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봄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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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봄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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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의 아이들 웃음소리에 봄이 왔음을 느끼는데

"엄마, 아이들이 우리 대니,소심이(강아지 이름)랑 놀러 모두 모였어요."

요즘 아이들은 골목길을 모른다. 우리집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이곳저곳 바쁜 내일과상 집주위의 사람들과 거의 얼굴인사만 나누고 사는 처지이다보니 자연 아이들의 경우도 특별히 서로 시간이 맞아 만나기전에는 서로의 집에 놀러가서 오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피아노를 다닌다든가 학교의 친구들이 약속을 정해서 만나 놀기 전에는 아이들도 서로의 집에 오가는 일이 거의없기는 요즘 누구든 마찬가지라고 본다.

그런데 오늘은 봄이 다가오듯 풀린 날씨 때문인지 마침 나도 오후에 집에 있었고 딸아이가 강아지 두미리를 차례로 산책을 시킨다며 데리고 나가더니 집앞에서 아이들을 만난 모양이다.

재미있는것은 처음 보는 아이들가지 강아지 한번 만져보고 같이 노는게 소원이라며 우리집 계단 앞에 모두 모여있다는 것이다. 우선은 강아지 두마리를 사료먹는것부터 보고 싶다며 딸아이가 뛰어 들어와 사료 한웅큼을 들고 나가더니 한참을 계단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까르륵 까르륵 울려 퍼진다.

서로 서로 나름대로 순서를 정해 강아지들을 데리고 놀수 있는 모양이었다. 한참을 놀더니 급기야 딸아이가 들어오더니 " 엄마, 아이들 데리고 우리집에 들어와 놀면 안될까요?" 하는 것이다. 별로 그런일이 없기도 하였지만 저녁식사때도 다되고 또 한두명도 아니고 대여섯명이나 되다보니 아휴, 웬만하면 밖에서 놀지, 할텐데 나도 무슨바람이 불었는지 나도 모르게 "그래, 들어와서 놀아," 하고 말았다.

말이 떨어지기가 바쁘게 우르르 아이들이 강아지 두마리를 앞세우고 들어오더니 마루바닦에 그야말로 한판 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병원놀이를 하는 모양인데. 강아지 두마리를 여기 저기 진찰하며 서로 역할을 맡아 아주 실감나게들 노는 모습이 너무 진지하기까지 하여 웃음을 참으며 듣고 있는데 그야말로 물만난 고기처럼 아이들은 너무 열심히(?) 병원놀이를 하고 있었다.

두시간여를 아이들을 인솔(?)하여 놀던 딸아이는 아이들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더 놀고 싶어도" 다음주에 또 강아지 보러 와도 되요?" 하며 다짐부터 받는 아이들을 보내고는 한다는 말이 "아휴, 힘들다. 내가 아이들 비위 다 맞추며 놀다보니 너무 힘이 들어서.. "하더니만 벌렁 눕는 것이 아닌가.

우습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해서 한참을 바라보다보며 생각나는 것은 언제부터인지 요즘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 문명의 틀속에서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며 마음을 키워갈 기회조차 앓어버리며 자라는 것 같았다.

강아지랑 놀아보는 게 소원이었다는 아이들은 따라주는 음료수를 맛있게 먹고는 또 놀자며 강아지들과 아쉬운 작별들을 하고 돌아갔다.

하루의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모처럼 아이들에게 제대로 놀 기회를 만들어 준것 같아 내 마음도 내심 흐뭇하였는데, 그렇게 다가오는 새봄과 함께 아이들의 마음도 보이지않게 쑥쑥 자라 삭을 틔우고 잎을 피우는 저마다의 향기로 피어나는 예쁜 꽃과 같이 자라주기를 빌어보았다.

마음의 밭에 뿌려진 아이들의 마음의 씨앗을 가꾸고 키워주는 어른들의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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