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청산이 아니라 친일 청산이 되어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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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청산이 아니라 친일 청산이 되어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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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청산은 역사적 저주의 되풀이

친일파 청산은 해방 후 곧바로 진행되어야 했지만 지금까지 실패했다. 이후 60년이 지나는 동안 친일파와 결혼도 하고 친인척은 물론이고 사돈네 팔촌이 되었다. 또한 선후배 동문이 되었고 직장 동료가 되었으며 서로 사업을 도모하면서 끈끈한 인간관계도 맺어졌다.

이들 밑에서 월급도 받았고, 비굴하게 아첨해서 출세를 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친일파 청산"이라는 절차, 격식, 처벌, 용서, 반성, 의식이 없었지만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원래의 동족으로 돌아간 셈이 되었다.

때문에 "친일파 청산"의 실패에 대해서는 국민 중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우리 모두의 책임이며 잘못이다. 이는 일제 당시에 친일파도 잘못이지만 해방 후로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한 우리들도 더 큰 죄인이라는 이야기다.

더구나 이제 와서 친일 당시의 시대 상황과 백성들의 상태에 대해서 국가적ㆍ국민적 반성조차 없이 갑자기 "친일파 청산"(사람을 위주로)을 주장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다. 또한 특정 정당이나 단체가 불쑥 나서서 역사의 주체자나 주인공처럼 행세하는 모양새도 깊이 되새겨볼 문제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역사적ㆍ국가적 사건 정리에 대해서 "정적(政敵)을 무너뜨리기 위함이라는 각종 오해나 의혹"을 감수하면서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은 결국 참다운 역사 정리가 되기 어렵다.

따라서 "친일파 청산"에 앞서서 "친일 청산"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과거 약자(피해자)였던 국민들이 반성(친일 청산)을 통해 강자 입장으로 바뀐 다음에 과거 가해자(범죄자이며 강자)를 용서할 수도 처벌도 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곧바로 친일파 청산으로 진행되면 가해자를 상대로 싸우거나 정면으로 공격하는 등 내부 전쟁, 분열, 보복, 대립밖에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이는 상대를 죽이지도 못하고 혼란을 겪어야 하거나, 죽이고도 나라는 힘들어지든지, 죽이고도 실제로는 실패하는 역사의 시행착오만 반복된다..^

때문에 반드시 전국민이 주체자가 되어서 서로의 과거와 잘못을 용서하고 반성하며 함께 껴안고 밝은 미래로 향하는 방법이어야 한다. 이는 개인에게는 이익이나 손해도 아니지만 나라와 역사와 국민과 후손의 입장에서는 이익과 보람과 성숙과 향상으로 이어진다.

만일 이후에도 다양한 연구와 국민성 향상을 위한 방안 제시도 없이 "친일파 청산"만을 주장한다면 과거 백성의 삶을 도탄으로 몰아넣는 탐관오리의 비열한 습성을 대물림 받은 것과 같다. 지금이 현대 시대라고 보았을 때는 역사적 사건을 자기 목적으로 끄집어서 국민을 분열시킴으로써 이익을 노리는 친일파보다 훨씬 더 잔악한 역적일 수도 있다.

이는 60년이란 세월이 흐른 시점에서도 전체 국민이 역사를 정리하는 주체자와 주인공이 되지 못한 채 특정 집단이나 정당이나 인물이 거론되면서 이들이 친일파 청산의 주체와 객체(대상)로 나뉘는 형태가 이를 증명해준다. 이는 후손들이 과거를 교훈 삼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이용해서 주도권을 잡거나 서로 분열하고 대립하는 등 또 다른 혼란일 가능성이 높다.

국가적ㆍ국민적 반성을 통한 교훈으로 삼아야

우리는 일제 시대의 친일뿐 아니라 공산주의도 먹혀들었을 정도로 빈약한 역사와 문화와 사회였음을 시인해야 한다. 또한 친일파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6.25를 통해서도 동족끼리 잔악무도한 짓을 저질렀던 전과도 있다. 이런 현상들은 오랜 역사동안 극심한 탄압과 착취 속에서 심하게 차별 당했기 때문에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일들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국민성에 대해서 진실하게 반성하지 않았다. 때문에 우리의 허물을 강대국, 다른 지역, 경쟁 상대방, 타인에게 당연하게 전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나약함과 혼란으로 지속하면서도 항상 우리는 아름답고 우수하고 대단한 것처럼 착각하거나 위장을 했을 정도이다.

우리처럼 암울하고 모순으로 얼룩진 역사를 가졌음에도 전혀 후진성을 반성하지 않고 고수하는 나라도 흔치 않다. 더구나 미화하고 자화자찬까지 해왔다는 점에서 지금도 전망이 별로 밝지 않다. 이는 선진국의 영향이 아니라 우리 민족성이나 민족문화에서 영향받아서 형성되어버린 것이며 계속 합리화해온 죄값을 지불하는 것이다.

우리 국민과 사회의 문제는 비단 과거에 발생된 사건만이 아니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얻어서 무지와 빈곤이 해결되었지만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한 채 과거 권위, 특권, 부패, 관행을 다시 붙들어서 기득권 확보와 주도권 잡기로 빗나가고 말았다. 결국 경쟁력과 잠재력을 잃고 곳곳이 무너지면서 부도, 신용불량, 살인적인 고리대금, 악랄한 사채, 파산신청, 자살과 범죄가 급증하는 나라가 되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는 60~100년 전의 친일파를 청산할 자질도 없으며 이를 거론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번 기회에 역사와 문화와 국민성을 근본에서부터 재확인해야 하며 새롭게 연구 분석해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기반이 취약한 사상누각은 아무리 공을 들여도 허물어질 수 밖에 없다. 만일 우리가 총체적인 반성과 용서와 점검 없이 이대로 지속한다면 조상들이 남겨준 후진성과 저주와 불행을 반복하며 후손들에게 다시 물려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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