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으로 신음하다 자살하는 청소년이 속출하면서 온 나라가 한바탕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 정부와 교육당국 ,경찰등은 대책 마련에 그야말로 정신이 없는 지경이고 청소년단체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하지만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하는지 갖가지 대책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그 그본원인과 뾰족한 치유방법은 겉돌고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은 이미 지난 2005년 당시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정세영 운영위원이 전국 일진 40만 추산을 경고하면서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아이들은 그때부터, 그 이전부터 훨씬 더 많은 고통과 폭력에 노출되어 있었을지 모른다.

도대체 우리 학교가 어떻게 운영되고 관리되고 있길래 아이들이 이렇게 죽어나가고 있을때까지 상황 파악도 못하는 무감각과 무력감을 보이고 있는지 새삼 통탄스러울 정도다.
 

우리나라 공무원 사회는 장관부터 말단 공무원까지 기본적으로 무슨 일이 터져야 평소 거들떠보지도 않던 곳에 예산을 배정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행태가 존재한다. 학교나 교육당국은 무슨 일만 터지면 축소하고 의미를 폄하하여 숨기기에 바쁜 모습을 보이는 공통된 유형을 보인다. 솔직히 우리 정부와 지자체, 교육당국이 청소년에 얼마나 애정을 갖고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보듬어 주려는 진지함을 보였는가.

쏟아지고 있는 여러가지 대책들이 진지하게 고민되어 그 효과를 얻길 바란다. 그러나 우선 우리가 잠시 외면하고 있었던 청소년들과 청소년정책에 근본적인 애정과 지원부터 마련하려는 시선부터 가져야 한다. 그들의 외침을 진정 우리 사회가 포용하고 감싸왔는지 자성과 심기일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우선 전국 곳곳에 위치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도 학교내에서는 할 수 없는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고 아픔을 보듬어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기에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청소년단체와 청소년수련관의 중요성도 새삼 강조되고 재조명되어야 한다. 역할이 한정된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의 적극적 성격 전환과 활동 추동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학교의 결단과 태도다.

우리 사회의 모든 어른들이 청소년의 죽음에 책임이 있지만 가장 자성하고 반성해야 할 곳은 바로 교육당국, 학교다. 교권이 추락되어 학교폭력을 막을 수 없다는 말보다, 요새 아이들은 학교와서 잠만 자고 통제도 안된다는 한탄보다, 학교를 그저 학과목이나 가르치고 가해자나 피해자나 폭력으로 물들어 공포스러운 공간이라면 그런 학교를 우리 청소년들에게 뭐하러 다니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의 답부터 찾아주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