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는 훈이와 떨어지기 싫었지만 내일 출근을 위해 일어났다. 머리에 물이라도 묻히고 들어가야만 사우나를 다녀온 것 같아 곧장 사우나탕으로 들어갔다. 옷을 벗고 들어가자 정희가 ‘엄마’하고 불렀다. 학원에 갔다가 집에 들어가니 엄마가 사우나 갔다기에 왔다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집을 나온 지가 오래되어 어떻게 변명을 할까 걱정하고 있었던 숙제가 풀렸다.
“엄마, 내일 참고서 2권사야 돼.”
“얼만데?”
“오만 원, 그런데 용돈도 떨어졌어.”
엄마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정희는 걱정부터 늘어놓았다. 참고서 같은 것은 친구들에게 빌려보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신경질을 잘 내는 정희로서는 보나마나 ‘왜 없는 집에 나를 낳았느냐’고 말할게 뻔했다.
“아빠랑 이혼하고, 나가서 살까?”
“이혼? 아빠가 불쌍하잖아.”
“아빠가 능력이 없어서 그렇지.”
“싫어.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게 아니야?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직장이나 다닐까?”
“안돼, 어떻게든 대학은 가야해. 대학 보내려고 이혼하려는 거지.”
“몰라. 엄마의 인생은 엄마가 결정해.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할 테니까?”
“어떻게 결정하려고 하는데?”
“아직 모르겠어. 그런데 살집은 있어?”
연지는 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직도 남자의 손때가 묻지 않아 잘 익은 과일 같다.
“어딜 가면 못살겠니?”
“막연하잖아. 더 잘 산다는 대안도 없잖아.”
딸은 걱정부터 했다. 그러나 대학을 보내기 위해 이혼하겠다는 엄마의 용기가 싫지 않았다. 연지는 더 이상 딸과의 실랑이를 피했다. 실오리 하나 걸치지 않고 엄마를 바라보는 딸의 몸매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잘록한 허리며 , 아랫도리에 한 달 전보다 더 검게 나타난 음모들. 하루가 달라보이게 여자로 변해버린 딸의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자식은 어렸을 때 키우는 재미이지 조금만 더 크면 자식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밤 12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들어갔다. 남편은 텔레비전 앞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다.
“목욕탕에 가기만 하면 올 줄 몰라.”
남편은 투박스럽게 뱉아댔다.
연지가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자 남편이 뒤따라 들어왔다. 그리고는 연지이가 빨리 잠자리에 들기를 바랬다. 연지는 언제나 그랬듯이 목욕을 하고는 온몸에 크림을 바르는 데만 30분이 걸렸다.
“여보, 우리 오래간만에 한 번하자.”
사실 남편과 잠자리를 한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도 나지 않는다. 한 지붕아래 같은 방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자면서도 서로가 직장을 다닌다는 핑계로 피곤해서 손도 잡아보질 않았다. 오늘 밤은 남편에게 몸을 줘야겠다고 생각하면 그날은 술이 곤드레만드레해서 집으로 돌아오면 딸 방에 건너가 잠을 잤고, 남편이 옆에 바싹 다가 올 때는 훈이와 사랑을 나누고 온 날이었다. 그래서 이리 핑계 저리 핑계로 두 부부는 마치 하숙생처럼 살았다.
오늘밤은 그 어떤 핑계도 댈 수 없었다. 연지는 남편의 곁에 눕자마자 남편은 올라왔다. 몹시도 바빴던 모양이다. 연지는 남편의 가슴을 떠다밀었다.
“정희가 안자고 있어요.”
“숨소리 내지 않을게.”
남편은 강제로 속옷을 벗기고 깊은 곳에 침입했다.
“가슴 좀 빨아줘요.”
가슴이라야 나바론의 절벽 같이 말라붙었지만 젖꼭지만 빨아도 흥분이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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