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누가 이 여자를 못생겼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3) 누가 이 여자를 못생겼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 박정수 소설가
  • 승인 2005.10.14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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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있잖니. 어저께 계모임에 갔었는데 얼마나 웃기는지 배꼽을 잡아 쨌지 뭐야.”

선희는 남의 말을 듣기는 잘 해도 옮길 줄은 몰라 한 참하다가 머리를 긁어대곤 했었다. 그런데 이 말은 자신 있게 시작을 했다.

“동네 아줌마 세 사람이 비오는 날 밤에 노래방에 갔었나 봐. 밤이 늦도록 노래를 부르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길바닥에 어떤 남자가 쓰러져 있지 뭐야. 얼굴을 보려고 하니 얼굴이 흙에 묻어 분간할 수가 없어서 여자 한 사람이 남자의 허리띠를 풀고 바지를 쑥내려 거시기를 살펴보고는 우리 남편은 아니네 하고 물러나는데 다른 여자가 거시기를 만져보더니 맞아, 너 남편은 아니야 하고 나오는데 또 다른 여자가 들여다보더니 우리 동네 남자의 것은 아닌 것 같아 하고 말하지 않겠니?”
선희는 나영이 말고도 몇 사람에게 똑같은 말을 하면서 자기를 돋보이려고 노력했다. 처음에 이 말을 전했을 때 듣는 사람들이 웃지만 않았더라면 더 이상 꺼내지도 않았다. 그러나 모두 관심을 갖고 ‘재미있다 더 없니?’하고 달려들자 용기가 솟아났다. 오미에게는 별로 이런 말이 와 닿지 않는지  웃기만 했다.  선희는 다시 말을 이었다.

  “있잖니. 노부부가 살고 있는데 부인이 매일 조그마한 상자를 들여다보고 웃다가 다시 뚜껑을 닫고 또 웃질 않겠니? 그래서 남편이 ‘여보, 그 상자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데 그렇게 재미가 있소?’ 하고 상자 속을 들여다보니 콩알이 한주먹 정도 있고 만 원짜리 돈이 몇 장 들어 있지 뭐야. 그래서 이 콩은 뭐고 무슨 돈이냐고 물었더니 부인이 말하기를 ‘내가 당신에게 고백할게 있는데 들어주겠느냐?’고 다짐하듯이 했데. ‘그럼 이제 황혼 길에 접어둔 우리가 무엇인들 용서하지 않겠느냐 어서 말해 보라’고 다그쳤더니 부인이 말하기를 ‘내가 지금까지 바람을 피울 때마다 이 상자 속에 콩을 한 개씩 넣어 두었지요.’ ‘그럼 그 돈은 무슨 돈이요’  ‘아 이 돈요. 한 말이 되면 내다 팔은 돈이 지요. 부인은 아무렇지 않게 말하더라는 거야.”   

  “표가 나는 것도 아니고 짧은 인생살이에 수많은 남자가 거쳐 갔다는 것도 웃음이 나겠지? 인연이 닿지 않아 아홉 번 거쳐 갔지만.”
  “이혼할 때 위자료라도 싫건 받아낼걸 그랬나?”
  “한 번씩 할 때마다 부인처럼 콩을 상자에 하나씩 넣었다가 판사 앞에 내가 한 번씩 할 때마다 콩을 넣어두었는데 이 콩알만큼 위자료를 주세요 하고 손을 벌리지 그랬
어?”
  “그랬다가 한 되도 안 되는 콩알만 세고 있으라고?”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니 웃었다.

  “내가 시집가봐서 알겠는데 지금 내가 너라면 시집가지 않을 거야. 처음에는 공주처럼 아끼는척하지만 조금 지나봐라. 밥 내놔라 청소해라, 이러면서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며 손짓만 하지를 않나. 친구들과 부부 동반해서 노래방에 갔다 돌아올 때면 남의 부인은 가수처럼 노래를 잘하는데 노래 못한다고 핀잔을 주질 않나. 십년을 같이 살았어도 남편의 속을 알 수 없는 게 결혼생활이었어.”
  “후회할 바엔 언니처럼 이혼하고 후회하는 게 났지 않겠어?”

  “몰라, 나는 그렇다는 거지 남편 바라지. 아이 뒤치다꺼리, 엄마가 자식의 성적표라는 것만 알아둬. 엄마가 자식의 매니저요. 시어머니 몸종에다 가정부, 아내, 며느리, ........”

선희는 추억을 더듬다가 한숨을 몰아쉬며 또 다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늦게 돌아오는 남편에게 왜 늦었느냐고 하면 시어머니는 뭐라고 하는지 알아. 남자가 사업을 하다보면 늦을 수도 있는 게다. 밖에 나가 일하는 남편을 기죽이지 말라. 여자는 그저 입 다물고 있어야 가정이 편한 게야. 이렇게 아들편만 든다니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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