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존재한다 5
스크롤 이동 상태바
생각하며 존재한다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결혼 살아보고 해라

 어쩌다가 이렇게 변했는지 모르겠다. 나 혼자 사는 싱글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사람들이 제 홀로 사는 것을 너무 좋아하고 있다. 그것을 나무랄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러나 참으로 불행한 일들이 생긴다. 이승에서 사는 동안은 그럭저럭 살았지만, 세상을 떠나는 날이 너무나 슬프다. 그 이유는 이제 마지막으로 이승을 이별하는 날인데, 아무도 울어주지 않는 장례식을 치른다. 세상에 이보다 더 슬픈 일은 없다.

 

떠돌이 부랑자. 연고가 없는 사람. 노숙자들이 어렵게 살다가 이승을 떠나며 저승으로 가는데, 누구라도 한 사람은 슬퍼하고, 기도를 해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아무도 그 일을 해주지 않는 장례식이 늘어나고 있다. 왜 그럴까요. 잘 모르겠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이승에서 혼자 살기를 고집한 것이 그렇게 되었지만 너무 불쌍하다.

 

전년도에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혼으로 배우자 없이 사는 남여가구주가 약 127만 가구로 40% 이상이나 늘었다. 배우자가 사별했거나 이혼 후에 재혼하지 않고 사는 '싱글 가구'도 33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19%나 된다.

 

배우자 없이 혼자 살거나 자식을 혼자 키우는 사람 가운데는 수입이 안정된 화려한 싱글도 있지만 대부분은 가난한 싱글들이다. 특히 엄마 혼자 자식을 키우는 ‘싱글 맘’ 가운데는 특별한 기술이나 전문성이 없이, 늦은 나이에 생업에 뛰어든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고 있다. 이 중에 특히 가난한 싱글들은 고시원. 쪽방. 반지하방을 전전하면서 살고, 자기 몸이 아파도 돌봐줄 가족이 없어서, 외롭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복지 혜택에서도 늘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혼자 버티고 있는 이들에게 복지혜택마저 충분치 못하다면, 실직. 질병 같은 위기가 닥쳤을 때, 매우 어려운 상태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아예 결혼을 하지 않거나, 살다가 이혼하여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추세는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면서, 겪어야 하는 가슴앓이가 아닌가 생각된다.

 

살아보고 결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오래 전에 캐나다로 이민을 갔던 친구에게서 매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외국에서 오래 살다가 귀국한 친구가 살면서 겪었던 여러 가지 말끝에 ‘살아보고 결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결혼’이라는 말을 했다. 그 이유는 이혼할 염려가 없고, 결혼 비용을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되어서, 경제적으로 매우 유리하다는 것이다. 수긍이 가는 점도 있지만 매우 놀라웠다.

 

한국의 가부장제적인 사회에서 성장하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그런 말을 들으면 거부감부터 생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러한 말을 하면 무슨 기인취급을 받기가 십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사회도 그렇게 변하고 있어서, 그 친구의 말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걱정이 된다. 자유를 추구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살든 간섭할 이유가 없지만, 살아가는 긴 여정 속에서 보면 청춘기와 노년기가 다르다. 설령 청춘기에 혼자서 즐겁게, 편하게 살았다고 해서, 노년기 역시 그렇게 살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는 편의형(convenience)의 동거관계가 늘고 있다. 편의형 동거라는 말은 한 쪽이 베푸는 입장이고, 상대방은 그 반대가 되어서,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로 상호이익이 되어서, 이러한 유형의 동거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 유형의 동거는 남성에게는 성적 만족과 가사노동을 얻게 하고, 여성은 애정을 주고받으며 가정관리를 하게 된다. 하지만 만족도에 따라서 속으로는 법적 결혼을 원하지만, 억제하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을 하려는 부류이다.

 

다시 말해 살아보고 결혼하자는 것이다. 상대의 성격과 장단점을 파악해 보고 좋으면 결혼하고, 싫어서 헤어지면 그만이라는 유형이다. 이들은 어떻게 보면 실속파로 보이지만 우리사회에서는 잘못하면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이러한 부류가 오래 전부터 있었던 나라들은 유럽이나 서방국가이지만 우리나라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결혼을 하지 않은 처녀가 애를 낳으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

 

‘딩크족’이란 맞벌이를 하며 자식이 없는 부부를 말한다.

 

이러한 부류가 급격히 늘어서 무시할 수 없는 특수집단이 되고 있다. 이들은 부모의 보호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방편으로 동거하는 사람들이다. 매우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전통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동거함으로써, 해방감을 누리려는 사람들이다.

 

반면에 통크족(Tow only no kids)은 자녀에게 부양 받기를 거부하고 노부부끼리 독립적인 삶을 일궈 가는 노인들이다. 노년기에 전통적인 거주범주인 자녀와의 동거를 마다하고, 노부부끼리 따로 거주형태를 형성하여 독립적인 생활을 즐기는 가족형태이다.

 

이러한 딩크족이나 통크족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우리사회가 점점 더 핵가족화 되고 있다. 또한 이기주의가 팽배되면서, 가족문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겨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가부장제도하의 가족문화가 아주 다르게 변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서 젊은이들의 결혼관도 크게 변하고 있다.

 

부모들 역시 노후를 생각해서 자녀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으려고 하고, 자녀들도 그러한 것을 당연시하려는 입장이 되고 있다. 유럽이나 서구의 문명국가들은 그러한 추세를 자리 잡은 지가 오래되지만, 우리는 아직도 자녀에게 모든 것을 준 부모의 노후가 문제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자녀들의 주거마련과 결혼비용을 부모에게 의존하는 비율이 64%가 된다.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는 것이 젊은이들의 자립심을 길러주고, 노인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된다. 결혼 관행문제도 남만큼 잘 치러야 한다는 생각과 사회지도층의 과시적인 결혼 행태가 더욱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결혼이란 적절한 연령에 도달한 남녀가 자유로운 이성교제를 통해서 애정과 신뢰를 확인하고 자유의사에 의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결혼이 전통사회에서는 일정한 연령에 이르면, 의무적인 것처럼 결혼을 해야 한다는 통과의례로서 존재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변화되고 있다.

 

우리가 당연시 해왔던 수많은 사회제도와 구조가 급격한 변화 흐름에 따라 선택의 개념이 바뀌고 있어서, 가족제도와 결혼 역시 그렇게 변하고 있다. 그와 같은 추세 때문에 잘못된 판단으로 결혼을 안 하거나, 결혼을 하고서도 이혼을 하여 서 문제가 된다.

 

결혼을 하면서 너무 많은 조건을 따지는 것도 더욱 이혼율을 높인다. 

 

완벽한 조건을 고르려고 하고, 사랑하다가 싫어지는 것을 참지 못해서 헤어진다. 경제적으로 안정을 얻기 위해서 결혼을 했지만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동반자와 자녀를 갖기 위해서, 사회적 기대 때문 등 여러 가지 이유에서 결혼을 하지만, 그 만족도 여하로 이혼을 하는 추세로 변했다.

 

그런 이유로 독신자도 생겨나고, 마음만 먹으면 결혼하지 않고서도 아이를 양육할 수도 있어서, 독신자와 이혼 남녀가 증가한다. 그래서 점점 더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도 까다롭게 변하고 다양해졌다. 반면에 기성세대들은 아직까지도 매우 보수적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좀 더 현실적이고, 실리적으로 변해 가고 있다. 부모가 아무리 말려도 본인이 원하면 자기주장을 펴고 결혼을 강행한다.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생각하다가 먼 장래를 보지 못하고,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지 못해서, 나중에 후회가 되면 바로 헤어진다.

 

사회학자 스티넷(Stinett)은 배우자를 현명하게 고르는 방법으로 자기 자신과 상대방을 잘 알아야 하고, 두 사람의 관계가 타인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야 하며, 서로의 일치성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은 반드시 사랑의 지속성이 유지될 것이지를 확인해야 한다.

 

부부간의 권력불균형은 남녀 간의 성 차이, 성장배경, 교육정도, 성격차이 같은 것이 지배한다. 부부의 지배관계도 남편지배형, 부인지배형, 협동형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가부장제도로 인한 남편지배형이 더 많다. 부부가 다투는 것도 한쪽으로 치우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것들이 혼자 살도록 하는 요인들이 되고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독신주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남편 혼자서 매사를 상의 없이 결정하고,

 

부인의 의사를 무시하며 살거나, 자기 부모는 위하면서 상대 쪽 부모는 멸시하는 것 같은 것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이혼을 하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부부가 결혼 후에 행복한 삶을 살려고 하면 사랑과 타협, 그리고 양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결혼은 어느 한쪽의 지배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대등한 관계의 사랑과 협력이다. 부부가 싸우지 않을 수는 없지만 건강한 싸움을 해야 한다. 진짜 싸울만한 가치가 있을 때 싸우고, 다툰 후에도 상처가 곪아터지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싸우는 동안에도 사랑하며 싸우는 것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오게 된다.

 

그래서 ‘살아보고 결혼하라'는 말이 더 설득력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상대방을 잘 알고 결혼을 해야 된다는 뜻이다. 남들보다 결혼을 잘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상대방의 기준에 맞게 결혼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행복한 결혼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정부의 적절한 시책도 필요하다. ‘정부가 1인 가구’ ‘싱글맘’ ‘싱글대디’ 계층을 지원하는 데 더 섬세한 배려가 있어야 하겠다.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젊은이들에게는 그러한 마음을 바꾸게 하는 정부의 특별한 정책들이 필요하다.

 

노인들에게는 덴마크나 일본처럼 1인 가구들이 편리하게 지낼 수 있는 욕실과 부엌. 세탁실 등을 같이 사용하면서도, 작지만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고, 같은 처지의 이웃들과 함께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는 주거형태(co-housing)’를 개발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