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사정위원회 복귀 또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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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노사정위원회 복귀 또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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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교섭안 처리 정족수 미달로 유회

 
   
  ^^^▲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논의하기 위한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
ⓒ 민주노총 ^^^
 
 

민주노총의 노·사·정 위원회 복귀가 또 무산됐다.

지난 1일 민주노총(위원장 이수호)은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민회관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내용으로 하는 '사회적 교섭에 관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건처리를 반대하는 일부 대의원들과 노조원들의 의사진행방해 등으로 파행을 거듭한 끝에 결국 의사정족수 미달로 유회됐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집행부가 구상해 온 노사정위원회 복귀 및 다자간 대화 시도는 지난달 열린 정기대의원대회에 이어 연거푸 무산됐다.

금속연맹과 공공연맹, 비정규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노조원 80여명은 이날 오전부터 대회장인 영등포구민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민주노총 지도부의 사회적 교섭안 처리는 전체 노동자들을 분열로 몰고 가는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입장을 밝힌데 이어 오후 5시 20분 이수호 위원장이 사회적 교섭안건에 대한 표결을 선언하자 일제히 단상을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소화전으로 물을 뿌리고 집기를 부수는 등 격렬하게 항의, 대회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논의하기 위한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
ⓒ 민주노총^^^
 
 

자신을 금속연맹의 한 노동자라고 소개한 이수복 씨(가명)는 "민주노총 지도부가 노동자들을 분열로 몰아가고 있다"며 "이렇게 노동자들의 분열을 감수하면서까지 노사정위원회에 들어가 얻는 게 뭐냐"고 흥분했다.

한 비정규직 노동자 역시 "지도부는 아직까지 정부를 믿고 있는 것이냐"며 "정부와 협상해 봤자 뒤에 가면 이행하는 건 하나도 없다"고 정부와 민주노총 지도부층을 격렬하게 비난했다.

그는 "국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올바른 생존권을 위해서라도 민주노총은 2월 총파업 투쟁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모씨(공공연맹 대의원)는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단상을 점거한 채 폭력을 행사한 저들은 이미 노동자가 아니라며 "대의원들의 신성한 의결권조차 무력으로 방해하는 행동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될 만행"이라고 피력했다.

이수호 위원장은 대의원대회가 무산되자 신상발언을 통해 "이번 사태는 위원장인 자신에 대한 사실상의 불신임"이라며 사퇴를 선언했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앞으로 중앙집행위를 통해 이번에 무산된 대의원대회를 다시 소집하는 문제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이 자리에서 위원장을 포함한 집행부의 거취도 최종 결정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기아자동차노조 비리 사태로 노동운동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는 마당에 소위 민주를 자부하는 민주노총의 대의원대회마저 폭력이 난무하는 파행이 빚어지고 말았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노동운동이 설 자리는 없을 듯 합니다"

대회장을 쓸쓸히 빠져나가는 한 대의원의 자조 섞인 말에서 현재 대기업 중심의 기득권 노동운동에 대한 씁쓸한 단면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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