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진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필리핀 대통령은 자신을 나치 독일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와 홀로코스트(Holocaust, 유대인 대학살)를 언급하며 “300만 명의 마약사범을 살해하면 행복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히틀러의 사촌’처럼 여겨진다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베트남을 공식 방문해 베트남 정상과 마약사범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 등을 논의한 뒤 귀국, 9월 30일 고향인 필리핀 민다나오 섬 다바오 시를 찾아 “히틀러는 유대인 300만 명을 학살했다. 현재 마약 중독자가 300만 명이다. 이들을 모두 학살하면 행복할 것이다”고 발언했다. 두테르테는 다바오 시장을 여러 해 동안 역임하면서 수많은 마약사범들을 살해한 전력이 있다.
두테르테는 히틀러와 차별화도 시도했다. 히틀러는 무고한 사람 300만 명을 죽였지만, 나는 ‘모두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히틀러와 다르다면서, “이들 범죄자들을 모두 제거해 마약 없는 국가를 만들고, 차세대들을 파멸로부터 구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독일 외무부의 마틴 셰이퍼(Martin Schaefer) 대변인은 “홀로코스트와 같은 대학살을 비유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뿐 아니라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또 세계유대인회의(World Jewish Congress )의 로널드 로더(Ronald Laude)의장은 “두테르테의 발언은 ‘구역질’나는 것이며, 그는 자신의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필리핀 상원에 마약 단속 기간 6개월 연장을 요청하면서 인권조사가 마약중독자들에 대한 강경 진압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대통령 취임 후 한 막말은 “마약사범을 잡아 마닐라 만에 빠뜨려 고기들이 살찌게 하겠다”는 등의 말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사범에 대한 무차별 살해 등을 들어 민주주의 절차를 하고, 인권침해를 한다면서 지난 9월 초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EAS=East Asia Summit)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정상회의를 전격 취소당하는 굴욕을 맛보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두테르테 대신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두테르테는 미국과의 남중국해에서의 합동 군사훈련을 앞으로 중단하겠다고 말하는 등 중국을 의식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유럽이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지만, 나는 그들처럼 위선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각국에 시리아 난민들을 되돌려 보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이 자신을 비판하는 것을 두고 “유럽연합은 가장 순진한 바보들의 집단(group of idiots in the purest form)”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통령 선거 캠페인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 후보는 부정부패와 마약 범죄를 종식하겠다고 약속했었고,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취임 3개월 남짓한 기간에 무려 3,000명을 살해했고, 70만 명 이상의 혐의자들을 단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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