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으로 들여다 본 인천 11세 소녀 학대 사건
법으로 들여다 본 인천 11세 소녀 학대 사건
  • 이재만 변호사
  • 승인 2016.01.1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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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TV ‘사랑과 전쟁’ 부부클리닉위원장 이재만 변호사 통해 다양한 문제 집중분석

뼈가 앙상한 11세 소녀가 한 겨울 여름바지를 입고 맨발로 2층 창문을 탈출해 동네 슈퍼에서 빵과 과자를 훔쳐 먹는 동영상을 보고 지난해 연말 우리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 소녀는 2년간 아빠에게 당한 끔찍한 폭력과 학대로 몸무게는 16㎏에 불과할 정도였다. 온 종일 게임에 몰두한 아빠는 일주일 넘게 딸에게 밥을 주지 않은 적도 있다. 배가 고파 남은 음식을 찾아 먹으면 아무 음식이나 먹는다며 아버지에게 쇠파이프로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구조된 소녀의 갈비뼈엔 금이 가 있었고 팔과 다리 곳곳에도 멍이 든 상태였다.

2014년 10월 발생한 ‘울산 계모 아동학대 사건’과 ‘칠곡 계모 아동폭행 사건’의 충격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우리는 우리사회는 또 다시 이 사건으로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아동학대처벌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법의 사각지대에서 11살 소녀는 죽음의 문턱까지 가야했다. ‘아동학대’ 이제는 법으로 강제해야 할 단계에까지 온 것 같다.

본지는 법률 전문가인 법무법인 ‘청파’의 이재만 대표변호사를 통해 이 문제를 심도 있게 짚어보고자 한다. 이 변호사는 KBS ‘사랑과 전쟁’ 프로그램의 부부클리닉위원장을 맡아 가정 및 이혼과 관련한 명쾌한 해석과 법률상식을 전파해 왔다.

특히 유명스타 장은영, 정애리, 윤해영 등 기업과 연예계를 두루 망라한 수많은 유명인들의 이혼 사건을 담당했는가 하면 주병진, 송일국, 주지훈, 엄앵란은 물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탤런트 김현중 사건에 이르기까지 스타들의 소송에는 항상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휴먼리스크 매니지먼트’로 유명한 이 변호사와의 Q&A를 통해 법률적 문제 등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Q.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년말 ‘인천 아동 학대’ 사건과 관련해 “가정의 소중함을 더욱 크게 느껴야 하는 연말에 너무나 가슴 아픈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해 정말 안타깝다”며 “피해 사례에 대해 하나하나 원인을 밝혀서 가족, 지역사회, 국가가 아동에 대한 보다 두터운 보호막이 될 수 있도록 종합적 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바 있습니다. ‘두터운 보호막’이라함은 어떤 방법이 최상책이라고 보십니까?

A. 아동학대는 대부분 친권자인 부모로부터 발생하는 것이어서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울산 계모 아동학대 사건’이나 ‘인천 11세 소녀 학대 사건’처럼 큰 문제가 되어야만 밖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두터운 보호막’이라 함은 정부차원의 모든 조치는 예방과 사후조치를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예방은 ‘아동학대처벌법’을 보다 현실적으로 강화시켜 부모가 자식을 학대하는 것이 큰 범죄가 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켜야 할 것입니다. 계몽운동,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분기별이 아니면 1년에 1회라도 집중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해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이들은 없는지 들여다보는 것이 확실한 예방책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후조치는 피해아동이 충분한 치료와 보호를 받아서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차원의 모든 조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지난해 9월부터 ‘아동학대처벌법’이 시행됐지만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아동학대처벌법’의 취지와 목적을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A.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피해아동을 보호하고 아동학대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여 규정함으로써 아동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률입니다. 특히 아동학대처벌법에서는 아동학대가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관련신고의무자들은 반드시 신고를 하도록 규정되어 있어서 학대아동이 보호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Q. 변호사님 설명을 들으니 ‘아동학대처벌법’이 아동을 보호할 최후의 수단이자 장치인데 혹시 보완해야할 점은 없겠습니까?

A. 학대 받는 아동에 대한 지원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여 아동쉼터가 부족한 실정이고, 학대받는 아동에 대한 비밀전학제도가 미비하여 전학된 학교로 가해자가 찾아오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학 시에 전학지의 주민등록지를 옮겨야 하는 등의 행정절차로 인한 부작용등을 감안하여 비밀전학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Q. 아동학대의 경우 폭행은 물론이고 심지어 폭행으로 인해 사망한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국민들 사이에서는 가해자에 대한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형량은 어떻게 돼 있으며, 형량을 높이는 것이 아동폭행을 근절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십니까?

A. 아동학대처벌법의 형량은 아동학대로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아동학대로 불구에 이르게 한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가해자의 처벌규정은 엄격한데 실제 재판에서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인한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 시에 살인의 고의가 있는지 여부가 문제입니다. 아동들은 방어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하여 사망에 이를 정도의 아동학대라고 한다면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볼 여지가 많으므로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사건은 살인죄에 버금가는 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합니다. 외국사례에서도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은 무기징역이나 20 내지 30년형을 선고하고 있습니다. 중한 처벌은 경고적인 효력으로 아동폭행근절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친권 정지를 포함한 피해아동에 대한 보호청구는 보통 누가 하게 되는 것입니까?

A. 보통 아동학대 가해자가 친권자인 경우에 검사가 친권상실청구를 하는데 검사가 청구를 하지 않으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장이 청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세상을 충격으로 빠트린 사건들이 여럿 있었는데 실제 친권 정지 사례가 있습니까?

A. 지난해 10월 지적장애를 가진 딸을 강제추행 한 40대 남성에게 두 달 간 친권행사가 정지된바 있습니다. 지난 11일에는 검찰이 11살 딸을 집에 감금한 채 폭행하고 밥을 굶기는 등 장기간 학대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의 친권상실을 법원에 청구했습니다.

Q.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방법으로 친권박탈만이 능사는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

A. 법으로 강제하기에 앞서 사회적인 인식이 먼저 우선돼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사회가 아동학대범에 대한 보다 엄격한 인식과 아동보호를 위한 사회제도부터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아동학대에 엄격한 미국은 친권상실과 가정위탁 제도가 활발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가정위탁에 나서는 지원자가 많지 않고, 가해자라도 부모와 자식을 법으로 떨어트려놓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Q. 피해 아동들을 위탁가정으로만 보낼 것이 아니라 적절한 후견인을 임시로라도 지정하고 아이를 안전하게 보내기 위한, 후견인과 관련된 과정이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피해아동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해자로부터 격리하기 위하여 친권행사를 정지시키고 아동보호전문기관장을 임시후견인으로 지정한 경우가 있듯이 신속한 보호처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친권정지기간이 끝난 후에도 다시 가해자인 친권자가 아동을 잘 보호 할 수 없다면 이에 대한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가해자로부터 아동을 격리할 뿐만 아니라 가해자인 친권자에 대한 심리적인 치료등도 아동치료와 함께 병행하여 더 이상의 아동 학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가해자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조치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하겠습니다.

Q. 기존의 아동학대 사건 대응 체계가 컨트롤타워 없이 범정부 유관기관 협의체 형태로 운영되다보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A. 정부는 최근 권역별 아동폭력 근절센터를 구성키로 했습니다. 이는 아동폭력 근절센터를 둬 의료, 복지, 법적으로 전문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하겠다는 의도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법과 제도가 가정 내 아동폭력을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위험수위를 넘은 아동학대를 근절하려면 강력한 제도와 함께 깨어있는 시민정신과 사회공동체의 인식변화가 선행되는 것이 급선무라고 봅니다.

Q.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전국적으로 1만27건의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10년 전 3,891건보다 2.5배 넘게 높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아동학대 신고 가운데 이웃과 친구, 친인척이 신고를 한 경우는 12%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멀리 있는 경찰이나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신고에 비해 크게 적은 것입니다. 신고를 활성화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이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며 바로 이런 점을 개선한다면 아동폭력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 봅니다. 부모들이 아이를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하더라도 주위사람은 수수방관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보통 이웃과 친구, 친인척 등은 학대를 목격하고도 신고를 하지 않는데 이는 심각한 학대라는 생각을 하지 않거나 가정문제라 간섭할 수 없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운동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가정문제와 이혼 문제 등 아동학대와 직접적 연관성을 갖고 있는 법률문제 등을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알기 쉽게 국민들에게 풀이해주고 있는데 혹시 이 시대를 사는 부모들께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은 없습니까.

A. 아이들은 가슴에 녹음기를 가지고 성장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가진 녹음기에는 부모들의 말을 모두 녹음하여 평생 동안 그 녹음된 말을 틀면서 산다고 합니다. 아동학대는 아이들에게 평생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 아이들은 누구나 가슴에 부모의 말과 행동을 녹음하는 녹음기가 있어서 성장한 후에 부모의 행동대로 살아간다는 것을 생각하여 아동들의 귀감이 되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나라 미래인 아동들에 대한 우리의 의무임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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