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축구스타 2]'조지 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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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축구스타 2]'조지 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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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과 축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진정한 '별'

 
   
  ▲ 라이베리아의 '흑표범' 조지 웨아
ⓒ 뉴스타운
 
 

1980년 말부터, 7년 이란 긴 시간 동안 내전을 넘어 종족 전쟁으로 얼룩졌던 나라. 그로 인해 300만의 인구 중에서 20만 명이 사망하고 약 80만 명의 난민이 생긴 나라. 아프리카, 그 중에서도 가장 작고 가난한 나라. 바로 아프리카의 소국 라이베리아이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별'

전쟁과 일상에 찌들려 스포츠와는 거리가 멀 것으로 생각되는 이런 나라에,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넘어 세계 축구사에 커다란 획을 긋는 최고의 선수가 있었다. 바로 라이베리아의 '흑표범' 조지 웨아다. 1995년 FIFA 올해의 선수상, 유럽 골든볼, CAF(아프리카축구연맹) 올해의 선수상 등을 휩쓸며 전무후무할 '올해의 선수상'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던 조지 웨아는 아프리카 축구계의 신화이자 영웅이며 별이었다.

카메룬 프로리그에서 뛰던 조지 웨아는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1988년, 현 아스날의 감독인 아센 웽거 감독을 만나 유럽 무대에 첫 발을 내딛게 된다. 1990년대 프랑스 최고 명문 구단인 AS 모나코와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에서 맹활약 했고, 이후 1995년 세리에 A의 명문인 AC 밀란으로 이적하면서 자신의 축구 인생에 있어 황금기를 맞이하게 된다.

당시만 하더라도 세리에 A는 지금의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메라리가보다 높은 리그 수준을 자랑하며 최고의 클럽 리그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고, 그 중에서도 AC 밀란은 유벤투스와 함께 세리에 A를 대표하는 구단이었다. 이름조차 생소한 아프리카의 소국 출신인 조지 웨아가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이런 구단에 입단했다는 것만으로도 조지 웨아가 어떤 선수였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조지 웨아는 카메룬과 프랑스, 이탈리아, 잉글랜드의 클럽팀에서 활약하며 수 없이 소속 팀을 우승에 올려놓으며 '우승 제조기'라는 별명까지 붙으며 축구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루었다. 1988년 카메룬 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르샹피오나 우승 1회, 프랑스 FA컵 우승 3회, 세리에 A 우승 2회, 잉글랜드 FA컵 우승 1회 등을 차지 했었다.

또, 지난 100년 동안 대륙별 최고의 축구스타를 뽑는 투표에서도 조지 웨아는 펠레(남미), 베켄 바우어(유럽) 등과 함께 20세기의 아프리카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팀으로서나 개인적으로서나 축구 선수가 누리고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얻었었던 조지 웨아였다.

하지만, 이런 조지 웨아에게도 끝내 이루지 못한 꿈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월드컵' 진출이었다. 그로 인해 그는, 모든 것을 이루고도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이루지 못해 '비운의 스타'란 꼬리표를 끝내 떼어내지 못했던 것이다. 모든 축구 선수들의 꿈이자 종착지이고 모든 과정의 가장 마지막에 이르는 결말인 월드컵에 조지 웨아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었다.

월드컵을 위해, 조국을 위해...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조국 라이베리아에서 태어난 조지 웨아는 자신의 꿈을 위해, 또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받고 상처 입은 국민을 위해 라이베리아를 월드컵에 진출시키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

자신이 벌어들인 수백만 달러를 투입해 라이베리아 대표팀의 유니폼을 만들고 선수들 경비도 지급했으며, 월드컵 예선에 진출하기 위해 FIFA 회비도 납부하면서 월드컵 진출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대표팀'이란 개념조차 없었던 라이베리아에서 선수들을 구성하고 자신이 직접 코치 겸 감독, 선수까지 1인 3역의 고난도 달갑게 받아들이며 대표팀을 이끌어나갔다.

첫 국제무대였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출전한 라이베리아는 조지 웨아의 눈부신 기량과 헌신적인 정성으로 급속히 성장하며, 조금씩 자신들의 국기를 세계인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조국 라이베리아로부터 그 어떤 지원이나 도움을 받지 못해 '라이베리아의 외로운 별들'이란 별칭을 들었던 라이베리아 대표팀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그 결실을 보기 시작한다.

2002년 E조 1위로 아프리카지역1차 예선을 통과한 라이베리아는 최종예선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를 비롯 가나, 수단 등과 함께 B조에 편성되었다. 첫 경기에서 수단에 0-2로 패한 라이베리아는 이후, 나이지리아와 가나, 시에라리온, 수단 등 연파하며 4승을 구가, 조 선두에 올랐다. 이때만 하더라도 조지 웨아의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은 조금씩 영글어 가는 듯했다.

기분 좋은 4연승 뒤 2연패를 당한 라이베리아는 시에라리온과 최종전을 남겨두고 나이지리아에 승점 1점 뒤진 조 2위를 마크하고 있었다. 나이지리아의 마지막 경기보다 먼저 경기를 치루었던 라이베리아는 탈락이 확정된 시에라리온을 1:0으로 물리치며 나이지리아에 승점 2점을 다시 앞서며 조 선두를 탈환, 나이지리아와의 최종전 결과만을 지켜보게 되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가 역시 탈락이 확정된 가나에 3골을 퍼부으며 3:0으로 대승, 결국 승점 16점을 기록한 나이지리아가 승점 15점의 라이베리아를 힘겹게 꺾고 2002 한-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조지 웨아는 눈앞에서 사라진 월드컵의 꿈을 향해 눈물을 흘렸고, 결국 단 1점의 차이가 조지 웨아의 마지막 꿈을 이루지 못하게 하고 말았다.

조지 웨아의 진짜 아름다움은 그의 맑은 영혼

사실 조지 웨아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면, 역사상 가장 뛰어난 몇몇 선수 중 하나라고 자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조지 웨아의 이름에 경의 감을 표하는 진짜 이유는 바로 축구 실력보다 더 빛나고 아름다웠던 그의 인품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는 FIFA 올해의 선수상으로 받은 상금 전액을 조국의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기금으로 쾌척했고, 눈물과 고통으로 만들어낸 자신의 성공을 조국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었다. 한 기자가 조지 웨아에게 '그렇게 어렵게 번 돈을 왜 이름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는가?'라고 물었을 때, 조지 웨아는 '당신은 돈이 부모나 친구, 조국보다 더 소중하단 말인가?'라고 반문 했다고 한다.

프랑스에 처음 진출했을 때, 흑인에 대한 멸시와 박대가 만만치 않았고 조지 웨아도 그러한 관념의 틀 안에서 자유롭지 못했었다. 스포츠에선 인종 차별이 그리 심하지 않다고 하였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인종 차별의 모든 벽을 완전히 허물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 속박 속에서도 조지 웨아는 묵묵히 자신이 할 일만을 수행해나가며 결국 실력과 성품으로 동료와 팀 관계자, 그리고 수많은 팬을 설득시켰다.

까만 피부 속에, 그 누구보다도 하얗고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었던 조지 웨아였다.

현재 조지 웨아는 은퇴 후, 가난하고 병들어 있는 조국을 살리기 위해 정치가로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오는 10월에 열리는 라이베리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는데, 현재로서는 당선 가능성이 아주 많은 편이다. '전쟁 없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조지 웨아의 또 다른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조국을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이룩하려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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