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대한 친박계 역공이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도 이어졌다. 다수의 최고위원들이 김 대표의 ‘권력자’ 발언과 ‘권력 주변의 수준 낮은 사람들의 완장’론에 발끈하고 나선 것.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고 있는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한 김태호, 이인제 최고위원 등이 김 대표를 공격했다.

먼저 김 대표의 바로 옆자리에 앉은 서 최고위원이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김무성 대표가 권력자 발언을 해서, 왜 이런 이야기를 해서 분란을 일으키느냐”며 “다시는 권력자라는 말로 당에 분란을 일으키지 않길 간곡히 부탁 한다”고 말했다.

점잖은 지적으로 시작된 서 최고위원의 발언은 “여당인 새누리당의 권력자는 김 대표 스스로 아니냐”면서 “여당의 모든 인사권을 가지고 있고 대권후보 1위 반열에 올라있는데 이 이상 권력자가 있느냐”고 곧바로 직격탄을 날렸다.

서 최고위원은 이어 “야당도 분열되는 상황에서 우리당은 조심스레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것이 당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김 대표가 선진화법을 반대했지만, 당 대표로서 책임이 있다고 했는데 한 달도 안돼서 책임을 전가하려는 듯한 발언이 당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면서 “김 대표가 지금 대통령이 되면 지금 옆에서 완장 찰 사람들도 별의별 일을 다 하고 있지 않느냐”따졌다.

서 최고위원은 “권력 주변의 수준 낮은 사람들은 완장을 차 권력자의 이미지를 손상시킨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이런 말도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서 최고위원을 거들고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당이 누가 진짜 권력자인지 수수께끼를 하고 있다”면서 “마음이 답답하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김 대표를 공격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집권여당이 왜 이리 정제되지 못하고 투박한가”라고 지적하고 “공천관리위원장 문제만 해도 계속 언론플레이만 나오고 ‘찌라시’가 돈다”고 우려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이런 것 하나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능력이라면 우리가 집권하겠다고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하고 “계파갈등으로 더 이상 자기이익을 챙기는 모습만 국민에게 비춰진다면 미래가 없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김무성표 상향식공천’과 관련 “지금 당장 아주 이상적인 제도가 구현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면 그것은 환상”이라며 “과거를 자꾸 현재기준에 맞춰 자기 편리한대로 거론하는 건 오히려 당내 민주주의와 의회문주주의 성장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최고위원들이 공개발언을 통해 김 대표를 신랄하게 공격했지만 김 대표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입을 굳게 다문 채 모든 비판을 다 들을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김 대표는 지난 26일 지난 18대 국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이 통과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거의 많은 의원들이 반대했지만 당시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아서자 반대하던 의원들도 찬성으로 돌아서 버렸다”고 말해 ‘권력자’ 논란을 불러왔다.

당내 친박계는 비록 김 대표가 ‘권력자’가 누구라고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을 이끌던 박근혜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해 집중적 공격을 가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권력 주변의 수준 낮은 사람들은 완장을 차려 한다. 완장을 차고 권력자 이미지를 손상시킨다”며 친박계를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