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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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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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부담없는 은혜로운 관계

어떤 어른이 위험한 파도 속에서 한 소년을 구조했다. 아이가 어른에게 말했다.

아이: 제 생명을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른: 괜찮다 꼬마야. 다만 너의 생명이 구조할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는 것을 앞으로 너의 인생에서 증명해 보이거라.

(여기까지는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책에 실린 내용이다.)

아이가 어른에게 다시 말했다.

아이: 아저씨 차라리 다시 바다로 가고 싶습니다.

어른: 그게 무슨 말이냐. 애써서 구해주니까.

아이: 나는 살면서 주위로부터 부담을 너무 많이 받았습니다. 엄마 아빠, 선생님, 친척, 이웃들에 의해 항상 마음이 편안하질 못했습니다.

그런데 물에 빠져서 정신을 잃었을 때 어떤 아주머니가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내가 아주머니에게 내가 죽은 것이 사실이며 잘 죽은 것인지를 물었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지니고 힘들게 살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것이 덜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고 대답해주었습니다.

이어서 아주머니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산다면 얼마든지 가치 있는 세상을 살수도 있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아주머니께 다시 한 번 자유롭게 살기로 약속했거든요? 그런데 막 눈을 뜨자마자 아저씨가 다시 부담을 주었습니다.

저는 그 아주머니와 부담을 느끼지 않고 살기로 약속을 했거든요. 그런데 아저씨 말을 듣고 보니 부담을 안 느끼고 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순간 제 생각에 인간이 서로에게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산다는 것이 이토록 어려울 수밖에 없는가 하고 생각되었습니다.

어른: 나는 네가 잘 되라고 하는 이야기다.

아이: 그것은 아저씨의 마음으로 끝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아저씨의 생각대로 잘 된다고 생각하고 잘 되라고 말하면 세상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아저씨는 저의 위험을 보고 최선을 다해주신 것이고 저 역시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부담을 주시면서 증명까지 해주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너무 무거운 짐을 짊어지어 주신 것입니다. 나는 아저씨를 볼 때마다 내 자신이 부끄럽거나 위축되면서 아저씨 눈을 쳐다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른: 물론 나도 이해를 한다만 나로서는 해볼 수도 있는 말이 아니니?

아이: 물론 하실 수 있는 말이니까 저도 거기에 대해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어른: 마치 네가 나를 가르치려는 듯한 태도구나.

아이: 그렇게만 받아들이지 마세요. 하나님도 인간을 세상에 보내놓고 간섭이나 관여를 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세상과 사랑이라는 엄청난 은혜를 베풀고도 부담은 커녕 어떤 조건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저씨는 저를 구해줬다는 이유 때문에 엄청나게 무거운 짐을 주셨지 않습니까?

어른: 그래 미안하게 되었다. 네 알아서 잘 크기 바란다.

아이: 감사합니다. 제가 방금 정신을 잃었을 때 만난 분하고 대화하고 약속한 바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도록 하겠지만 상대방의 태도에 의해 좌우되지는 않겠으며 단지 도와줄 뿐 어떠한 조건이나 요구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답니다.

저도 아저씨가 구해주신 보람을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무슨 말씀을 해주신지도 잘 알지만 너무 많이 부담을 느끼고 살아온 터라 그런 사슬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초의 노력으로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

어른: 그래. 나도 여러 가지 생각할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누가 알아주든 말든 자신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자꾸나.

아이: 예. 아마 오늘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 아이는 학교 신문에 아래와 같은 글을 실었다.

상대에게 인간미, 친절, 정성, 동정을 베푸는 사람은 그냥 자기 기준으로 해야 한다. 설사 상대방이 은혜를 몰라주거나, 배은망덕하거나, 실수를 하더라도 도와준 자체로 끝내고 특별한 감정은 갖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베풀어준 친절을 몰라준다는 것에 화가 나서 오히려 독설을 내뿜거나, 몇 배로 앙갚음을 하거나, 인간 이하로 취급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일체 도움을 주지 않게 되어버리면 오히려 전체 사회까지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나서 상대방이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민감하거나, 계속 지켜보면서 돌아오는 보답에 예민해지는 사람은 친절을 베풀 필요나 자격이 없다.

만일 세상에 친절이 없다면 서로들 불편하면 된다. 그러나 상대방이 은혜를 모른다는 것 때문에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등의 분위기를 자아내면 자기 사회나 세상까지 살벌해진다.

이런 일이 묵과되면 작은 도움으로 상대를 이용하고 억압하는 등 복잡한 일들도 생겨난다. 가정에서 부모가 아들 딸을 키워준 은혜를 강조하는 것도 지나치면 마찬가지다.

어떤 나라에서는 미덕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서 국민들을 엄청나게 통제해 왔다고 한다. 지금은 국민들끼리 스스로 위 아래를 정해서 서로를 통제하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 나라는 자기 마음을 닦아야 하고 인격을 도야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자율적인 자기 통제는 엉망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어른, 직장 상사, 부자, 선생, 높은 사람, 남자, 무서운 사람 등 주로 강자에게는 알아서 벌벌 기고 자제하면서 이를 미덕으로 합리화해서 스스로 무릎까지 꿇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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