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한 것은 없는법이오"종현 스님 ⓒ 신중균 ^^^ | ||
보면 보일 것이오. 무언의 깨우침
사찰 대성전 후면 벽이 투명유리로 되어 있다. 과감한 변혁(?)을 목격했다. 지금쯤 사찰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2003년 7월 25일 찾았던 남구 문 학동소재 현 예비군 훈련장 바로 밑에 위치한 수미정사에 계신 종현 스님을 다시 찾았다. 대성전후면 투명유리 사이로 보이는 와불열반상이 모셔졌는지 궁금해서다. 스님은 인부들과 함께 면장갑을 끼고 사찰 뒤에서 석탑을 쌓고 계셨다.
"오랜만입니다! 처사님 차 한 잔 하십시다."
투명 유리는 투명하게 보여준다? 부처님 모신 후면 벽이 투명유리
부처님을 모신 대 성전의 뒷 부분 벽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은 그대로 보면 된단다. 자세히 보고 있으면 보인단다. 선답을 하시니 우둔한 인간이 어찌 커다란 뜻을 알리오.
사찰 개원축하 공연을 한단다. 사찰 마당이라고 해야 되나? 하여튼 무대가 만들어지고 연예인들이 오고 신도들이 흥겨운 전자 올겐의 음악에 맞춰 노래를 흥겹게 하고 있었다. 이건 적어도 내가 보기엔 가히 혁명적이다. 사찰에서 노래자랑이라니?
"차나 한 잔 합시다, 처사님과 나 만난 인연을 기억합시다."
상상할 수 없는 스님의 파격적 기행일까? 불교를 모르는 나에겐 상당한 충격이었다. 스님은 빙그레 웃으실 뿐…. "자연 그대로 입니다",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은 법이요" 기억나는 것은 이 몇 마디 뿐. 스님에게 실례가 되더라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시원한 냉수 한 잔을 마신 것처럼 뇌리를 스치는 시원함은 잊을 수가 없다. 확 트인 부처님의 세상인가? 아니, 다가올 세상의 형상일까? 어떠한 표현이 옳을지 모르겠다. 하여튼 대성전 뒷벽이 유리로 투명하다. 밝은 투명한 세상을 열기 위한 바램일까?
스님의 큰 뜻을 이 미물인간은 언제나 이해할 수 있을까. 영원불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진리의 말씀을 듣고, "아니 그래도 어떻게?" 의문을 뒤로 그날은 산을 내려왔다.
얼마 후 나는 스님을 찾아 투명 유리창의 의미를 물어 보게 되었다. 세상의 변화와 자연의 법칙? 고개를 끄덕이는 나는 동행한 친구의 웃음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몰랐다.
TV나 신문 라디오에서 부정한 정치자금문제로 세상이 시끌벅적한 때에 갑자기 생각나는 사찰의 투명유리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젊은 스님의 고정관념 깨기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닌가? 나의 고개가 다시 갸우뚱해진다. 사찰 대 성전 후면 유리창이 투명유리로 되어 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별 말씀이 없으시다. 빙그레 웃으시는 종현 스님,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는 법이고 변하는 세상에서 변하면서 사는 것이 중생이지요.
"사실이네요, 잘 쓰셨어요, 차나 한 잔 하십시다."
정비되고 변해가는 사찰과 스님의 모습에서 무언의 깨우침을 받았다고 할까. 나는 얼마 후 또 이 사찰을 찾을 것이다. 흐르는 세월 속에 변해가는 사찰과 스님의 모습을 그려보며 다시 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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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말하는 기산지를 당췌 모를 기사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