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를 위해 99%를 잃어버린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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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를 위해 99%를 잃어버린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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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1%의 어떤 것> 내 멋대로 보기

^^^▲ 1% 어떤 것의 한 장면^^^
인터넷 소설이 드라마,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이젠 흔한 일이 돼버렸다. 하지만 소설을 영상화 할 때 모든 드라마나 영화가 흥행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 보증도 없이 단지 전작의 성공을 바라보고 열심히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진행형….

인터넷 소설의 영화나 드라마 진출은 <엽기적인 그녀>를 필두로 <옥탑방고양이>, <동갑내기과외하기>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온 듯하다. 특히 드라마의 경우 <옥탑방고양이>는 드라마로서는 처음 시도돼 그 여파가 거세게 몰아쳐 스타 탄생과 함께 많은 인기를 누렸다. 그리고 MBC에서 그 흥행에 힘을 얻어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로 <1%의 어떤 것>

주인공 캐스팅서부터 많은 심혈을 기울였던 것 같다. 거기에 일요일 아침드라마로는 홈드라마를 탈피해 사랑이야기를 전면적으로 내세워 귀추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불과 이제 20회 방송을 하고 있는 지금 갈길 잃은 어린양을 보는 듯해 어쩐지 고개가 설레설레 저어진다.

<1%의 어떤 것>을 찾고자 하는 새로운 기획 의도는 사라져 버린 지 오래인 듯하다. 캐릭터가 너무 평이해 만화 속 주인공들 같다. 그저 한편의 순정 만화를 보는 듯한 인물구조와 캐릭터는 드라마 속에서 살아 있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주인공인 김다현(김정화분)과 이재인(강동원)의 캐릭터는 순정 만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들의 모습이다.

단지 <옥탑방고양이(이하 옥고)>에서 나온 주인공 캐릭터를 흉내만 내었을 뿐이다. 여자 주인공인 김다현은 국어선생님으로 평범하지만 당차고 똑똑한 아가씨 하지만 자기 주장이 센 편으로 나온다.

여느 캐릭터와 다른 것이 없다. 옥고에서의 남정은(정다빈)과 비슷하지만 남정은이란 캐릭터는 현실과 그리 멀지 않은 모습에서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김다현이란 주장 강한 여자는 한 남자에게 사랑을 베풀면서 자신의 주장은 없어지고 만다. 물론 사랑하는 이를 위해 그 정도 베풀고 배려 할 수 있는 여성이라면 참으로 멋진 인간이라고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결혼식을 다음주로 하자고 막무가내 때를 써도 그를 받아들인다.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들고 나와도 여지없이 남성에게 무너지고 만다.

남자의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이재인은 자신 멋대로 이고 자기 중심적인 남성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여성을 위해 모든 지 다 해주는 백마 탄 남자로 변신한다. 차라리 이경민(김래원분)처럼 남자다운 척 하지만 누구보다 여리고 생활력이 없는 그런 유약한 남자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이 드라마 속에서는 모든 이들이 완벽에 가까운 배려와 인내를 보여주고 있다. 늘 사랑으로 감싸주며 사랑하고 있는 버터 커플 정형진, 김태하 커플 또한 우리들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인간은 사랑 할 때 가장 아름답다고 말한다. 또한 사랑하면 예뻐지고 잘생겨진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항상 상대를 배려하고 먼저 챙겨준다고 해서 아름답고 예뻐지며 잘생겨진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러하다면 단순한 논리에 불과하다. 옥고의 이경민처럼 때론 질투도 하고 짜증도 내며 괜한 억지도 부리는 모습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의 진정한 모습이다. 그 모든 것을 포괄했을 때 사랑하는 이들이 아름답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일요일날 누구는 한 밤중에 외로이 누워 잠을 청할 때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그 친구는 "울먹이며 나 애인이랑 싸웠어! 야 술 사줘라"라고 말한다면 그것처럼 열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거기에 그 한 밤중에 의리 하나로 그 술시중을 들고났는데, 다시금 언제 그랬냐는 듯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면 억장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

이런 점이 이 드라마 속에서는 실종돼버렸다. 드라마 속 캐릭터는 99%로 무엇인가 채워야 할 듯 보는 이로 하여금 지루함과 유치함을 느끼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을 만들어 낸다. 갈등 없는 세상이 있을까?

순정 만화를 보게 되면 뻔한 스토리지만 거기에도 갈등 그리고 위기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물론 결론은 갈등 해소를 전제로 헤피 엔딩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갈등 없는 헤피 엔딩을 생각해보라. 앙꼬 없는 찐빵이다. 그러나 그런 앙꼬 없는 찐빵 같은 구조를 띤 드라마가 바로 <1%의 어떤 것>이란 드라마다.

19회 결혼 할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는 갈등의 구조를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결혼을 급하게 진행하는 이재인에 청을 아주 간단하게 그 사람이 원하니깐 이라고 말 한 마디에 정리하는 아주 무서운(?) 여자 김다현. 또한 시집살이를 막으려는 엄마 그러나 단호한 김다현의 말 한 마디에 그것 또한 쉽게 풀려 나간다. 그리고 혼수 문제에 있어서도 남의 눈을 의식하는 집안이라 역으로 혼수품은 사절이란다.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탓에 두 개의 이야기가 공존해 시공간을 초월한 느낌까지 받게 했다. 물론 이 점을 두고 신선하다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드라마의 결혼 이야기는 거의 혼수품에서 갈등 구조가 시작되거나 시집살이 문제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생략 한 채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자 했던 것일까?

인간은 갈등과 선택하며 살아가는 동물들이다. 모든 것이 순조로운 인생이 있던가 드라마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정말 신선한 기획을 하고 싶고 색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해도 갈등을 배버린 다는 것은 어쩐지 드라마를 반쪽자리로 만들고 만 결과를 낳은 것 같다.

결국 이 드라마는 <1% 어떤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단지 99% 결핍증세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물론 드라마와 영화가 현실과는 엄연하게 다른 것이라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일부 대단한 아줌마들이 드라마의 결말을 바꾸어 놓는 진기한 현상까지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우리가 옥고를 보면서 열광했던 것은 생각해보자.

옥고는 적어도 우리들의 현실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 속에서 통쾌함과 대변해주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던 친근함에 있었다. 취직을 못해 마늘까기라도 하는 주인공. 겨우 잡은 직장은 정식 직원도 아니지만 그 회사에서 백마탄 왕자를 만난다. 그러나 누구나 열망하는 백마 탄 왕자를 좋아하기보다는 잘 삐지고 일일이 챙겨줘야 하는 삐돌이 이경민을 사랑한다. 이경민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속에서 나오는 폼 잡는 모습이 아닌 진정으로 남자의 모습을 표출해 보였다.

현실과 허구를 적절히 조화해 우리에게 인기를 끌었던 옥고를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무분별하게 드라마를 제작하고 만드는 것은 오히려 좋은 작품 하나를 망가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을 방송국이 알아주길 바란다. 드라마가 글로 남아 있어야 더 좋을 수 있는 작품들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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