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노벨 화학상은 미국의 두 연구자에게 돌아갔다.

화학상(Nobel Prize in chemistry)수상의 영예는 인체 세포가 음식의 맛이라든가 위험요인과 같은 외부의 환경(outside signals)를 감지해 반응하는 원리를 밝혀내 의약품 개발에 큰 도움을 주게 된 미국의 로버트 레프코위츠(Robert Lefkowitz, 69)와 브라이언 코빌카(Brian Kobilka, 57) 교수가 차지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The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은 10일 노스 캐롤라이너에 있는 로버트 레프코위츠 듀크대학 메디컬 센터 교수와 캘리포니아의 브라이언 코빌카 스탠퍼드대 의과대학 교수를 2012년도 노벨화학상의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왕립과학원은 “두 교수는 ‘세포와 감지(cells and sensibility)’에 대한 연구로 상을 수상했다”면서 “G-단백질 결합수용체(G-protein-coupled receptors=GPCR)의 내부 작용을 밝히는 획기적인 발견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발견하기 전까지는 세포들이 어떻게 그들의 외부 환경을 감지하는지는 미스터리였다.

모든 의약품의 거의 절반이 베타 블록커(beta blockers)와 항히스타민제(antihistamines)를 포함해 두 교수가 발견한 결합 수용체(receptors)에 의해 작용하고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보다 더 나은 의약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

특히 코빌카 교수가 1980년대에 레프코위츠 교수 아래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며 G-단백질 결합수용체연구를 함께해온 사제지간이어서 노벨상 수상이 더욱 값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빌카 교수는 스탠퍼드 대학으로 오기 전에 듀크 대학에서 레프코위츠 교수와 함께 있었다.

인체는 세포 표면에 약 1000여 가지의 그러한 수용체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이는 인체가 마치 아드레날린(adrenaline)과 같이 화학적 환경에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코, 혀 그리고 눈에 있는 일부 수용체들은 냄새, 맛 그리고 빛을 감지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혈압을 높이거나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는 데 아드레날린과 같은 호르몬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며, 세포막이 호르몬을 위한 일종의 수용체를 포함하고 있다고 추측했었으나, 이 수용체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레프코위츠와 코빌카 교수는 방사능을 이용한 연구를 통해 여러 종류의 수용체 추적에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수용체가 눈에서 빛을 감지하는 것과 비슷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냈다. 이들은 또 비슷하게 생긴 수용체 가족이 있으며, 또 같은 방식으로 기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로 그것이 바로 G-단백질 결합 수용체(G-protein coupled receptors)다.

G-단백질 결합 수용체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일종의 단백질로, 세포 바깥의 환경과 자극을 감지해 세포 내로 신호를 전달하는 일종의 '센서'이며, 모든 약의 절반가량은 이 G-단백질 결합 수용체를 통해 효과를 내게 된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수상자 발표를 지켜보기 위해 밤을 새며 기다리다가 순간 잠이 들었으며, 귀마개(ear plugs)를 끼고 있어 수상소식을 전하려고 노벨위원회에서 걸어온 전화벨 소리를 듣지 못해 아내가 대신 전화를 받았다고 에이피통신(AP) 등 외신은 전했다.

한편,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Alfred Nobel)의 기일(1896년 12월 10일)인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며, 상금은 800만 크로네(약 13억원)이다. 2001년 이전에는 1천만 크로네(약 17억원)의 상금이 이후 금융위기 여파로 상금이 줄어들었다. 공동 수장자의 경우 상금을 나눠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