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수 십 년 동안 우리 민족의 기원과 고대문명사가 왜곡되었다며 기존 보수 사학계에 반기를 든 노학자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은 역사교과서에 사라졌지만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 민족이 기원한 곳이 시베리아·몽골이라고 가르치던 때가 있었다. 아직까지도 많은 국민들이 우리민족 시베리아·몽고 기원설을 정설인 것처럼 알고 있다.
이형구 선문대 석좌교수는 “시베리아와 몽고는 혹독한 추위와 척박한 토양 탓으로 지금도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이라며 “그곳에서 먼 옛날 인류가 탄생하고, 문화를 발전시키는 게 가능했겠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이 교수는 수 십 년 동안 발해(渤海)를 둘러싼 산동반도, 요동반도, 그리고 한반도 등 동북아 지역에서 발견되고, 발굴 된 고대 유적과 유물을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우리 민족의 발해연안 기원설”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학자이다.
“신석기시대를 대표하는 빗살무늬토기를 예로 들면 서울 암사동 등에서 나온 토기가 시베리아 것보다 앞선다“고 주장하고, 또,”청동기의 경우에도 발해연안 청동기 성분은 시베리아나 몽고가 아니라 발해연안의 은주(殷周) 청동기 성분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우리 문화의 원류를 추적하기 위해 국민 세금으로 한·몽 공동 학술조사를 10년 동안 실시했는데, 우리 민족 문화와의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우리 민족과 문화가 시베리아에서 몽고를 거쳐 한반도에 왔다“고 하는 ”친일사관의 가설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한다“고 말했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 역사 문화 유물을 보존 관리하고, 전시 교육하는 것“이라며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안에서 발견된 한성백제 왕궁 유적과 춘천 중도 고조선시대 유적을 보전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인류문명 발상지는 바다나 큰 강을 끼고 있어 농경 생활이 가능한 북위 30~45도 사이의 온화한 기후를 갖춘 지역이라는 특징이 있다는 이 교수는 “산동반도와 요동반도,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을 발해연안이라 부르는데, 위도로 볼 때 30~42도 사이로 바다와 큰 강과 농경생활이 가능한 온화한 기후 등 문명발생에 필요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과거에는 동방문명을 황하문명이라 인식하고, 우리와는 별 관계가 없는 중국문명 쯤으로 여겼는데,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인들도 중국 내에 황하문명, 장강문명, 서부문명권, 자강문명, 그리고 중국 동부에 있는 요하를 중심으로 한 요하문명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요하문명은 발해연안문명의 지엽적인 문화”라 강조하며, 발해연안문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문대 고고연구소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 교수는 이미 “한국고대문화의 기원”(까치. 1991)과 ”한국 고대문화의 비밀“(김영사. 20014, 새녘. 2012)을 출간한 바 있고, 이번에는 ”발해연안문명“(상생출판. 2015)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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