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러시아 정부에 비판적인 일간지(紙) '노비예 이즈베스티야'가 28일 편집권 훼손을 호소하며 발행을 중단, 언론 탄압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노비예 이즈베스티야는 이날 신문 1면에 게재한 사설에서 "우리는 사설팀에 대한 통제권을 잃음으로써 편집권도 상실하게 됐다"면서 "더이상 신문을 내지 못하게 됐다"고 공고했다.
사설은 그러나 "우리는 다음달 신문을 다시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희망 없는 작별 인사 대신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남기겠다"고 복간 의지를 밝혔다.
영국에 망명중인 반체제 언론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소유인 노비예 이즈베스티야의 이번 폐간 사태는 올레그 미트볼 발행인이 이번주 초 이고리 골렘뵤프스키 사장을 해임하며 촉발됐다.
미트볼 발행인은 골렘뵤프스키 사장의 회계 처리가 투명하지 못해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지만, 일선 기자들은 비판적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조야 스베토바 기자는 "우리는 크렘린궁(宮)을 화나게 만들었다"면서 "러시아내 개인 숭배 현상 부활을 비판하고 체첸전에 반대 목소리를 높인 것이 진짜 폐간 이유"라고 주장했다.
스베토바 기자는 또 "우리는 지금 정부에 비판적인 TV 프로그램과 신문들이 하나하나 강제로 쫓겨나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비예 이즈베스티야의 이번 폐간 사태는 최근 2년간의 NTV와 TV-6 방송 연쇄 폐쇄 사태와 맞물려 러시아내 언론 탄압 논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2001년 언론 재벌 블라디미르 구신스키 소유인 NTV를 공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을 통해 공영화시킨 데 이어 2002년 베레조프스키의 TV-6도 강제 폐쇄 조치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親)크렘린계 세력이 이들 언론의 비판적 논조를 잠재우기 위해 강제로 문을 닫게 했다고 풀이했다.
이번 노비예 이즈베스티야 폐간 사태도 금년 말 총선과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푸틴 행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을 하나씩 퇴출시키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끝) 2003/02/2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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