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오락프로 '저질화' 실상과 대책
TV 오락프로 '저질화' 실상과 대책
  • 연합뉴스
  • 승인 2003.01.1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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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 방송사 오락 프로그램의 품질 저하가 위험수위를 넘어서 더이상 이대로 방치해선 안된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 제재건수 449건이나

방송위원회는 최근 성폭행당한 여성들이 범인의 외모에 반해 오히려 범인을 사랑하게 된다는 상식 이하의 내용을 방송한 SBS TV 「깜짝 스토리랜드」에 프로그램관계자에 대한 징계 조치를 내렸다.

또 SBS FM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은 듣기가 거북한 실외에서 용변을 본 사연을 방송하는가 하면 SBS AM 「박철의 2시탈출」은 인터넷으로 자신을 비방한 청취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화를 냈다가 같은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 프로그램의 '질낮음'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연예인 출연자 물대포 세례' '쟁반 떨어뜨려 맞추기' '연예인 짝짓기' '시간낭비성 연예인 신변잡기 얘기' '앨범ㆍ영화 간접광고' '반말' '비속어' 등이 요즘 전파를 타고 안방에 쏟아지고 있다.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방송위 심의위원회가 지난 한해 지상파 TVㆍ라디오 프로그램중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제재한 사례만 주의 및 관계자 경고 24건, 경고 148건, 주의 273건 등 무려 449건에 이른다.

지적된 내용도 간접광고, 객관성 미흡, 어린이ㆍ청소년보호 위반, 시청자 권리침해 등 다양하다.

◆ 왜 계속되나

이처럼 많은 지상파 방송프로그램들이 윤리성ㆍ남녀평등ㆍ품위 유지 등을 지키지 못한 데에는 '시청률 지상주의'에 빠진 방송사들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고 '사회 전체가 그러할진대…'라는 인식에 갇혀 있는 일부 제작진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

함상규 방송위 심의1부장은 "계속 반복해서 지적을 받는 경우가 많고 PD나 책임자에게 징계를 해도 방송사들이 '시청률'에 면죄부를 줌으로써 구조적인 문제가 되버렸다"고 지적했다.

김영덕 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위원은 "방송위의 심의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시청률 지상주의' 때문"이라며 "여기에는 본질적으로 온전한 공영방송이 아닌 KBS 문제에 닿아 있다"고 말했다.

또 SBS의 한 연예오락 PD는 "외주로 제작된 프로그램의 경우 사내 제작보다 더 오락적으로 만들면서 심의에 덜 신경쓰는 편"이라며 외주제작 확대도 연예오락 프로그램 질 저하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위 심의제재의 실효성이 없는 점도 불쾌하고 질 떨어지는 연예오락 프로의 양산에 결정적인 이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함상규 방송위 심의1부장은 "제재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면서 "다만 올해부터 반복돼 지적받을 경우 방송사에 해당 프로그램 관계자의 징계를 요구하는 조치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묘책은 없나

방송전문가들은 방송사들이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이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 이외에는 뾰족한 방법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KBS와 MBC가 상업방송인 SBS를 이유로 내세우며 동조하는 것은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김영덕 책임연구원은 "단기적인 방안으로는 방송위 심의제재를 강화해야 하며 방송사가 사전 심의내용을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방송위 제재조치 중 과거 폐지된 '진행자 교체 권고'와 '연출 정지' 등의 강도높은 제재를 부활시키거나 과징금 부과 등 금전적인 제재를 도입하는 것도 논의해볼만 하다.

서울YMCA 시청자운동본부 안수경 간사는 "연예오락 프로그램들은 지나친 말장난과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을 보면서 생각할 기회를 뺏고 있다"면서 "결국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이 여가를 활용한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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