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부활의 3가지 이유
이승엽, 부활의 3가지 이유
  • 손병하 기자
  • 승인 2005.05.23 0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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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경기 연속 홈런포 작렬시키며 쾌조의 타격감 이어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승엽(29.지바 롯데)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 22일, 홈구장인 마린스스타디움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경기에서 3회 1점 홈런을 터트리는 등, 5경기 연속 홈런포를 작렬시키며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날 경기에서 2개의 안타도 추가하면서 5타수 3안타를 기록, 종전 타율을 .313에서 .325로 끌어 올려 장거리 포 못지않은 정확한 타격까지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타율 .240, 14홈런, 50타점, 80안타를 기록, 많은 국내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었던 이승엽이 1년 사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며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것에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분류하여 이야기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그야말로 피나는 훈련이다.

이승엽은 지난시즌을 마치고 귀국하며 가졌던 기자회견장에서 ‘나는 선수도 아니였다.’ 라는 말을 하며, 철저히 실패한 자기 자신에 대한 원망을 표현 했었다. 그리곤 두 번의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모교인 경북대 등에서 피나는 개인 훈련과 자신의 부족함을 매우기 위해 모든 것을 내걸었다.

올 초, 지바 롯데의 스프링 캠프에 참가하기 전까지 국내에서 실시했던 이승엽의 훈련 프로그램은 의외로 단순했다. 우선 제 작년에는 일본에 진출하기 위해 이래저래 소모했던 시간이 많아 웨이트트레이닝을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 이런 부족한 체력 훈련의 단점이 그대로 경기장에서 불거져 나오며 집중력 저하와, 자신감 상실로까지 이어졌었다. 그래서 지난겨울에 모교인 경북대에서 집중적인 웨이트 훈련에 치중하면서 기본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

또, 무너졌던 타격 벨런스를 다시 찾는데 애썼다. 타격의 기술적인 부분의 보완이나 다른 방법으로의 전환이 아닌 지금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스윙의 궤적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옛 사부인 박흥식 코치의 도움을 받아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을 찾을 수 있었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시즌 초반에 이승엽은 2군에 머물며 하루 1000개 이상의 배팅 훈련을 소화하며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1군에 올라와서도 야간 경기가 끝난 늦은 밤에서 통역과 함께 1시간 동안 배팅 훈련과 티배팅 등을 거르지 않으며 연습벌레로 거듭 났었다. 지금 이승엽이 만들어가고 있는 좋은 기록들은 지독한 연습과 훈련이 만들어낸 소중한 결과물인 것이다.

두 번째는 역시 자신감의 회복이다.

이승엽은 지난 21일 경기가 끝난 후 ‘일본 투수들이 항상 내 약점만 공격한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래서 항상 약점을 보완하는 데만 치중을 했었다.’ 라고 밝히며,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보다는 현실에 쫓겼다고 말했다.

누구도 갖고 있지 못한 부드럽고 교과서적인 스윙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한, 두게임의 결과에 연연하며 부진한 이유를 찾으려고만 노력하는 바람에 더 많은 것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지난 시즌엔 자신이 왜 부진 했는지를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루며, 약점 극복에만 매달렸다면, 이번 시즌에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보다 장점을 극대화 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그 결과 여타 선수들이 혀를 내두르며 부러워하는 특유의 스윙과 정확한 임펙트를 서서히 회복하며 국내에서의 활약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마인드 컨트롤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박흥식(삼성) 코치나, 김성근(지바 롯데) 인스트럭터의 조언과 지도가 큰 힘이 되었었다. 박흥식 코치는 지난해 겨울 경북대에서 틈틈이 이승엽을 지도하면서 ‘롯데에서 이놈 저놈이 많이 만져 놓아서 승엽이 타격폼이 엉망이 되었다.’라고 말하면서 이승엽의 타격폼을 되찾는데 많은 지도와 도움을 주었다. 김성근 인스트럭터도 1:1 지도를 통해 이승엽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며 큰 힘이 되었다.

그 결과 이승엽은 가장 중요했던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고, 2군에 머물던 시즌 초반이나,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 될 때에도 초조해 하지 않고 본인 스스로 부활을 확신하고 있었다. 지난해 부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자신에게 있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발렌타인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도 한 몫 거들고 있다.

현재 지바 롯데는 외야에만 4병의 용병을 보유하고 있다. 1루수에서 좌익수로 보직 변경을 명령하며 이승엽을 경쟁 속으로 밀어 넣은 것도 결국 외야에서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시켜, 팀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플래툰 시스템속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보니, 좌완 투수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나, 약점을 보이고 있는 투수가 등판하는 경기는 선발에서 제외되어 왔었다. 그 결과 5월 한 달 동안 이승엽은 팀이 치룬 19경기 중 5경기에서 출장하지 못했고, 지난 13일 열였던 야쿠르트와의 경기에도 선발에서는 제외 되었고 경기 후반 대타로 출장 했었다.

약점이 없지 않아 있었던 좌완과의 맞대결을 피했던 이승엽은 출장했던 나머지 경기에서 대부분 안타 등을 때려내며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그 결과, 선발 출장한 13경기에서 총 51타수 23안타를 기록 .450 이란 엄청난 월간 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쳤던 경기는 6일 요코하마전과 10일 한신전 등 두 경기 밖에 없다.

이렇게 발렌타인 감독이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하며 이승엽에게 좋은 대결 환경을 조성해 주었던 것이 이승엽에게 기회로 다가 왔고, 이승엽은 그런 기회들을 놓치지 않으며 기대에 부응해 왔었다.

하지만 최근 5경기 연속 홈런과 더블어 터지고 있는 안타 행진에, 20일 팀을 페펙트의 위기에서 구했던 귀중한 홈런과 21일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던 홈런이 터져 나오는 등, 일본 야구에 적응을 마침은 물론이고 서서히 위력을 보이고 있는 이승엽에게 앞으로 더 많은 출전 기회가 돌아 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힘들게 잡은 기회인만큼 이승엽은 앞으로 주어질 도전 과제들을 현명하게 대처하며 이겨 나가야 한다. 좌완 선발등과의 맞대결은 물론이고 특정 투수들과의 싸움에서도 당당하게 승리해야만 플래툰 시스템의 굴레(?)에서 벗어나 한 단계 더 도약 할 수 있다.

지난 4월 한 달간을 잘 참고 이겨낸 보답으로 돌아온 또 다른 기회, 5월 들어 힘찬 진군을 알리기 시작한 ‘라이언 킹’ 이승엽의 포효가 일본 전역에 울려 퍼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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