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다이버전스
스크롤 이동 상태바
컨버전스/다이버전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어는 오염되어 있다

바이러스 자체는 미생물이 아니야.
스스로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지.

- 자크 데리다 어록에서 -

낮/밤, 양자택일이다. 이때 슬래시(/)는 and/or의 뜻을 가진다.
All both day and night, 낮과 밤은 합쳐 하나이다.
Present either day or night, 낮 아니면 밤 하나만 나타난다.

음/양의 태극 같이 하루의 밤/낮을 2항대립 쌍이라 한다.
그렇다면 일몰 또는 일출의 시점에서는 밤인가? 아니면 낮인가?
여기서 2분법적 언어의 긴장감이 발생한다. 뭐, 개그 하나?

포스트모더니즘은 프랑스 주축으로 20세기 후반부를 이끈 사조였다. 잡다한 물길이 모여들어 여러 곳에서 따로 소용돌이치다보니 그 겉모습이 흐릿한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그러나 데리다(J. Derrida)의 해체 또는 탈구축(de-construction)이 탄탄하게 구축돼왔던 기존의 이원론(dualism)에 딴지를 건 것 만큼은 뚜렷한 물줄기를 이루고 있다.

데리다의 지적은 이원론에 “이거냐, 저거냐”의 결정 불가능한 제3의 상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양립불능의 원리에 따르는 문자와 논리에 이와 같은 치명적인 약점이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남/여-양성 구유자, 좌/우-중앙, +/-전위-접지, 과거/미래-현재, 삶/죽음-좀비, 되살아난 시체인 좀비는 소름끼치는 존재지만 카드의 조커처럼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따로 편입시킬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공학에서는 데리다의 우려를 별 탈 없이 처리할 수 있다. 디지털 논리는 2분법이므로 참/거짓을 스위치 on/off 또는 전위 low/high에 각각 대응시킨다. 그러나 제3의 카테고리와 같은 애매한 상태는 시초부터 명확하게 정의해서 제거한다. 가령 low-high 양극의 사이에 있는 간격은 사용하지 않는다. 또 low/high 어느 쪽이 나타나도 논리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경우는 돈케어(don't care) 항으로 설계한다. 필요하다면 때로는 on/off와 low/high를 전후에 조합한 3상태 게이트(3-state gate)로서 회로에 응용하기도 한다.

다이버전스(divergence)는 컨버전스(convergence)와 쌍대이다. 어떤 수열(sequence)의 누계를 급수(series)라 하는데, 무한 개의 항을 가진 급수가 유한 값을 가지면 수렴(convergence), 무한 값을 가지면 발산(divergence)이라 한다. 또 태풍이 지상에서 모여 맴돌이치면 컨버전스, 솟구쳐 공중에서 사방으로 분산되면 다이버전스라고 부른다.

디지털 컨버전스는 개인이나 개체에 전자 공간이 수렴되어 주변 망과 함께 일체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때 플랫폼을 구성하는 하드웨어는 컨버전스(융합화)를, 또 컨텐츠를 구성하는 소프트웨어는 다이버전스(다양화)를 낳는다. 컨버전스/다이버전스를 한 몸의 안/밖처럼 합쳐 co-vergence라고 부를 수 있다.

물리적 실수축(p-공간)과 전자적 허수축(e-공간)의 교점에서 탈구축되는 디지털 컨버전스/다이버전스는 크게 세 가지 위상을 갖는다.
1. 배타적 양극화 - p-공간 또는 e-공간 중에 어느 한 쪽을 중시
2. 공존적 중첩화 - p-공간과 e-공간의 상호보완관계 유지
3. 상승적 일체화 - p-공간과 e-공간 함께 u-공간을 창출

유비쿼터스 생활은 음악, 영화, 방송, 엔터테인먼트 등의 복합 컨텐츠를 휴대폰 같은 이동성이 높은 단말기로 즐기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미래의 뉴미디어 기업은 디지털 컨버전스/다이버전스에 의해 통합되고 분화되는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하겠다.

하루의 낮과 밤은 태양과 이루는 위상각에 따라 24시간 차등으로 규정된다. 이분법으로 굳어지고 오염된 언어 너머에 실체가 블랙홀처럼 존재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간은? 2005-11-17 13:29:43
인간은 컨버전스? 혹은 다이버전스?

야누스의 두 얼굴 처럼 혹은 on/off처럼 두되에, 가슴에 양쪽의 스위치를 달고 있을까? 아니면 한쪽은 고장나 있을까? 또는 고장이 없을까?

인간은 컨버전스도 만들어 내지만 다이버전스도 만들어 내므로 아날로그/디지털도 인간의 생산물. 따라서 컨버전스와 다이버전스 모두를 만들어내는 인간은 무엇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애라 모르겠다. 다이버전스(divergence)와 컨버전스(convergence)를 다시 컨버전스 해 버리면, 인간이 될 것 같으므로 "컨다이버전스(Condicergence)"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O.K. Human has a capability of making CONDIVERGENCE.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