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두오모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두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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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두오모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두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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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해후한 연인들, 그들의 냉정과 열정 사이

아오이. 난 너에게 사과하야 해. 그것 때문에 이 편지를 쓰고 있어. 벌써 지난 일이고, 지금 변명 섞인 말은 듣고 싶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꼭 들어주었으면 해.

몰랐어. 여기에 아버지가 왔다는 것도, 아버지가 너에게 말했을 믿겨지지 않는 말들도. 미안해. 젊음과 미숙함을 탓할 생각은 없지만, 나의 바보스러움이 싫어져. 계류 유산이라고 한다고 하더군.

어차피 아기는 구할 수 없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어. 너에게 낙태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감정에 따라 너를 비난하고 매도했었지. 할 말이 없어.

장황하게 써 버렸어. 일본을 떠나, 태어나고 자란 밀라노에서 새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아오이에게, 유쾌하지 않은 일을 떠올리게 만들어서 미안해. 변함없이 자기 맘대로구나. 예전처럼, 너는 그렇게 말하고 한숨을 쉬려나. 그리고서 가만히 옅은 웃음을 띄우겠지.

용서해 달라고는 말하지 않겠어. 사과하고 싶었을 뿐야. 그저 한마디 말해도 된다면, 왜 모든 것을 얘기해 주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그것만은 마음에 걸려. 건강해.

Rosso 9장 편지 발췌 -쥰세이 편지

^^^▲ 냉정과 열정사이^^^
첫사랑만큼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사랑이 있을까. 사랑하고 이별하는 게 다 그렇다고들 하겠지만 평생 지울 수 없는 사랑이 기억 속에 10년을 넘게 맴도는 연인이 있다.

쥰세이와 아오이. 어린 시절 사랑을 속삭이며 영원한 사랑과 함께 평생을 같이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그들. 하지만 이별은 때 아닌 비를 만난 것처럼 그들의 마음 속에 못다한 아쉬움과 열정을 남긴다.

과거와 현재에 혼돈 속에 서 있는 도시 밀라노. 화려한 패션의 거리로 불려지고 있는 밀라노, 그 곳에서 아오이는 자신의 지울 수 없는 과거와 미래에서 혼란스러워하며 살아간다.

풍요로운 생활 속에 새 연인인 완벽하고 자상한 마틴과의 사랑은 아오이에게 늘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하지만 어쩐지 불안한 일상의 연속일뿐이다. 밀라노처럼 그녀도 과거와 현재에 혼란 속에 서있다.

쥰세이와의 잊을 수 없는 사랑을 그리워하고 또 한편으로는 새 연인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끼면서 말이다.

시간이 멈춰 버린 피렌체. 과거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간직한 거대한 박물관을 연상시키는 피렌체, 그 도시에서 쥰세이는 중세 회화 그림 복원사로 일하며 살아간다.

그의 새 연인인 매미를 사랑하지만 잊을 수 없는 단 하나의 아오이를 그리워한다. 과거의 그림들을 복원시키며 하나 하나 퍼즐을 끼워 맞추듯 아오이 그녀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끊임없이 아오이를 그림 속에 복원시킨다.

10년 전의 약속 피렌체 두오모. 스치듯 지나쳐 버린 쥰세이와 아오이의 약속. 그렇지만 그들 모두 그 약속을 잊지 않고 서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피렌체 두오모를 찾는다.

서로 약속을 잊을 거라 생각했던 그들은 뜻밖에 만남에 흔들리고 다시 옛 열정을 되새기며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지나가버린 시간의 길이만큼 그들은 열정은 짧을 수밖에 없었고 열정이 식어버린 그 자리에 냉정함이 찾아왔다. 이들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만남 그 후의 일은 독자의 상상력에 맡기듯 해피 엔딩의 모호함을 남긴 채 끝이 난다.

이 소설은 사랑을 바라보는 각각 남자와 여자의 시선에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 서로 그리워 하며 잊지 못하며 10년의 세월을 보낸다는 것은 그들의 공통점이지자 세상 모든 연인들의 공통점이 아닐까?

과거와 현실에서 방황하는 아오이나 그림을 통해 영원히 아오이를 보려했던 쥰세이 모두 그들은 옛 사랑을 그리워 하고 아직까지도 사랑하고 있던 것이다.

작가는 애당초 이 작품을 서로가 연애하듯 서로 서신으로 주고받으며 써내려갔다고 한다.

사랑, 이별, 만남을 통해 그들이 진정으로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그건 아마도 사랑의 속삼임이 때론 달콤하고 때론 속박이듯 이들의 철없는 사랑은 그 모든 것을 포용하지 못했던 지난날의 과오. 즉 그들의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어떠한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반문을 하고 있다.

늦가을 사랑을 그리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혹은 연인들이 한 번쯤 사랑에 지쳐 있을 때 이 소설을 접해보길 권유한다.

사랑은 언제나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자 인생의 윤활제가 아닌가. 지독한 이 사랑에 동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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