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 구식'이 일본경찰에 쫒기다 [시대극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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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마 구식'이 일본경찰에 쫒기다 [시대극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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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구식이 기생출신 어머니에 대한 사모곡

(지난회 마지막부분)

떡 팔이 소녀 소희가 바구니를 든 채,

소희. 언니! 요전에도 저치들이 어떤 언니에게 해코지 하는 것을보았어요. 조양화관회관으로 들어가 저오빠를 대리고 왔어요.

구식. 저는 장구식입니다.

국희. 민국희 입니다. 너무 고머워요..


장내 불이 꺼지며 희미해진다. 소복을 한 처녀들 너 댓이 무대 한 편으로 나와서 ‘울밑에선 봉선화’(?)를 합창한다. 불이 꺼지며 사라진다.



ⓒ 뉴스타운

[시대극3] 일 경찰에 쫒기는 '야생마' 구식이


제 2막


장소 - 달성공원 건너편 조양회관 앞 정원
때 - 메가다가 봉변을 당한 후 한 달 쯤 지나서
무대 - 조명이 밝아오자, 품위가 있어 보이는 두루마기를 입은 한 4-50대 부인이 조양희관 정문 쪽을 살피며 서성거린다. 이 때 당꾸쓰봉(발목이 잘록 한 기마복 바지)을 입은 인상이 고약한 사람이 부인에게 다가온다. 그의 뒤를 살금살금 따라 오던 소희는 어떤 입간판 뒤로 몸을 숨긴다.



고주임: 오--, 퇴기 할망구 여기서 보는구만, 구식이 놈을 기다리고 있다 데스까.

모친: 조선사람인 니가 어찌 같은 민족 같은 형제를 이렇게도 못 잡아먹어 발광하는가.

고주임: 그래, 말 한번 잘했다 다래, 나는 어릴 때 양반 댁 행랑채에 살면서 머리가 뽀야케 신 우리 아배가 세 살 백이 꼬마를 보고 되련님 되련님하고 굽실그리는 꼴을 보고 자란 놈이야, 무어 조선의 피라고, 한 동족이라고, 이 할망구야, 조선 소리만 들어도 이가 갈린다 이가 갈려.

모친: 화적 같은 이놈아, 나도 니놈과 똑 같은 기생출신으로 쌍것이 분명한데, 왜 늙은 기생이니, 퇴기니 하며, 못살게 구는 거냐.

고주임: 그 말 한 번 잘 했다. 니나 내나 같은 천민의 집안에 태어나 아무리 살려고 발버둥 쳐도 굶기를 밥 묵 듯 했고, 희망이라고는 귀 떨어진 싸래기 만큼도 없는 세월을 한숨으로 살아왔지 않았느냐, 이런 우리를 살맛나게 해준기 누구냐 그 말이다. 바로 ‘아미다라스 오미가미’의 대 일본제국 이다 그 말이야--,

모친: 니놈은 니를 낳아 준 조상도 모르는 짐승과 다른기 없군.

고주임: 내말 듣기나 해라, 이 할망구야, 그래서 나는 일본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할망구 니가 구식이가 숨어있는 곳을 가르쳐주면, 잘 처리하여 쉽게 풀어 줄끼니께 협조해 달란 말이야.

모친: 이 똥개 같은 놈아, 구식이는 일본 놈이 순결한 조선소녀를 짓밟아 노리개로 삼으려는 못된 수작질을 보고 손찌검을 한 것이다, 그런대도 그 애를 잡아 죄인으로 옭아매려고 발악하다니---,

고주임: 기생 년이 말솜씨는 있구먼,

모친: 이 불한당아, 니는 소위 경찰로서 본연의 직분은 뒷전이고, 개다소리 요란한 메카다의 꼬리치는 개가 되어 있다 그 말이다. ,

고주임: 저년이--.

모친: 니 행동은 니들이 하늘 같이 모시는 천황에 대한 불경이다, 안 그러냐. (이 소리를 듣자 고주임은 다소 움추려 든다)


고주임은 회중시계를 꺼내 보더니


고주임: 급한 회의가 있어 오늘은 거만 간다. 구식이는 내 손으로 꼭 붙들 것이다. 그리 알라.


이런 광경을 저 쪽 간판 뒤에서 보고 있던 소희는 재빨리 사라지더니 구식이와 국희와 함께 등장한다. 구식이는 모자를 쓰고 턱에는 수염을 달았고, 너들 한 한복을 걸쳐 농사꾼처럼 변장하고 있다.


구식: (어머니를 덥석 안고) 어머니--,

모친: 그래, 어디에서 숨어 있었니, 밥이나 제 때 먹는지 모르겠다.

구식: 소희 집에서 잘 있으니 염려하지 말아요.

국희: (모친 곁으로 다가서며)어머니, 국희입니다. 다 저 때문에--.

모친: 그 무슨 소리--, 니가 민 선생의 외동딸이니, 이렇게 옥 같이 잘 다듬어진 소녀인줄은 미처 몰랐다.

소희: 어머니 저는 소희라 케요.

모친: 니가 인절미 장수 소희란 말인가, 몸이 불편하다는 어머니는 요즘 어떠시냐.

소희: 지금 동산병원에 있어요. 국희언니는 살아있는 천사와 다름없습니다. 요즘 나는 요, 국희 언니와 구식이 오빠 때문에 살아가는 재미가 너무 좋고 신바람 난답니다.

구식: 어머니 소희가 어떻게나 영특한지--

소희: 괜히 비행기 태우시네, 어머니 사실은 요즘 내가 구식이 오빠와 국희 언니한테는 사막의 오아시스랍니다. 나 없이는 못살거든요.

모친: 그래

소희: 어머니 오빠가 계속하여 일본 놈에게 쫒기면 좋겠어요. 그래야 내가 할 일이 계속 있지 않겠어요. 헤헤헤----, 다 농담이에요


이때 재선이와 임용이가 들어온다. 재선이는 학교 1 학년 후배이고, 임용이는 같은 권투도장에서 사귄 후배다. 둘 다 고향이 합천이고 셋은 형제의 의를 맺었다.


재선, 임용: 어머니 안녕하십니까. 그리고 국희씨도--, 소희야 반갑다.

모친: 그래 그래 모두 반갑다.

구식: 어떻게 됐나.

재선: 도경에 전화를 걸어 고주임을 찾았더니 마침 전화를 받습디다. 나는 작은 메카다 시다바리인데요, 지금 구식이가 대구역 대합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고 했지요. 지금 쯤 대구역으로 출동하고 있을 것입니다.

임용: 우리가 사방을 지키고 있겠심더. 국희씨도 소희와 함께 망보러 가요.

모친: (재선이와 임용을 보고) 그래 너희들이 할 짓이 아니다. (모두 어머니께 인사를 하고 사라진다)

구식: 어머니 단 한 번도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지 못하고--,

모친: 이 어미가 기생 출신이란 것을 못된 메카다가 때문에 결국 니가 알게 되었겠지--.

구식: 벌써 알고 있었어요.

모친: 이미 알았다고.


구식: 어머니, ‘기생’, ‘기생’ 이 한마디를 나의 귀에 들려주지 않으려고 얼마나 가슴을 조이며 살아오셨습니까. (어머니게 다가가 포옹하며) 어머니! 공자는 형벌의 죄목이 삼천 가지가 되나, 그 중 불효보다 더 큰 죄는 없다고 가르쳤습니다.(어머니에게 포옹을 풀고 무대 한 복판에 나오면서),


문둥병에 걸린 내 어머니를 다른 사람의 어머니와 절대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자식 된 도리가 아니겠니까 (다시 어머니에게 다가간다)


모친: 이 어미가 너를 볼 면목이 없구나.

구식: 어머니, 그 보다 저는 지금까지 우리 조선나라가 백성의 어머니와 같다고 생각하며 살아 왔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슬픈 과거를 알고부터 세상을 보는 제 눈은 달라졌습니다.

위정자들은 우리 민족을 양반과 상놈으로 갈라놓고 상놈은 대를 이어 가난과 굴욕으로 살아야 하고, 양반은 상놈의 주인이 되어, 자손 대대로 호강을 누리며 살아오게 법도를 만들었지요.

이런대도 내가 눈이 멀었든지, 이 나라를 모든 백성의 어머니라고 생각 해온 것이 너무나 부끄럽고 억울합니다. 이제 우리 조선이 이 백성의 어머니가 아니란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어머니의 얼굴을 양 손으로 어루만지며)

왜, 왜 이처럼 착한 내 어머니를 이 나라가 기생으로 만들었는지 정말 분하고 저주스럽습니다. 내가 기어코 이 세상을 바꾸어 놓고 말겠습니다. 어머니---.


모친: 예야 무슨 그런 허황된 소리를--.

구식: 양반, 고관대작, 왕족들은 그들만을 위해 높은 담장을 쌓아놓고, 담장 밖에 있는 백성의 피를 빨고 살을 뜯어먹으며 배때지에 살을 찌워 오지 아니 하였습니까. 그렇게 짓밟혀 온 백성 중에서도 가장 천대 받는 기생의 한사람이 바로 내 어머님이었다는 것을 지금까지 모르고 살아온 이 불효자를 어찌 하늘인들 용서를 하겠습니까.


이 때 모친은 달려 나와 구식이 앞에 꿇어 구식이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모친: 구식아! 아니다, 아니다, 니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다. 니가 밟고 있는 이 땅은 우리의 조상이 대대로 뼈를 묻어 온 내 땅이요, 이 맑은 공기는 반만년의 긴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이 마시며 숨 쉬워 왔다.

저 팔공산 위의 푸른 하늘을 보라, 저 공간 속에 우리는 민족의 미래를 위한 무지개 꿈을 그리며 살아오지 않았느냐. 이 삼천리강토는 바로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위대한 어머니가 아니고 그 무엇이란 말인가, 구식아----,


잠시 불이 어두워지더니, 수호천사이듯 한 소복의 소녀들이 무대에 등단하여 조국의 찬가(?)를 합창하자 다른 한 무리가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난 후 퇴장한다. 불이 밝아지며.


재선: (무대로 급히 등단하며) 형님, 빨리 어머님과 헤어지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쪽 서문시장 쪽에 수상한 사람들이 나타났다고 소희가 알려 왔습니다.

구식: 알았다, 어머님 어서 집으로 돌아가세요, 제 걱정은 하지마시고---, (포옹을 하고 난 후 급히 재선이와 퇴장한다)


막이 내려간다


다음 [시대극4]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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