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직후 “소련 놈에게 속지 말고, 미국 놈 믿지 마라, 일본 놈 일어난다.”는 요언이 항간에 널리 퍼진 적이 있다.
이는 한반도 적화를 노리는 스탈린의 음흉한 흉계를 경계함과 동시에 미군정이 한국 실정에 어두워 ‘공산당’까지 허용한데 대한 불신과 의구심, 재기할 수 있는 악착성을 가진 일본에 대한 경계를 촉구한 것으로 1945년 당시까지만 해도 중국대륙은 장개석의 국민당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국본토 적화에 대한 우려 같은 것이 없었을 때에 퍼진 말이다.
구태여 65년 전 요언을 들춰내는 까닭은 이명박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 북한 경유 러시아 가스관 설치문제를 논의한 직후 “2013년부터 3년여에 걸쳐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을 건설해 2017년부터 가스공급을 시작하는 일정에 잠정 합의 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경제성은 물론 남북관계개선에 긍정적 효과를 전제로 가스관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천안함과 연평도문제를 예로 들어 北의 도발위협과 안전성 확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자 러시아 대통령은 “가스관의 북한통과에 따른 위험 요소는 전적으로 러시아가 책임지겠다.”고 장담을 했다는 보도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김일성 6.25남침을 사전에 모의하고 T-34전차와 야크 전투기 등 전쟁준비를 적극 도왔을 뿐만 아니라 공군조종사를 비밀리에 파견 공중전에 참전케 하는 등 불법남침의 공동정범(共同正犯)이라는 사실(史實/事實)을 부인 할 수 없는 소련의 후신이다.
실제로 1945년 8월 17일 북에 진주한 소련군은 8월 24~26일 간에 경원선과 경의선을 차단하고 9월 6일에는 남북 간 전화 및 통신을 완전 폐쇄했는가하면, 8월 말에서 9월초에는 남북 간 우편물을 차단하였다가 1946년 3월 16일 우편물교환이 재개 됐으나 1950년 6월 22일 6.25발발 3일 전에 또 다시 차단 된 채 61년이 흘렀다.
이보다 더 악질적인 처사는 1947년 3월에서 5월 간 연백평야에 용수를 공급하던 구암 저수지 단수(斷水)조치와 정부수립을 위한 5.10선거가 성공리에 치러진지 4일 만인 1948년 5월 14일 해방 당시 발전 시설의 87.6%가 북한에 편재 해 있던 상황에서 해방 후 3년간 공급해 오던 동력을 예고 없이 단전(斷電)하여 산업시설을 올 스톱시켜 남한을 암흑천지 혼란에 빠트린 뼈아픈 역사였다.
이런 前科에 비춰 볼 때 러시아가 대한민국과 국교수립이후 선린우호의 원칙에 입각하여 구 소련이 범한 과오를 반성하고 새로운 관계발전에 힘써왔으며, 한반도 평화유지를 위해 북괴 도발을 적극적으로 만류하고는 싶다 한들 무슨 재주와 능력으로 김정일의 도발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사정을 감안 할 때 러시아의 장담 자체를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이 “임기 중 김정일과 정상 회담을 할 의무는 없다”고 한 발언 역시 곧이곧대로 들리기 보다는 러시아 가스관 북 지역 통과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임기 말에 김정일과 정상회담에 매달리고 있는 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호도하려는 반어법(反語法) 수사로 들리는 것이다.
우리 속언에 “긁어 부스럼”이란 말과 “사서 고생”이란 말이 있다. 북 핵과 화생무기 및 10만 특공대 등 비대칭 전력 요소만으로도 남북 간 안정과 균형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남침전범집단 국제테러 수괴 김정일 일당에게 안정적 외화 공급원은 물론, 대남전략 상 새로운 지렛대 겸 대남도발 꽃놀이패가 될 가스관 건설로 스스로 코를 꿸 이유가 없다.
만약 북이 가스관을 차단하여 에너지 공급에 차질과 혼란을 초래하고 경제적 피해를 강요한다고 했을 때, 해상수송이라는 대체수단과 피해 보상이라는 손실보전책이 있다고 할지라도 우리 국민이 당하게 될 심리적 충격과 정신적 고통은 그 무엇으로도 배상이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서둘렀던 YS의 경수로 사업이나, DJ의 금강산관광사업 실패의 전철을 MB가 밟아야 할 까닭은 없다.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이러한 문제점을 도외시하고 가스관 건설을 구실로 명분 없이 김정일과 정상회담을 서둘러서 추진한다면, 그 의도가 불순한 동기에서 출발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정부가 쓸데없는 정상회담에 몸 달아 할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면, 정상회담 유혹을 뿌리친 대통령으로 기록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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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눈치를 보는 김정일이 언제 마음돌리고 등돌려 우리 기업 망하게 할지?
러시아보다 중국에서 책임진다면 모를까? 러시아,북한 모두 중국 눈치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