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수심 제초제 살인사건 전모 밝힌 순천향대병원 홍세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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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면수심 제초제 살인사건 전모 밝힌 순천향대병원 홍세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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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제초제 살인사건 수사당국과 독극물중독 전문가의 긴밀한 공조로 밝혀내

▲ 포천 제초제 살인사건의 전모를 밝혀낸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농약중독연구소 홍세용 소장 ⓒ뉴스타운

최근 온 나라를 경악시켰던 포천 제초제 살인사건은 하마터면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을 뻔 했다.

미궁에 빠져 있던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는 천안의 한 대학병원 교수의 역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수사당국에 2편의 자문서와 수많은 조언을 제공함으로써 살인 용의자의 인면수심 살인행각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2014년 가을 경기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농약중독연구소(소장 홍세용)를 찾았다. 독극물 중독에 대한 홍 교수의 명성을 좇아 자문을 구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수사당국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고의적인 살인 혐의점은 포착했지만 객관적인 물증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었다. 경찰관들은 잔뜩 싸들고 온 진료기록을 홍 교수 앞에 풀어 놓고, 독극물 중독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부탁했다.

수도권 대형 종합병원에서 발급한 세 사람의 사망진단서. 사망 원인은 모두 비 특이적인 폐렴이었다. 진료기록을 꼼꼼히 살핀 홍 교수는 그들의 사망 원인이 제초제 파라콰트 중독일 가능성이 높고, 특히 두 번째 남편은 치사량 이하의 제초제를 여러 번 반복 음독했을 것이라는 자문서를 작성해 주었다.

홍 교수의 자문으로 농약을 이용한 살인의 확신은 얻었지만, 용의자의 혐의를 입증할 단서가 없어 경찰관들에겐 막막한 상황은 변함없었다. 이미 두 사람은 화장했고, 나머지 한 명도 매장한지 1년 6개월이 경과했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매장한 시신의 부검을 권유했다. “틀림없이 부검하면 나온다”, “그 약은 다른 농약과 달리 사체 내에서도 오랜 기간 형태를 유지한다”는 등의 조언과 함께 이미 오랜 시간이 경과한 시신이라 성분 검출에 실패할 가능성을 염려하는 경찰관들에게 홍 교수는 “분석할만한 폐 조직이 남아 있지 않다면, 시신의 폐 부위 아래 흙을 조사해도 나온다”며 확신을 줬다.

어렵사리 검사지휘를 받아내 부검이 진행됐다. 그 결과 홍 교수의 말처럼 시신의 폐를 비롯한 몇몇 검체에서 강력한 제초제 ‘파라콰트’ 성분이 검출됐다.

제초제를 이용한 독살은 증명이 된 것이다. 이제는 누가 농약을 먹였느냐를 밝혀야 했다. 경찰관들은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있었다. 때마침 용의자의 딸이 지난해 8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폐렴 치료를 받았고, 홍 교수에게 관련 진료기록이 전해졌다.

홍 교수는 딸의 병증이 이미 사망한 의붓아버지의 증상과 매우 유사함을 발견하고, 추적 관찰을 조언한다.

2015년 2월 초 딸이 또 다시 같은 병원에 폐질환으로 입원했고, 이번에도 홍 교수는 경찰들이 전해준 진료기록을 검토해 파라콰트 중독임을 확인해 준다. 거의 동시에 이어진 국과수 조사. 딸의 혈액과 소변에서 파라콰트가 검출된다. 그렇게 해서 용의자는 2월 27일 전격 검거되기에 이르고, 명확한 증거들을 피할 수 없었던 용의자는 범행 일체를 자백한다.

수사가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추진력을 제공하고, 살인의 전모를 밝히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은 다름 아닌 농약 등 독극물 중독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홍 교수의 조언들과 장문의 자문서 두 편이었다.

세상에 사건이 알려지자 안타깝게도 추측성 보도와 사실과는 다른 보도들이 이어졌다. 수사당국과 홍세용 교수의 긴밀한 공조가 간과되고, 중요한 사실이 호도된 것이다.

사건의 전모가 마치 피해자 가족들의 제보와 머리카락 성분분석에 의해 밝혀진 것이라는 잘못된 보도는 음지에서 사회정의를 위해 불철주야 수고를 아끼지 않은 경찰관들과 사명감으로 수사당국을 도왔던 홍 교수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머리카락 성분분석으로는 농약중독 사실을 알아낼 수 없다. 근거 없는 소리다.

홍세용 교수는 검증 없이 잘못나간 기사들은 자칫 엉뚱한 결과를 유발 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많은 이들이 병원에 오면 머리카락 검사를 통해 농약중독이 진단될 수 있다고 믿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만성농약중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는 홍 교수. 이번 일로 인해 앞으로 만성 농약중독 진단을 위해 사람들의 애꿎은 머리카락들이 잘려나갈지도 모른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이렇듯 잘못된 정보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의 시대에서 언론보도만큼은 사실과 진실을 담아야 우리 사회가 길을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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