ 개미핥기 ⓒ뉴스타운
▲ 아르마딜로 ⓒanimatedfx_net

또 이 시기에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것으로 보이는 카비오모르프(caviomorphs)는 특이한 설치류 집단으로서 네오코에루스(Neochoerus)나 프로토히드로코에루스(Protohydrocoerus) 같은 종은 무게가 200kg 정도 되었으며 가장 큰 텔리코미스(Telicomys)는 작은 코뿔소만 해서 무게가 최고 1톤까지 나갔다.

▲ 네오코에루스 ⓒ뉴스타운
▲ 프로토히드로코에루스 ⓒNatural History Museum of London
▲ 텔리코미스 ⓒ뉴스타운

오스트레일리아 역시 육식성이든 초식성이든 유대류가 주류를 이루었으며 일부 단공류도 있었다. 그리고 다른 대륙으로부터 고립된 바람에 육식성의 커다란 육상파충류도 신생대 내내 살아남을 수 있었다.

바다에는 해양 속씨식물인 해초(海草, sea grass)가 전 세계 해안선을 따라 크게 번성하였으며 원반 모양의 대형 유공충인 화폐석(貨幣石, Nummulite)이 테티스해에 번성하였다. 그리고 매우 불규칙한 극피동물인 샌드달러(sand dollar/Clypseasteroidea)라고 하는 일종의 성게가 굴을 파고 사는 성게로부터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에 진화하였으며 이 시기 말에는 육방산호가 다시 산호초를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경골어류도 몸길이 약 25cm 정도인 고등어(mackerel)와 농어 등을 포함한 기조어류를 중심으로 매우 다양해지고 엄청나게 번성하였다. 민물에도 경골어류가 번성하는 한편 민물 규조류도 나타났다.

▲ 해초 ⓒMartin Attrill
▲ 화폐석 ⓒ뉴스타운
▲ 샌드달러 ⓒ뉴스타운

또 한 번의 멸종

시신세 말에도 거대한 운석이 러시아(Russia)의 포피가이(Popigai)에 충돌하여 지름이 100km에 달하는 크레이터를 남겼으며 미국의 체서피크(Chesapeake) 만(미국 동부의 메릴랜드 주와 버지니아 주 사이에 있는 만) 근처에도 거대한 소행성이 충돌하였는데 과거의 대량멸종에는 못 미쳤지만 이로 인하여 녹조류와 유공충 및 포유류의 상당부분이 멸종되었으며 특히 북아메리카와 유럽이 상대적으로 많은 타격을 입었다.

▲ 러시아의 포피가이 크레이터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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