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섹스는 인간이 창조해 낼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예술
(57) 섹스는 인간이 창조해 낼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예술
  • 박정수 소설가
  • 승인 2005.08.11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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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으로 가자고 하면 따라갈 수 있을까? 훈이는 한참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물었다.

“애인이 있으세요?”

그녀는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물었다.

“있어요.”

훈이는 단숨에 대답했다.

“솔직해서 좋네요. 남자들은 부인이 있으면서도 죽었다고 말하고 애인이 있으면서도 없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은 솔직해서 좋네요. 예뻐요?”

“네, 그런대로 미인 축에 속합니다. 그러나 여자들의 사랑에 대한 감정을 전혀 이해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사랑에 대한 감정. 호호호. 나도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거든요. 여자들은 단순한 편이에요. 어떤 특별한 목적을 갖고 남자를 사랑하지는 않아요. 여자들은 옳고 그른 것을 가리지 않는 편입니다. 불륜의 사랑에 대해서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거든요. 남자들이 자기에게 접근하면 차갑게 멀리하려고 하지만 적극적인 공세를 가하면 결국 넘어가는 게 여자라고요.”

“그렇구나. 몰랐어요.”

훈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랑에 대한 강의를 받고 있었다.

“남자들도 대부분 여자들과 비슷하지요?”
“아니요. 남자들은 여자와 다른 데가 있어요. 쉽게 정복당하는 여자에게는 무시하고 정복하기 어려운 여자에게는 애착을 느껴요. 그리고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다가 실패하는 날에는 여자를 떠나버립니다. 대부분 남자들은 남의 아내에게 애정을 줄 때는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죠.”
“그 목적이 무얼까요? 섹스?”
“그것도 목적의 하나겠지요.”
“나는 다른 남자와 가끔 섹스 하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지 않아요. 누가 말하기를 섹스는 인간이 창조해 낼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예술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어떻게 섹스를 하느냐가 문제죠. 나는 섹스를 좋아해요. 설사 사람들이 불륜이라고 하지만 나 혼자 정조를 지키면 무얼 해요. 같이 지켜야죠. 남편이란 사람이 밖에 나가서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지 어떻게 알아요. 우리 남편도 한때는 와이셔츠에 립스틱이 잔뜩 묻어오기도 하고 다른 여자와 데이트를 하면서 출장 간다는 명목으로 며칠씩 안 들어 올 때도 있어요. 나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아요. 병만 옮기지 말라고 해요. 나도 보장하지 못하니까요. 지금은 달라요. 남편이 불구가 되어 있으니 가급적이면 하지 말아야겠다고 하면서도 …….”

그녀는 말을 하다말고 꼬리를 감추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윤기가 넘쳐나고 있었다. 훈이는 여인의 모습을 아래위로 훑어보고 있었다.

“영화나 보려갈까요?”
“그럴 시간이 없어요.”

그녀는 꼬리를 내렸다. 이렇게 다른 남자와 오랜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었다. 그녀의 핸드폰에서 노래방으로 오라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영업이라기보다 한 푼이라도 벌러가야해요.”

그녀가 일어나려고 하자 훈이는 도로 자리에 앉혔다.

“오늘은 당신을 전세 내겠소. 하루에 얼마 버는지 모르지만 내가 드릴게요. 영화 구경 가요.”

훈이는 카운터에서 계산하고 그녀를 앞세우고 DVD 영화관 앞에 발을 멈추었다.

“영화관은 처음이요. 친구들 얘기로는 연인과 함께 가면 아주 좋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한번 가 볼래요?”

그녀도 호기심으로 따라 올라왔다. 훈이는 카운터에서 계산한 뒤 테이프가 꽂힌 곳으로 그녀를 안내했다.

“무슨 영화 보실래요?”

그녀는 열심히 테이프를 뽑았다가 다시 꽂고 케이스가 아주 야한 것을 뽑아 들었다. <꽃뱀> 제목 치고는 포르노 영화임이 틀림없었다. 훈이가 바라던 테이프라서 실망하지 않았다. 안내원이 앞장을 서서 긴 복도 맨 끝 방으로 몰아넣었다. 그녀는 어두컴컴한 방에 침대처럼 펼쳐놓은 의자를 보고 기겁을 했다.

“여기서 뭘 하는 거예요?”

그녀의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영화요.”
“이런데 자주 오시나 보죠?”

그녀는 자리에 앉지도 않고 물었다.

“처음이라니까요.”

훈이는 애써 자신을 변명하려는데 화면에서 <꽃뱀>이 상영되고 있었다. 그녀는 할 수 없이 의자에 앉기는 했으나 자세가 아주 불편해 보였다. 훈이는 그녀가 보든 말든 길게 드러누워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여인이 한 남자와 모텔을 들어가는 장면부터 시작하여 침대 앞에서 옷을 벗는 장면이 나오자 그녀는 자세를 고쳐 잡고 훈이 옆에 누웠다. 훈이는 그녀의 손을 잡았어도 아무런 반항을 하지 않았다. 자포자기한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고 다음단계로 옮기려는데 그녀는 말했다.

“무엇을 원하세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오는 바람에 훈이는 얼버무렸다.

“당신을…”

훈이가 말하기도 전에 그녀는 버럭 화를 냈다.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천박하기가 그지없군요. 사람이 되세요. 섹스도 분위기에 따라 하는 겁니다. 별 사람 다보겠네. 문밖의 여자라고 아무나 몸을 주는지 아세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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