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세(始新世, 에오세/Eocene epoch: 5,600만~3,390만 년 전)(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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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세(始新世, 에오세/Eocene epoch: 5,600만~3,390만 년 전)(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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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빈 교수의 ‘빛의 환타지아’]

유제류의 다양화와 고래의 등장(2/3)

유제류 중 가장 많고 성공적인 집단은 소류 또는 우제류(偶蹄類, Artiodactyla)라고 하는 집단으로서 이들은 발가락이 2개 또는 4개이고 발이 좌우 대칭으로 생겼는데 시신세에 주요 세 집단이 등장하였다. 첫 번째 집단인 수이포름(suiforms)에는 돼지류(pigs), 하마류(hippos), 멧돼지류(peccaries)가 포함되며 이들은 잡식성인데 고래(whale)는 이들 중 하마류에서 분기된다. 이 시기의 수이포름에는 돼지에서 들소 크기 정도의 엔텔로돈트류(entelodonts)가 있었는데 어깨가 높고 몸집이 두꺼웠으며 긴 다리에는 발가락이 2개만 있었고 아래턱에는 강한 이빨과 구부러진 커다란 송곳니가 있는 공격적인 싸움꾼이었다. 아르카에오테리움(Archaeotherium)은 돼지 크기의 매우 성공적인 엔텔로돈트로서 북아메리카와 아시아에 널리 서식하였으며 당시 등장한 멧돼지류는 현생 멧돼지와 매우 유사하였다.

▲ 아르카에오테리움 ⓒNatural History Museum of London

두 번째 집단인 틸로포드(tylopods)에는 낙타류(camels)가 포함되는데 원시적 낙타인 포에브로테리움(Poebrotherium) 역시 이 시기에 등장하였으나 지금처럼 사막에서 살았던 것이 아니라 삼림지대에서 번성했다. 세 번째 집단인 페코란(pecorans)에는 기린류(giraffes)와 사슴류(deers), 소류(cattles) 등이 포함되는데 최초로 등장한 원시적 사슴인 프로토케라스(Protoceras) 같은 프로토케라스류(protoceratids)는 튼튼한 네발과 몸체를 가졌으며 수컷들의 뿔은 매우 웅장하고 복잡했다. 또 이들 틸로포드와 페코란들은 위(胃, stomach)가 4~5개의 방으로 나누어진 되새김동물(반추동물/反芻動物, ruminants)로서 먹이를 한꺼번에 많이 먹었다가 안전한 곳에서 천천히 되새김질을 할 수 있어서 이들이 크게 번성하거나 낙타가 사막에 잘 적응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 포에브로테리움 ⓒNatural History Museum of London
▲ 프로토케라스 ⓒsearch4dinosaurs_com

유제류 중 또 하나의 중요한 집단은 말류 또는 기제류(奇蹄類, Perissodactyla)라고 하는 집단으로서 이들도 발에 발굽은 있으나 우제류와는 반대로 뒷발의 발가락수가 홀수인데 말(horse), 당나귀(donkey), 코뿔소(rhinoceros)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 중에는 말과 같이 발가락이 퇴화하여 셋째발가락 하나만 남은 종도 있고 발가락이 3개인 종도 있으나 이 경우에도 가운데 있는 셋째발가락이 가장 커 모든 체중이 그곳에 실린다. 그러나 앞발가락은 맥(貊, tapir: 코와 윗입술이 길게 자라 코끼리 비슷하게 보이는 포유동물)의 경우와 같이 4개일 수도 있다. 이 시기의 기제류로서는 가장 원시적 말인 프로팔레오테리움(propalaeotherium)이 있었는데 어깨까지의 높이가 60cm 정도였다. 또 브론토테리움(brontotherium)과 같은 브론토테레(brontotheres)가 있었는데 이들은 코뿔소처럼 생긴 몸집이 큰 동물로서 초기에는 양 만한 크기였으나 나중에 등장한 브론톱스(Brontops)는 몸집이 거대해져서 몸길이 5m에 어깨까지의 높이가 2.5m에 달하고 콧잔등에 V자나 Y자형의 뿔이 나 있었으며 모로푸스(Moropus)와 같은 칼리코테레(chalicotheres)는 키가 3m 정도였고 육중하고 강력한 앞다리와 구부러진 앞발톱을 가지고 있었는데 주로 나뭇잎을 따먹을 때 사용하지만 강력한 방어용 무기이기도 한 발톱을 보호하기 위하여 발목이 지면에 닫게 걸었다.

▲ 프로팔레오테리움 ⓒsearch4dinosaurs_com
▲ 브론톱스 ⓒCarl Buell
▲ 모로푸스 ⓒNatural History Museum of London

두더지(mole), 고슴도치(hedgehog), 뾰족뒤쥐(shrew) 등과 같이 곤충을 잡아먹고 사는 식충목(食蟲目, Insectivora)도 이 시기에 등장하였는데 모두 특이한 주둥이근육과 머리뼈를 가지고 있다. 당시의 두더지는 뾰족뒤쥐 비슷했으며 땅 파는 능력은 지금에 비해 덜했던 것 같다. 또 마크로크라니온(Macrocranion)이라는 당시의 고슴도치는 꼬리가 길고 몸에 가시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토끼와 비슷한 멧토끼류(hares)와 귀가 짧은 작은 토끼처럼 생긴 피카류(pikas)도 이 시기에 등장하였다.

▲ 마크로크라니온 ⓒsenckenberg_de
▲ 피카 ⓒvirginia carper

육식동물인 고양이류(cats)가 속하는 펠리포름(feliforms)의 원시적인 형태와 개, 곰(bear), 바다표범(seal) 등이 속하는 카니포름(caniforms)도 이 시기에 모습을 나타냈다. 헤스페로키온(Hesperocyon)과 같은 최초의 개과 동물은 나무에도 오르고 땅도 팔 수 있는 특징을 다 가지고 있었지만 나중에는 머리뼈가 짧아지고 움켜쥘 수 있는 앞다리를 가진 고양이와 비슷한 포식자로 진화했다. 그리고 족제비(Weasel), 미국너구리(raccoon), 곰 등은 시신세 후기에 등장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나무를 타는 잡식동물이 되었고 다른 일부는 초식동물이나 작은 지하 포식자가 되었다. 시신세에 살던 아크레오디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메소닉스(Mesonyx: 과거에는 이 동물이 고래의 조상으로 알려졌었음)는 늑대와 비슷한 포식자였으며 몸길이 6m 정도의 안드레우사르쿠스(Andrewsarchus)는 모든 시대를 통틀어 육식성 육상 포유동물로는 몸집이 가장 컸는데 강력한 턱과 무시무시한 이빨을 가지고 있었으나 나뭇잎이나 과일도 먹던 잡식성이었다. 이들 육식성 포유류들의 등장과 함께 가스토르니스와 같은 포식성 주금류들은 점차 사라져갔다.

▲ 헤스페로키온 ⓒNatural History Museum of London
▲ 족제비 ⓒMalene Thyssen, mtfoto_dkmalene
▲ 미국너구리 ⓒapple2_org_za
▲ 메소닉스 ⓒCarl Buell
▲ 안드레우사르쿠스 ⓒJon Hughes, Dorling Kindersley

현생 포유류 중 설치류 다음으로 종이 다양한 박쥐류(bats) 역시 이 시기에 등장하였다. 이들은 변형된 앞다리의 발가락들이 뒷다리 발목까지 펼쳐진, 피부막으로 된 날개를 지지해주는데 당시부터 완전히 발달된 날개로 완벽하게 날 수 있었으며 초음파를 감지할 수 있는 귀를 가지고 있었다. 당시의 박쥐였던 이카로니크테리스(Icaronycteris)는 오늘날의 식충 박쥐보다 더 많은 이빨을 가지고 있었으며 음파를 발생시켜 반사되어 오는 음파를 감지함으로서 곤충을 잡아먹는 포식자였다.

▲ 이카로니크테리스 ⓒKaren Carr

한편 이 시기의 영장류로 유럽에는 야행성인 고디노티아(Godinotia)가 있었는데 키는 30cm 정도에 불과했지만 시력이 좋고 손을 능숙하게 사용할 줄 알아 먹이인 곤충을 잘 잡았으며 나무위의 생활에 잘 적응하여 나무 사이도 자유롭게 이동하였다. 그리고 이집트 일대에는 역시 나무위에서 무리를 지어 서식하던 아피디움(Apidium)이라는 영장류가 있었는데 이들의 키도 30cm 정도였으며 점프를 매우 잘했으나 곧잘 상어나 바실로사우루스의 먹이가 되기도 하였다. 또 북아메리카의 노타르크투스(Notharctus)와 같은 아다피스(adapid)류는 여우원숭이의 조상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긴 손가락과 엄지를 이용해서 사물을 단단히 움켜쥘 수 있었고 짧은 머리뼈와 유연한 등, 긴 꼬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긴 발가락을 가진 긴 다리로 오늘날의 여우원숭이와 같이 민첩하게 뛰어다녔을 것이다. 이들 여우원숭이와 안경원숭이(tarsier) 등을 포함하는 원시적인 원숭이류(monkeys)는 야행성이 많고 지능이 낮았는데 이들을 원원류(原猿類, prosimii)라고 하며 이 시기에 크게 번성하였다.

▲ 고디노티아 ⓒbbc_co_uk
▲ 아피디움 ⓒbbc_co_uk
▲ 노타르크투스 ⓒSatoshi Kawasaki
▲ 안경원숭이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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