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들 일본 타격 모의 [시대극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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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마'들 일본 타격 모의 [시대극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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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식'이의 재테크 두뇌와 대담한 계획

(전회 마지막 부분)


 

재선: (무대로 급히 등단하며) 형님, 빨리 어머님과 헤어지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쪽 서문시장 쪽에 수상한 사람들이 나타났다고 소희가 알려 왔습니다.
구식: 알았다, 어머님 어서 집으로 돌아가세요, 제 걱정은 하지마시고---, (포옹을 하고 난 후 급히 재선이와 퇴장한다)

막이 내려간다


[시대극4]

제 3막 1장

장소 - 소희네 집 부근에 있는 대동한약상 민규호(국희의 부친)씨 소유 한약재 창고, 소희네 집 부근에 있음
때 - 조양회관 앞에서 구식이 모자가 상봉한 후, 8-9개월이 지난 즈음
무대 - 한약 창고 안에 구식이는 한쪽을 사무실로 꾸며 공부방 겸 연락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칠판이 걸려 있고, 큰 지도가 벽에 붙어 있다. 책장에 책이 가득하고 신문들이 책상위에 널려 있으며, 권투 연습 백이 대들보 철근에서 밑으로 걸려있고 한 쪽 벽에 전화기가 걸려 있다.

 


구식이가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데 임용이가 각설이패 복장으로 들어오고 뒤 따라 양장을 한 채란이가 들어온다.


임용: ‘어 시굴 시굴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구식: (용이 모습을 보고 웃으며) 그래, 용이 왔구나. 동냥벌이는 좀 했느냐.
임용: 행님, 오늘 수입은 동냥 대신 채란이를 낚아 왔습니다요. 헤헤--.


채란이는 어린 기생으로 영특하고, 구식이 집에 드나들며 구식이를 친 오라비처럼 따르고 있는 총명한 애다. 최근에 국희 때문 질투심으로 다소 마음이 아프다.


채란: 오빠 내 생각 많이 했지예.
구식: (웃으며) 채란아, 자나 깨나 니 생각, 온통 니 생각뿐이었다 됐느냐. (구식은 정색으로) 어머니를 자주 찾아보았겠지.
채란: 그렇잖아도 내가 오빠 방에서 기거한답니다. 오빠 냄새에 젖은 이불을 덮고 달콤한 꿈을 꾸면서요. 헤헤---, 그런데 어머님이 요즘 부쩍 수심에 쌓여 있는 듯해요.


언젠가 어머니와 상면 시 너무 심기를 괴롭힌 것을 구식은 후회한다.


구식: 채란아, 니도 기방 생활을 거만 둘 때도 되었는데 그래.
채란: 오빠가 나를 여자로 보지 않는 데 왜요. 나한테 반한 남자들이 수두룩 빽빽하게 찾아오는 춘앵각(요리집)을 내가 미쳤다고 떠나요.
구식: 또 터집이야--.
채란: 사실은 어머니에게 당분간만 나가기로---, 오빠 그런데 며칠 전 악질 큰 메케다가 춘앵각에 왔었어요, 경성에서 내려 온 높은 분과 대구 주재 일본 헌병대장 그리고 도경찰국장과 함께요, 다른 방에서는 야쿠자 같은 메카다 꼬봉들도 들었었구요.

구식: 그래
채란: 처음 대장들 자리에 언니들과 함께 들어갔는데, 술을 몇 순배 돌린 후 자기들끼리 무슨 금괴가 어쩌고저쩌고 하며 소곤소곤 하더니, 우리더러 잠깐 자리를 비우라 카데요. 그래서 무슨 꿍꿍인가 싶어 그 방을 나오는 길로 똘만이들 방에 들어가 그 중 우두머리일성 싶은 놈 옆에 차고 들어가 어울렸어요.

구식: 분명히 금에 대한 얘기였어
채란: 내가 누구에요, 그들에게 술을 정성껏 한 잔씩 권하고 나서 ‘아유 이제 내가 정열의 불꽃이 튀는 용광로에 날아 온 것 같이 몸이 달아오르네’ 하고 애교를 띠우니 대장 쯤 되는 옆의 놈이 나의 손을 잡더니, 높은 자리에 있고 돈만 많으면 무엇해 몸통 중앙청이 튼튼해야지 하며 장중을 훑어보는 거에요.

모두가 웃는다

구식: 그래서
채란: 내가 그 놈보고 ‘삼촌, 한 가지 물어볼께요, 요즘 방물장수가 찾아와 금붙이가 있으면 팔아라고 어떻게나 닥달을 하는지 귀찮아 죽겠어요’ 하고는 슬며시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금패물이 좀 있는데 팔가 말까 하다가 그냥 돌려보냈다’고 했지요, (모두 채란을 주목한다)

그런 후 ‘삼촌, 요즘 금시세가 얼마나 되는지 알면 좀 가르쳐 주세요’ 하고 물었지요. 그랬더니 ‘아니 니가 금붙이가 있다고--’ 하기에 ‘어린 기생이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고요’ 하고 톡 쏘았지요.

그랬더니 그놈은 내 손에 꼭 힘을 주며 하는 말이 ‘방물장수가 한 돈에 얼마나 주겠다고 하더냐’고 묻길래 ‘15원 50전 준다고 합디다’ 하고 방물장수에게 들은 대로 말했지요. 그랬더니 그놈은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하더니, ‘자기에게 팔면 한 돈에 18원을 주겠다’고 하지 않겠어요.

---방물장수란 원래, 노파들이 행상(行商)을 하였다고 해서 아파(牙婆)라고도 한다. 방물장수의 기원은 삼국시대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들은 여염집 여인들에게 세상 물정이나 세상 잡사를 전해주는 정보 매체 구실도 하였으며, 특수한 심부름을 하여 주는 중개자, 총각 처녀의 매파 구실도 하였다. 이런 방물장수가 30년대 후반의 금 투기가 일자 일선 가정들에서 금 매입을 담당하게 되었다.--

구식: 그랬더니--,
채란: ‘며칠 내로 몽땅 현금으로 사겠다고’고 하며 ‘절대로 다른데 팔지 말라’고 신신 당부 하데요. 그래서 ‘똘만이 주제에 무슨 돈이 있느냐 하고 약을 올렸지요. 그래도 ‘자기가 꼭 산다’ 하며 장담하데요. 오빠, 그 똘만이 눈치를 본께로 수일 내로 돈을 싸들고 나를 찾아 올끼 분명해요.

구식: 채란아 정말 잘했다.
채란: 오빠 (손가락을 내밀며) 이 금가락지 하나 밖에 없는데---, 우짜고 예,
구식: (채란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큰 메가다 일행 좌석에는 또 들어갔었나.
채란: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어머니 집으로 바로 퇴근했어예.


이 때 임용이 끼어들다.


임용: 형님 방물장수가 들어가는 집을 알아본께로 잡화상 김 몽달이 집인데 들락날락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이데요.
구식: 그럼 몽달이의 거동은
임용: 뒤를 쫄쫄 따라 가보니, 불종거리에 있는 도쿄물산이란 간판이 붙은 집으로 보따리를 들고 들어가더니 한 두어 시간 있다가 빈손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 뿐이 아입디더, 또 몽달이와 비슷비슷한 사람들이 꼬랭이를 물고 들락그립디다.

구식: 그래. 도쿄물산은 메가다의 여러 회사 중에 한 사무실이지.
임용: 그 쪽발이가 무슨 일을 꾸미는 긴가요.


이 때 재선이도 들어왔다. 심상찮은 얘기가 오가는 것을 보고 뒤편의 의자를 당겨 조용히 앉았다.


--식민지 조선 사회에서 시중경제의 한 단면을 살펴보면,
우리민족은 정상적인 노력으로 돈을 모으기에 어려워 눈을 돌릴 곳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차 우리 조선 사회에 일제 식민지 정책에서 파생된 후유증으로, 투기 열풍이 일었는데 20년대에는 미두장 투기열풍이 그리고 30년대에는 금광 열풍이 휘몰아쳤다.


구식: (채란이 앞으로 다가가서)

 

 

 

[시대극5]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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