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으로"
스크롤 이동 상태바
"세상 밖으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18회 전국장애인종합예술제 인천지역 예선대회

^^^▲ 추송근회장의 대회사
ⓒ 신중균^^^

너무나 맑고 화창하다. 따사롭게 비춰지는 햇살, 어느새 환하게 피어난 벚꽃의 무리들. 활기찬 발걸음으로 저마다 저 할일을 위해 묵묵히 걷고 있는 사람들. 그 틈 사이로 힘겹게 휠체어를 끌고 있는 내가 있다. 애써 피해 보려하지만 고개를 돌릴 곳이 없다. 숨을 곳이 없다.

“나 좀 쳐다보지 마”라고 소리치고 싶은데...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많다. 정해진 시간은 더디게만 흘러간다. 가만히 눈을 치켜뜨고 살펴보면 그들은 나의존재를 알지도 못한듯한데...

그냥 바쁜 길 위에 던져진 구겨진 종이상자처럼 그냥 불편해하며 나를 피해가려고 애쓰고 있을 뿐인데... 보이지 않는 그 시선 속에서 자꾸만 작아지며 홀로 긴 대바늘의 꾹꾹 찔림에 아파하며 애써 괴로워하는 나는 누구일까?

단지 몸이 좀 불편할 뿐인데... 그들이 정말 날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가?

7년 전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정말 난 이상하고 부족한 사람일까? 일반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도 나눠보고 생활하고 싶었다. 처음엔 어색하고 힘들었다. 나도 그들이 낯설고 두려웠지만, 그들도 나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 걱정하는 눈치였다. 그러기를 몇 달... 지금은 기억도 희미해졌다. 무슨 일이 계기가 되었는지...

어느 순간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하고 어울리다보니 곧장 장난도 주고받으며 서로 도움을 청할 정도로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정말 너무나 행복하게도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장애인’인 것조차도 잊고 어울릴 때가 있다. 이런 느낌이 들자 ‘그래 세상이 나를 오해한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오해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과거의 내 모습이 반성이 되었다.

이젠 고등학생!

내가 버리려 해도 버릴 수 없는 장애를 가졌다면 차라리 나 자신을 인정하고 마음 편하게 나를 사랑하며 살자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남은 고등학교 3년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다. 내 자신을 구겨진 종이 장처럼 생각할게 아니라, 닦으면 닦을수록 윤이 나는 보석으로 가꾸고 싶다. 그리고 3년엔 멋진 모습으로 세상 밖에 나가고 싶다. 멋진 나를, 멋진 삶을 가꾸고 싶다.

지금부터 한 걸음 한 걸음씩 천천히 발을 떼어보자. ‘세상 밖으로’

이상은 인천 부평 부개 동 인천은광학교 고등부 1학년 서예선 양의 글 전문이다.

서양은 지체장애인 1등급학생이다. 예선대회 글짓기 부문에 참가한 학생이다. 이날 수필부문에 참가한 서양 인솔교사가 가지고 있던 습작수필을 읽어보다가 가슴에 닿는 뜨거운 감정에 나도 모르게 전문을 실었다.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할 때다.

추 송근 협회장은 이들은 몸이 불편할 뿐 마음과 IQ는 정상이라고 강조한다.

5월13일전국장애인종합예술제 참가를 위한 인천지역예선대회가 구월 동 중앙공원과 은광학교에서 인천광역시가후원하고(사)인천광역시지체장애인협회가 주관하여 열렸다. 미술부문에 46명이 신청했고, 글짓기 부문에 13명 음악부문에 2명이 참가신청을 해왔다.

장애인 복지 법, 장애인 고용촉진법등의 시행으로 점차장애인에 대한 편익이 주어지고 있지만 아직 장애인복지의 길은 멀다고 말하는 대회를 주최한 추 송근 협회장이 아쉬움을 토로한다. 사회의무관심과 언론의 무관심을 탓한다.

주변의 관심 없이 열리는 행사였다. 관계기관과 사회복지단체관계자 한 명 없이 개막되었다. 참가자와 가족들과 봉사자등 150여명이 5월의 햇살아래 햇빛을 손으로 가리며 그림 그리고 글짓기하는 참가자들을 도와주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지체장애를 갖은 장애인, 생활 속에 불의의 사고를 당하여 지체가 부자연스럽게 된 장애인 우리주변은 문명의 발달과 함께 위험의 요소 또한 많다. 언제 어떻게 사고를 당하여 지체장애가 될 줄 모르는 것이다.

장애인 가족 두 명이 달려온다.“회장님 주차 위반 스티커 끊어 요” 옆에 있는 가족들의 눈들이 그 곳으로 향한다. 5월의 햇살 치고는 따가운 햇살이다.

^^^▲ 예쁘게 찍어주세요.
ⓒ 신중균^^^

^^^▲ 마음을 담는다.
ⓒ 신중균^^^

^^^▲ 온몸으로 그림을 그린다.
ⓒ 신중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