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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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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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이 골고루 조화를 이루고 있어...오곡밥, 약밥, 부럼 등

^^^▲ 정월대보름에 먹는 오곡밥^^^
옛부터 우리나라는 정월열나흗날 저녁에 장수를 빌며 오곡밥이나 약식을 지어먹고 아침에는 귀밝이술[耳明酒]을 마시며, 새벽에 부럼을 까서 이를 튼튼하게 하고 종기를 예방한다는 풍습이 있었다. 흔히 정월대보름이라고 부르는 명절, 건강을 기원하며 먹는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봤다.

정월대보름에 먹는 밥은 잘 알려진 것처럼 오복의 상징인 ‘오곡밥’(五穀飯)이다. 쌀, 차조, 차수수, 팥, 콩 등 5가지 곡식으로 밥을 짓는 오곡밥은 악귀를 쫓는 음식으로도 전해진다.

오곡밥은 다섯 가지의 곡식을 섞어 지은 밥으로 올해에도 모든 곡식이 잘 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먹는 음식이며 “다른 성을 가진 집의 밥을 세 집 이상 먹어야 하고 하루에 아홉 번을 먹어야 좋다”고 한다.

이러한 오곡밥을 사상체질적으로 보면 각 체질의 음식이 골고루 섞어있는 음식으로 조화된 음식이다.

특히 우리 민족이 주로 먹는 멥쌀은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아 소화기를 따뜻하게 하고 살과 근육을 돕고 설사를 그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어느 체질이나 먹어도 문제가 없다.

찰진 찹쌀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며 소화기를 보하고 따뜻하게 하고 구토, 설사를 그치게 하는 효과가 있어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에 좋다.

노란 차좁쌀은 비위의 열을 제거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어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에게 좋다.

곡물 중에 가장 크고 긴 수수는 소화는 덜 되지만 몸의 습을 없애주며 열을 내려주어 태음인에게 좋다. 고단백을 공급하여 주는 콩은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아 오장(五臟)을 보하고, 십이경락의 순환을 돕고 장위(腸胃)를 도와주며 태음인에게 좋은 음식이다.

붉은 팥은 성이 평하고 맛이 달며 부종을 빼주고 이뇨작용을 도우며 종기와 농혈(膿血)을 배출하며 갈증과 설사를 멈추게하며 화와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좋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골고루 섞여있어 큰 문제는 없으나 건강이 안 좋은 경우에는 자신의 체질에 맞는 곡류를 위주로 해 먹는 것이 좋다.

흔히 오곡밥 다음으로 약밥을 많이 먹는데, 약밥은 「열량세시기」에 그 유래가 적혀 있을 만큼 전통적인 음식이다.

신라 소지왕(炤智王) 10년 정월 보름날 왕이 경주 남산의 천천정(天泉亭)에 거동하셨을 때 까마귀 떼로부터 좋지 않은 일이 있다는 글을 전해 받고서 환궁했다. 까마귀 덕분에 역모를 꾀하던 무리들을 미리 처치할 수 있었다고 해 정월 대보름을 오기일(烏忌日)로 정하고, 검은색을 떤 약밥을 지어 제(祭)도 지내고 까마귀에게 먹이로도 줬다.

음력 정월 보름(상원날)에 김이나 마른 취에 밥을 싸서 먹는 ‘복쌈’라는 풍속도 있다. 복쌈은 쌈을 먹으면 부(富)를 쌈 싸듯이 모을 수 있다는 풍습에서 유래됐다.

복쌈은 여러 개를 만들어 그릇에 노적 싸듯이 쌓아서 성주님께 올린 다음에 먹으면 복이 있다고 하는데, 때로는 복쌈 싸듯이 돌을 노적처럼 마당에 쌓아놓고 풍작을 기원하는 음식이다.

이 때 먹는 나물은 9가지 종류로 흔히 ‘진채식(陳菜食)’이라 불린다. 진채란, 묵은 나물을 뜻하는 것으로 호박고지, 박고지, 말린가지, 말린 버섯, 고사리, 고비, 도라지, 시래기, 고구마슨 등 적어도 9가지의 나물을 볶아서 먹는다.

9가지의 나물을 가을에 말려뒀다가 볶아서 주로 밥을 싸서 먹거나, 김을 구워 싸서 먹었다. 개성 등지에서는 들깻잎으로 싸서 먹기도 했으며 진채를 먹으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또, 잘 알려진 것처럼 대보름을 대표하는 음식 중‘귀밝이술’이 있다. 귀밝이술은 이명주(耳明酒) · 명이주(明耳酒) · 치롱주(治聾酒) · 총이주(聰耳酒)라고도 불린다. 옛날부터 전해 오는 풍속으로, 정월 보름날 아침에 데우지 않은 술(청주) 한 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그해 1년 동안 즐거운 소식을 듣는다고 해 남녀노소 모두가 마셨다.

부럼은 대보름날 아침에 눈 뜨는 즉시 호두·잣·밤·땅콩 등의 견과를 껍질째 깨물면서 "1년 12 달 무사태평하고 부스럼 뾰루지 하나 나지 맙시사" 하고 축원을 하며 먹는 것이다. 부럼은 부스럼에서 유래된 말이며, 부럼 깨무는 풍습을 고치지방(固齒之方:이를 단단히 하는 방법)이라고도 한다.

부럼을 먹을 때에는 대개 자기 나이 수대로 깨물며, 여러 번 깨물지 말고 한 번에 깨무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한번 깨문 것은 껍질을 벗겨 먹거나 첫번째 것은 마당에 버리기도 한다.

깨물면서 1년 동안 무사태평하고 만사가 뜻대로 되며 부스럼이 나지 말라고 기원한다. 이렇게 하면 “1년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으며, 이가 단단해진다”고 한다.

또한, 보름날의 부럼을 위해서 14일 밤에는 미리 과실을 준비해 두고, 땅속에 묻은 밤을 꺼내어 깨끗이 씻어 놓는 것이 우리의 오랜 풍습 중 하나이다.

가난했던 옛날에도 영양있는 한 끼의 식사를 하기 위해, 건강을 기원하며 먹었던 대보름날의 음식은 현대 영양사들에게도 인정될 만큼 영양만점의 식단이다.

편식과 결식으로 불규칙한 식생활을 유지하는 현대인들에게 정월 대보름, 우리 조상들의 슬기를 엿볼 수 있는 대보름 식사를 한 번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영양이 골고루 들어있는 식사를 통해 한 해의 건강 도면을 설계해보자.

메디팜뉴스 김아름 기자 (news@mediphar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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