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Cs를 바라보는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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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s를 바라보는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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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과연 최선의 대안인가

^^^▲ 브라질 룰라 대통령
ⓒ 브라질 룰라 대통령 웹사이트^^^
한때 나는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에 대해 열광했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보수언론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룰라 대통령이 예상했던 바와는 달리 극단적인 경제조치를 취하지 않고 외채상환에 적극적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빈민출신으로 노동자생활 중 손가락이 절단당한 그가 마침내 대통령이 되었을 때, 거시경제만은 외국자본의 요구를 들어주고 있지만 그가 잘리지 않은 남은 손가락들 서서히 펴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빈익빈 부익부를 낳는 연금개혁을 추진하고, ‘기아제로’라는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어려운 재정여건에서도 빈민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엄청난 외채를 상환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함께 수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는 IMF 관리체제를 겪어본 우리들이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해내고 있다. 밖으로는 남미공동시장을 중심으로 남미의 단결을 외쳐왔고, 결과적으로 미국이 2005년까지 완결하려했던 미주대륙전체를 미국주도의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는 것을 저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의 발길은 그것에 머무르지 않고 너무나 바쁘게 중동과 중국 등으로까지 펼쳐져 특히 중국과의 긴밀한 파트너 쉽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드디어 BRICs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BRICs 라는 말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그리고 중국을 일컷는 말이다. 이들 나라들은 한결같이 인구가 많고,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면서, 최근에 서로 간에 경제적 교류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국가들이다. 모두가 아직은 가난한 국가들이지만 그 잠재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국가들인 것이다.

BRICs라는 단어가 탄생하기에는 브라질에 룰라 대통령이 당선된 후의 최근 1-2년간의 행적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러시아 인도 중국은 그 전부터 경제가 안정되고 성장세를 유지해 왔었지만, 브라질은 룰라 대통령이 당선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이웃의 아르헨티나를 따라서 모라토리움을 선언하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1-2년간의 룰라 대통령의 행적이 결국은 국제사회에 BRICs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고, 그것을 막강한 잠재력을 가진 국가들의 모임으로 보이게 만든 것이다.

2004년 인도의 뭄바이에서 벌어졌던 세계사회포럼에서처럼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아래로 부터의 세계화’이다. 집중화되고 거대화된 국제적 자본의 흐름이 주도하여 세계를 시장체계로 재편해버리는 ‘위로부터의 세계화’에 맞서자는 것이다. 그래서 소위 빈국들, 즉 남반부 국가들끼리의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여 선진국 위주의 세계화와는 다른 세계화, 즉 아래로 부터의 세계화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경제의 화두는 시장과 경쟁력이다. 선진국들이 비열하게 자신의 시장은 닫아 놓은 채 빈국들의 시장개방을 요구하는 불균등 개방을 강요하는데 맞서서, 빈국들끼리의 경제협력을 강화하여 빈국들 사이에 일종의 경제블록을 만들어 보자는 뜻으로 확대해석 할 수도 있다. 오늘날 후진국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는 선진국에 비해 불충분한 경쟁력의 물건들을 팔아줄 시장이 없다는데 있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후진국들 사이의 경제협력이다.

산업화에 늦게 뛰어들었고 그래서 이미 선진 산업 국가들에 비해 기술력은 물론 가격경쟁력마저 떨어지는 그들이다. 그들에게 선진국이 주도하는 IMF가 처방이라면서 강요하는 것은 바로 시장의 개방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은 도태시켜야 한다며 아예 후발개도국의 산업의 씨를 말려버리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후발개도국이 경쟁력과 규모의 경제를 이루려면, 그들의 부족한 상품을 팔아줄 넓은 시장이 필요하다. 지금의 선진국들이 산업화를 이루어 갈 때 필요했던 것과 바로 동일한 조건 말이다.

그것을 이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아래로부터의 세계화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바로 BRICs이다. 네 개의 국가에 불과하지만 그들이 가진 해당지역에서의 영향력과 인구의 규모, 그리고 러시아의 원유와 원천기술력이 효과적으로 합쳐만 진다면 그들은 그들만의 세계화를 이룩할 수도 있는 일이다. 즉 ‘아래로부터의 세계화’이다. 많은 사람들이 염원하던 빈국과 빈국이 서로를 도우며 세계가 함께 잘살게 되는 방법, 바로 그 아래로부터의 세계화가 결코 불가능하지 만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바로 눈앞에 다가와 있는 듯한 그 꿈이 실상은 그리 가깝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바로 나의 커다란 우려이다. 급격히 가까워지며 결속을 다지는 듯이 보이는 BRICs 국가들 사이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패권다툼이 있는 것 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BRICs 국가들이 그들 주변의 보다 약소국가들에게 행하는 또 다른 제국주의적 태도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런 징조들은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미 세계의 곳곳에서 살펴볼 수가 있다.

반세계화를 표방하며 모인 2004년 인도 뭄바이에서의 세계사회포럼에는 비행기를 타고 먼 길을 올 수 있었던 상대적 부국들의 대표들만이 모일 수 있었다. 당장에 밥을 굶고 있는 정말 가난한 국가들이어서, 비행기를 타고 해외원정을 나갈 수 없는 나라들은 소외당한 상대적 부국들만의 잔치였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었다. 소제국주의 국가인 우리나라가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했던 것을 봐도 그들의 모임이 어떤 성격이었던가를 짐작할 수 있다.

BRICs가 성공할 것인지, 과연 또 하나의 새로운 대안 경제블록으로 떠오를 것인지는 아직은 불분명하다. 그러나 진정으로 내가 우려하는 것은 그들 역시 또 하나의 경제적 패권 국가들로 성장하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너무 빠르고 너무 성급한 우려일 수도 있다. 지금은 어떻게든 그들의 단합과 결속을 도와야 할 때이고, 우리도 그들의 흐름에 편승하고 도움을 주어야 할 때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결과로 과연 어떤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날 것인가. 그것이 바로 나의 때 이른 우려이다.

진정한 정의의 실천, 진정한 아래로부터의 세계화.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의 주인이 되고, 자신의 노동을 정당한 대가를 받는 방법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뿐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도 속해 있는 전 지구적인 경제사회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행동하여야 한다. 그것만이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것만이 스스로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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