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X파일로 인해 드러난 재벌과 보수언론, 보수 정치인 사이의 추악한 뒷거래와 유착 실상에 대해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데도 그동안 검찰은 불법도청에 대해서만 초고속으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 전 국민적 요구를 외면하고 관심을 호도해 온 것이다. 이렇게 노무현 정부-열린우리당에게 유리한 불법도청만 수사하고 노무현 정부-열린우리당도 피해갈 수 없는 재벌-보수언론-보수정치인 유착에 대해서는 수사를 하지 않는 검찰의 행태는 당연히 ‘음모론’을 낳는 한 근거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늦게나마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 수사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학수 부회장에 대한 수사 강도, 특히 이번 사건의 ‘몸통’인 이건희 회장 소환조사 및 처벌에 대한 두루뭉술한 검찰의 언급을 볼 때, 여론에 밀려 억지로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감출 수 없다. 그제 노무현 대통령이 이야기 한 대로 음모론은 ‘자신에 대한 모독’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노무현 정부는 자신에게 유리한 불법도청으로만 사태를 몰아가지 말고 전국민적 관심과 공분의 대상이며 우리사회의 심각한 병폐인 재벌-보수언론-보수정치의 유착과 뒷거래에 대해서 보다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해야 할 것이다.
일부 공개된 X파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 검찰은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아온 ‘삼성 장학생’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런 검찰에게 삼성을 몸통으로 하는 수사를 맡긴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가 진정 ‘음모’ 없이 진실을 명백하게 밝히기를 원한다면 이건희로부터 돈 받은 자들에게 이건희 수사를 맡겨야 한다는 억지를 부리지 말고 하루빨리 특검을 도입하고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재벌이 어떻게 보수언론을 통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보수 정치인을 통해 노동자, 민중을 탄압하고 착취하는 제도와 법안을 만들어 왔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재벌의 검은 돈으로 만들어진 정치인과 언론이 중립을 가장해 여론을 호도하고 노동자 민중을 능멸해 온 것이 우리 사회의 역사이고, 이런 재벌 공화국은 천문학적인 액수의 추악한 뒷거래에 의해서 성립되고 기능해 온 것이라는 것을 X파일은 보여준다. 국민의 분노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인 그 사실을 알게 된 충격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재벌-보수언론-보수정치의 더러운 유착을 끝내기 전에는 우리 사회의 발전도, 노동자-민중의 권리 향상도 불가능하다는 정당한 인식에 기인한 것이다.
진정 건전하고 상식적으로 올바른 이러한 국민들의 인식에 부응하고자 한다면, 노무현 정부는 재벌-보수언론-보수정치인 유착보다 불법도청이 더 중대하다느니, 특검은 국가기관에 대한 도전이라느니 하는 잠꼬대는 집어치고 당장 재벌-보수언론-보수정치의 유착관계를 수사하는 특검을 도입해 추악한 실상을 낱낱이 밝혀내야 할 것이다. 진정 ‘음모’가 아닌지 두고 보겠다.
2005년 8월 10일(수)
사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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