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더 덥게 보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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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더 덥게 보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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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만들고 조각하는 사람들’을 찾아


“다들 이곳에 일하는 사람들은 시원하겠다고 생각하지만 저희들은 더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낮에 ‘얼음을 만지는 사람들은 그래도 더위를 잊고 지내겠지’하는 생각으로 기자가 시내에 있는 P제빙(製氷)공장을 찾자 하는 말이었다.

제빙공장 사람들이 더 더워

“상식밖의 일입니다” 했더니 “작업장과 출하를 위해 밖을 수시로 드나들 수 밖에 없어 더 덥습니다”란다.

“그래도 얼음 공장인데 남들 보다야 시원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한창 더울 때는 바같 온도와 차이 때문에 적응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공장내부를 보니 200여개의 수조에 물을 가득 채우고 나무판자를 덮어 얼음을 얼리고 있었는 데, 마침 결빙된 얼음 두덩이(한덩이가 보통 120kg정도)씩을 수조에서 꺼내 출하를 위해 여덟조각으로 나뉘어 포장하고 있다.

TV에서 본 것처럼 하얀 얼음이 쌓여 있고 작업하는 사람들이 겨울옷을 입고 있을 것이라 상상했는 데 영 딴판이다.

젊은 사장인 김정태(31)씨, 공장장인 김후철(49)씨와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는 데 여름옷에 긴 장갑을 끼고 작업중이다.

수조의 물이 얼음이 되기까지 얼마가 걸리느냐에 한번 물을 채우면 이틀정도 결빙 되고 요즘같은 여름날씨에는 4일정도면 다 소비가 된단다.

공장안은 시원치 않아


공장안은 생각보다 시원치가 않다. 온통 벽이고 천정이고 얼음 투성인 줄 알았는 데 수조에서 꺼내기 전에는 얼음구경도 할 수 없다.

“이런 작업을 하면 더욱 비지땀을 흘립니다. 정말 뜻밖이지요?” 도리어 질문이 돌아온다.

이렇게 작업하다 더우면 냉동창고에 가서 잠시 더위를 식힐 뿐이란다. 창고를 보여 달라고 했더니 굳게 닫친 문을 열었다.

그제서야 냉기가 몰려와 얼음 공장이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창고에 들어서자 오싹한 냉기가 온몸을 감싸는 데 천정의 파이프들이 하얀 얼음에 감싸였 다.

온도가 평균 -6~7도라고 하면서 공장장은 “이곳에 들어서야 얼음 공장에서 일하는 같은 기분이 든다”라며,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여러 종류의 크기로 잘라 포장해 보관한단다.

얼음소비 점점 줄어


“더위가 한창이니 재미도 있겠습니다” 했더니 “왠걸요, 요즘은 냉동, 냉장기술이 발달해 얼음을 찾는 분들이 많치 않아요”라는 의외의 대답이다.

“심지어 가정에서까지 냉장고에서 얼음을 자가 소비하고 있고, 냉동창고들도 자체설비를 가동하는 데 많은 소비가 되냐요?”다.

얼음값은 10년전과 같다면서 120kg짜리 하나가 1만원에 팔리고 그것도 많이 소비되는 어시장에는 더 싸게 나간단다.

“얼음공장도 계절을 타 여름 한철이고 겨울에는 한가하기 짝이 없다”며 예전같이 못하단다.

공장을 나서면서 그래도 시원한 얘깃거리라도 없느냐니까 마당에 메인 강아지를 가리키며 “이 강아지가 하룻 저녘 냉동창고에 들어갔다 아침이 되어 나왔는 데 멀쩡하더라”란다.

그리고선 작년 여름 종업원 한사람이 냉동창고에 있는 줄 모르고 다들 퇴근했는 데 “갇힌 종업원은 체온유지와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얼음 덩어리와 씨름을 하면서 밤새 곤혹을 치른 일이 있다”고 했다.

또다른 얼음을 직접 만지는 사람들은 있는 지 수소문 끝에 얼음 조각하는 곳을 찾았다.

이곳도 자체 얼음 제조기가 있는 데 결빙하는 데 20여시간이 걸린다면서 얼음 공장보다는 급속 냉동한다는 최황석(38) 사장의 말이다.

얼음조각 작품 70%는 찍어 내


“지금은 100% 수작업은 없고 30~40%의 사람손이 들어간다”면서 수작업 제품은 50여만원 해 지방에서는 소비가 안돼 이런 과정을 거쳐 10여만원에 납품한단다.

모형에서 나온 제품은 7시간정도 수작업을 하는 데 이때야말로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에 더위도 잊는다고 했다.

한창 도구로 짤라내고 다듬고 하니 한 마리의 독수리가 되어가는 데 그의 얼굴에는 도리어 땀방울이 맺힌다.

독소리형은 일반 행사에, 원앙(鴛鴦)형은 결혼식에, 학(鶴)형은 칠순잔치 등에 나가는 데 정성들인 제품이 행사의 격을 높이는 데 일조해 보람도 있다고 했다.

특히, 부모님을 위한 칠순잔치에서 “노인들이 신기해 한다”며 “행사가 끝나고 자녀들이 고맙다고 할 때는 정말 직업에 만족과 자부심을 느낀다”란다.

“정성들여 만든 제품이 운반과정이나 행사장에서 잘못해 망치는 일이 종종 있다”면서 “그때는 돈에 앞서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말한다.

조각작품은 여름철이 비수기


작품 냉동 보관창고에는 여러 종류의 조각 작품들이 비닐로 포장돼 손님을 기다리는 데 이곳도 여름철이 비수기(非需期)라 했다.

가을철을 접어들면서 수요가 일어 한겨울에는 한달에 10~15개정도가 소비되는 데 “아직까지도 상류층에서 주로 쓰는 것으로 인식돼 안타깝다”라며 가격을 낮추어 서민들도 즐겨 사용하도록 할 작정이라 한다.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하루종일 시달리고 저녘이면 ‘열대야’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요즘에 조금이라도 시원하고 오싹한 얘기로 독자들의 불쾌지수를 한시나마 낮추려고 비지땀 흘리며 ‘얼음만지는 사람들’을 찾았으나 별소득이 없는 것 같다.

에라, 수돗가에서 시원한 샤워나 한바탕하고 수박 한덩어리 깨 마누라와 나눠먹는 게 제일 뱃속 편한 피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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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보 2004-07-29 11:48:27
"에라이, 이 바보야. 그렇게 쳐 먹었으니 배탈이 나지." 이 말은 하도 날씨가 더워 참지 못하고 냉장고에서 얼린 얼음덩어리를 잔뜩 먹고 배탈을 호소하는 아이에게 던진 말이다.

더워도 너무 덥다. 경기도 바닥을 치고 있고 , 선선히 지갑을 열어 시원한 것 맘대로 사먹을 수도 없는 호주머니 사정. 이것이 더위를 더 참지 못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에라이, 이 바보야. 냉수나 퍼먹고 방콕거쳐 뱅글라데시나 가자"

*방콕 : 방에 콕 쳐박혀
*뱅글라데시 : 뱅글뱅글 방바닥이나 뒹구는 일

더워죽겠다 2004-07-29 11:55:54
덥다. 더워. 진짜 덥다. 더워. 찜통 더위. 더 못참겠다. 아이구 더워. 푹푹 쌂는구만. 아이구 더워 죽겠다. 더워~~~~~~~~~~~~~~~~~~~~~~~~~~

the war 2004-07-29 11:58:31
The War ! The War !

더위와의 전쟁. The War !

백성민 2004-07-30 00:20:07
The War ! The War ! 더위와의 전쟁. The War !

멋진 조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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