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치지 말라 하는 사람 나무라는 열린우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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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치지 말라 하는 사람 나무라는 열린우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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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각 정당 중에서 노 대통령이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가장 소망하는 정당은 열린우리당일 것입니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의 성공을 근본적으로 돕는 처신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작금의 탄핵론과 관련하여, 열린우리당과 노무현정부 출범으로 돈벼락을 맞았던 대통령 동업자 부류나 노 대통령에게 자아의 중심을 투영시킨 노사모 부류는 야당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성토하고 있는데, 그것은 대증요법으로 문제를 덮어버리자는 뒤틀린 접근일 뿐입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자녀의 팔이 곪았을 때 파스 붙입니까? 탄핵논쟁의 뿌리가 무엇입니까? 열린우리당은 탄핵론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열린우리당 의석수가 늘어나야 한다고 소리치고 있는데, 지금 탄핵론 말썽이 열린우리당 의석수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까? 어떤 약점 때문입니까?

히딩크의 말에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 자주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팀과 갖는 경기를 통해서 약점이 드러나고 이른 보완해나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약점을 대충 숨기고 얼버무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약점을 철저히 파악하고 강점으로 혁신시켜 나가겠다는 프로그램에 의해 한국팀의 후반체력이 약하다는 것을 정확히 짚어낸 다음, 히딩크 감독은 한동안 왕복달리기 훈련으로 선수들 체력증진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 훈련은 월드컵 현장에서 우리 선수들이 전후반 내내 운동장을 종횡무진으로 뛰어다니게 하는 결과로 나타났지요.

그렇게 단련된 체력이 없었다면 월드컵 4강 신화가 없었을 것이니, 16강 이상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후반전에 기진맥진해지는 체력의 약점은 반드시 보완했어야 할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이 히딩크 체질이라고 했는데, 취임 초반에 인기가 별로 없었다는 점 외에 어떤 공통점이 있기에 그렇게 말했던 것일까요? 히딩크가 짤막하게 언론에 한 마디씩 할 때 히딩크의 말에는 창조적인 경륜과 철학, 때로는 시(詩)가 깃들어 있다고 느끼게 했으나, 노 대통령이 불쑥불쑥 즉흥적으로 표출하는 말은 히딩크의 말과 체질이 매우 달랐습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년 내내 소모적인 절망과 논쟁을 일으켜 왔습니다.

이른 바 ‘막말’이 그렇게 비생산적인 논란을 일으키는 약점이라면, 신중한 성찰로 보완하는 게 현명하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하는 것이 히딩크 스타일 아닙니까?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측은 국민적 지지와 칭찬은 갈구하면서도, 언론 탓만 하면서 지지와 칭찬을 잃게 하는 약점을 보완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한국말을 하는데 청와대 대변인의 통역을 듣지 않으면 아니 되는, 한심하고 짜증나는 일이 줄기차게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노 대통령은 얼마 전 김용옥 교수와 나눈 대담에서, “말씨를 문제 삼지 말라”고 말하며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는 방식을 고집했습니다.

노 대통령이 고요하고 차분한 것은 참지 못하고 시끄러운 것을 즐기는 체질인지, 아니면, 말을 주시하며 말의 고삐를 잡아가는 자기관리를 사춘기 중학생 수준으로 도외시하고 살았기에 막말하는 습성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저급한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바로 노 대통령의 그 ‘말씨’가 탄핵론의 불을 지폈습니다.

선관위가 7시간이나 격론을 벌인 끝에, ‘대통령은 선거법 9조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 규정을 위반했으므로 선거법을 준수해주기를 요청한다’며 노 대통령이 선거법을 지킬 것을 정중하게 촉구했습니다.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겠다고 온 국민들 앞에서 선서한 대통령은,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하며, 정치개혁의 깃발을 힘차게 흔들고 있는 만큼 역대 어떤 정부보다 선거법을 엄격히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 선거개입을 절제할 것이며 중립적인 관리자가 되는 입장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해야 그 선서에 부합되는 상식 아닙니까? 그런 상식에 입각한 말씨로 말했으면 탄핵이라는 극한상황이 초래되었겠습니까?

조순형 대표가 제기한 탄핵론이 참을 수 없는 알레르기를 느끼게 한다면,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을 경우 어떻게 할 거냐,를 계산할 것이 아니라 탄핵론이 소멸되는 길을 선택해야지요.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의 승리를 위해 노 대통령이 직간접적인 노력을 집요하게 기울여오던 끝에 열린우리당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된 분위기인데, 왜 잘 되어가던 밥에 스스로 재를 뿌리는 좌충우돌을 범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조순형 대표의, 선거법을 준수하라는 합리적인 이의제기를 수용하는 말만 제대로 했어도 탄핵론은 순식간에 소멸되었을 것입니다.

남의 탓 하는데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해온 노 대통령과 코드가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인지, 사고를 치고 있는 사람은 나무라지 않고, 사고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을 나무라며 야당 탓을 하는 열린우리당은 탄핵론에 대해 헌정질서파괴행위니 경제와 민생에 불안을 가중시키는 행위니 하며 반발하는데, 참으로 공허하게 들립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십시오. 청와대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경제와 민생 안정에 관심이 있기나 했습니까? 재신임 폭탄선언이나 신당타령으로 헌정질서와 경제와 민생에 중대한 불안을 야기 시키는 행위를 해온 게 누구였습니까?

열린우리당이 헌정질서, 경제, 민생 안정을 간절히 바라고 노 대통령이 지지와 칭찬을 받으며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진정으로 소망한다면, 노 대통령이 논란을 생산하고 있는 약점을 보완하도록 제언해야 합니다. 바로 그 말씨의 약점을 보완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시끄러움이 불타오르게 하는 불씨로 계속 작용할 것이며, 국민적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되며 성공을 이루어 가는데 끊임없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입니다.

노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이 ‘클린’이니 ‘도덕성’이니 ‘개혁성’이니 하는 구호를 부르짖고 있는데, 자기혁신의 토대가 별 볼 일 없으면 그 구호는 권력을 먹기 위한 기만적인 선동일 뿐입니다. 내적인 약점을 철저히 파악하고 강점으로 보완해나가는 자기혁신을 먼저 선택하지 않는다면, ‘클린, 도덕성, 개혁성’이라는 좋은 단어를 타락시킬 뿐입니다. 열린우리당은 연탄재 만지던 손으로 반죽한 수제비가 먹을 만한 음식이 될 수 있다고 속일 작정입니까? 기업의 뭉칫돈도 실컷 먹고 있으면서 희망 돼지저금통 100만 개로 깨끗한 선거를 치렀다고 사기를 치거나, 강간사기 가정파괴범이었던 김대업 씨를 의인으로 둔갑시켜놓고 날조된 테이프로 거짓말 했던 습성이 발동하고 있는 것입니까? 그런 구호를 외치려면 외부의 타인이나 조직을 뜯어고치겠다고 하기 전에, 자기 탓을 먼저 하면서 자기혁신의 토대를 더욱 엄숙하게 정비해야 합니다.

노 대통령의 말씨는 반드시 혁신되어야 합니다. 말씨에 혁신이 있다면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는데 엄청나게 도움이 되면 되었지 추호도 손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선관위의 결정이 있기 전이나 후에, 노 대통령이 말을 할 때, 신중한 성찰과 내실 있는 비전을 충실히 담아왔다면 탄핵정국은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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