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자네 아직도 무거운 그놈 달고 다니냐?
나는 얼마 전부터 떼놓고 홀가분 다니고 있다네.
요즘같이 에너지 비상시대에 무엇하러 달고 다니나 그래.
내 10년째 코란도 모는 거 자네도 알지 않나.
근데 뒤쪽에 달린 바퀴 단 한번도 써먹은 적 없었거든.
괜히 무거운 거 매달고 다니느라 비싼 기름 얼마나 소비됐겠어.
두어달전에 그 스페어 떼어서 창고에 쳐박아 두었지.
차가 훨 가벼워지고 휘발유도 덜 퍼먹고 쎙쎙 잘도 달린다네.
바로 이거야, 바로 이거!
자네나 나나 우리들 그거 달고 나가봐야
써먹을 곳 어디 있던가 말일쎄.
공연히 비싼 현미밥 먹고 만든 에너지만 낭비할 뿐이지 안그래.
나 요새 말이지 그거 떼내 마누라한테 맡겨두고 집 나오네.
몸도 마음도 훨 가벼워졌지. 암 가벼워지고 말고.
'당신 오늘 어디가서 언년 만났소?' '무슨 짓 했소?'
꼬지꼬지 캐묻던 마누라 의부증도 없어졌다네.
자네도 나처름 해보게나.
그래야 자네 마누라 내게 전화걸어
'자네 만났느냐? 못만났느냐?'캐묻는 버릇 고쳐질거야.
그리고 그럴 일이 있갰냐마는 운좋게 쓸일이라도 생기면
그때 집에 와서 달고 나가면 될꺼 아이가?
하릴도 없이 달고 다녔던 세월이 얼마나 억울한지 몰러.
그래서 떼고 다니는 요즘은 심신이 얼마나 홀가분한지
그냥 신바람나서 "루울루랄라 룰루랄라" 휘파람 분다네.
자네도 부디 빨랑 떼어놓고 다니게나. 같이 휘파람 불자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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