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각도에서 연못을 본다고 해보자. 빗물에 연잎이 휘청거리면 서 빗물을 쏟아낼 때 차면 기우는 세상이치를 깨우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커다란 연잎뿌리의 숭고한 생명력을 보는 이도 있을 것이다. 옛날 고려 때 한림원에 유명한 문장가인 곽 례 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비 오는 날이면 당시 도읍이던 개성시내에 용 화원 숭 교사 란 절이 있었는데 빗속에 신발도 신지 않고 우산만 쓴 채 이 절의 연못을 찾아 빗속에서 연못의 연꽃보기를 즐겨했다.
이 곳에서 그는 이런 시를 지었다.
세 번이나 연꽃 보러 삼지를 찾아오니/ 푸른 잎 붉은 꽃은 그때와 변함 없다/ 다만 꽃을 바라보는 옥 당의 손님만이/ 마음은 변함 없어도 머리털이 희어졌네.
한림원 학자는 연꽃과 연못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을 것이고 번뜩이는 영감으로 시조를 지었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을 성찰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봉사로 일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오욕의 늪에 빠져 정말 보기 흉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선 내 주변을 돌아보아도 그런 모습들이 보인다. 어느 친구는 돈벌어 같이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어느 친구는 과욕에 쌓았던 부를 일시에 잃어버리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적당히 주변을 돌보며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여 현명하게 사업을 키워나가는 알찬 친구도 있다
우산 쓰고 맨발로 연꽃을 보는 한림원학자의 모습은 자유인의 모습이다. 각박한 마음 한발 뒤로 물러서서 조금은 넉넉한 여유를 가져보는 친구들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빗속에 연꽃을 감상 해보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자. 아니면 집을 나서서 걸을 수 있는 가까운 한적한 동네 공원이라도 거닐면서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즐겨보자. 마음속에는 연꽃도 있고 겨울날 눈 속의 고향도 보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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