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상 풍수지리설에 근거하여 집터를 구체적으로 기술한 학자로는 조선조 홍만선(洪萬選,1643~1715)과 ‘택리지(擇里地)’로 잘 알려진 청화산인(靑華山人) 이중환(李重煥,1690~1757)을 들 수 있다.
택리지는 과학적인 지리학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지리와 인간생활의 상호관계를 과학적인 자세로 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이중환의 ‘택리지’ 중 복거총론(卜居總論)을 보면 사람이 살기 좋은 고장은 첫째 지리, 둘째 생리(生利), 셋째 인심, 넷째가 산수라고 지적하고 이 중에 하나라도 빠지면 낙토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집터에 대한 구비조건으로는 첫째 물을 강조한 수구(水口), 둘째로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들판, 즉 야세(野勢), 그리고 산의 생김새, 흙의 빛깔(土色), 매일 바라보는 산과 물(朝山朝水)의 순서로 예시하고 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첫째, 물줄기가 집 앞을 돌아 흘러 나가는 수구(水口)-더러는 파구(破口)라고도 한다. -는 좌청룡 우백호의 산줄기에 의해 꼭 닫힌 듯하고 그 안에 들어 있어야 재산이 흩어지지 않고 후손에 대대로 이어진다고 했다.
들판의 물은 집터에서 보았을 때 외수(外水)와 거슬러 흘러 집터를 막아 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서울의 경우 청계천이 중랑천으로 모아져 한강으로 흘러갈 때 한강이 서쪽으로 흐르는 것에 비해 중랑천은 그 반대인 동쪽으로 흘러 역수(逆水)로 만나는 것과 같은 이치를 얘기한다. 그리고 파구로 흐르는 물줄기는 여러 겹일수록 좋다고 했다. 풍수에서는 이를 구곡구수(九曲九水)라고 한다. 그만큼 낮은 산, 즉 구릉지가 많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다.
둘째, 야세(野勢)로는 해와 달과 벼이 항상 환하게 비치고 바람과 비가 고르게 내리며 기후가 알맞은 넓은 들이 좋다고 했다. 이런 곳이라야 인물이 많이 나고 질병 또한 적다는 해석이다.
셋째, 산은 수려해야 하고 산맥이 끊어지지 않아야 한다. 지기가 큰 산맥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산이 비뚤어지거나 부서진 형상은 흉(凶)으로 간주했다.
넷째, 토색은 사토(砂土)가 좋으며 이런 지형의 우물이라야 달고 차다는 것이다. 나머지에 대한 것은 물에 관한 것이다. 물은 정기(精氣)로 보았으며 재물로도 해석했다.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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