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치단체장인 군수가 상급기관인 광역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초유의 일이 펼쳐진다.
부산 기장군 오규석 군수가 골프장 건설을 허가한 부산시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9일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부산시청 정문광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한 것.
오 군수는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지난해 11월 30일 기장군 만화리 일대에 골프장 결정신청을 원안 가결한 것과 일광면 용천리에 골프장 사업을 위한 사전환경성검토 절차에 들어간 것 등을 문제로 삼고 있다.
기장군 만화리와 용천리에는 각각 9홀과 18홀 규모의 대중골프장이 민간 사업자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이곳에 골프장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결정에 이어 사업시행자 지정, 실시설계 인가(환경영향평가) 등의 과정을 거쳐야하는데, 부산시는 도시계획결정을 위한 법적인 절차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에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추진한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이런 시의 방침에 기장군은 분명한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시청 앞 오 군수의 1인 시위는 기장군이 골프장 건설을 두고 시를 상대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 전체의 도시계획을 검토해 문제가 없으면 주민이나 자치단체가 반대하더라도 이를 결정을 해야 한다"며 "특히 시의 결정에 대해 이견이 있으면 공문 등을 통해 소통하면 되는데 1인 시위까지 나서는 것은 조금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 외에도 기장군은 지난 2010년 7월 오 군수 취임 이후 곳곳에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우선 부산시가 추진 중인 동부산관광단지 골프장 부대시설에 대한 계획 승인에 대한 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을 기장군이 이행하지 않아 부산시가 지난해 8월 직권으로 사업을 승인한 바 있다.
또 기장군으로부터 지원받은 100억원을 환수당한 장안산단 측에서 반환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
이와 함께 오는 2013년 가동될 신고리 3호기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송할 신고리원전~경남 북부지역 간 765㎸ 송전선로 건설공사도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기장군은 민원을 이유로 불허하고 있다.
이에 한전 직원들이 기장군이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송전선로의 철탑설치공사를 허가하지 않는다며 지난 5일부터 기장군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오 군수가 1인 시위를 하는 9일 기장군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묘하게 대비되고 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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