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 "짐이 요사이 기운이 없고 밤이 무섭도다“
눈치 빠른 이조판서는 강원목사에게 급히 파발을 띄웠다. "임금님이 기력이 쇠 하시니 해구신 2개를 구해서 한 달이내로 보내라!"
머리통에 쥐가 난 강원목사, 양양군수에게, "임금님이 기력이 허 하시니 해구신 3개를 구해서 20일 이내로 보내라!"
엉덩이에 불이 붙은 양양군수, 속초현감에게, "임금님이 기력이 쇠 하시니 해구신 4개를 구해서 15일 이내로 보내라!"
발등에 벼락이 떨어진 속초현감은 물개잡이 어부를 불렀다. "임금님이 기력이 허 하시니 물개를 잡아서 해구신 5개를 10일 이내로 가져오라!"
당시는 겨울 속초항은 자주 얼었다. 언 바다에 나가본 해골을 싸매고 누웠다. 문병을 온 어부친구가 귓속말로 속닥속닥. 어부는 금방 화색이 돌더니 벌떡 일어나 당장 실행에 옮겼다.
어부는 5개를 구하여 하나는 금박지에 싸고 나머지 4개는 은박지에 싸 현감에게 올렸다. "바다가 얼어붙어 해구는 한 마리만 잡았습니다. 나머지 4개는 개구신 입니다"
속초현감은 어부에게 후사하고 금박과 은박에 싼 것들을 풀어서 비교해 보니 전혀 다른 게 없다. 진짜라는 금박에 싼 것은 지가 처먹고 나머지 중 한개는 다시 금박으로 싸고, 3개는 은박으로 싸서 양양군수에게 보냈다.
양양군수 또한 금박은 지가 처먹고, 3개 중 한개는 다시 금박으로 싸고, 2개는 은박으로 싸서 강원목사에게 보냈고, 강원목사 또한 한 개를 금박으로 옮겨 싸서 은박 1개와 같이 이조판서에게 보냈다. 이조판서도 똑같은 놈인지라, 금박은 지가 처먹고 나머지를 금박에 옮겨싸 임금님께 바쳤더라.
예나 지금이나 병은 맘먹기에 달린 거라 임금은 회춘 하였고 이조판서를 불러
"수고했소. 이판이 준 약으로 회춘이 됐으니 추운 날 고생한 어부를 대궐로 들라하소"
어부는 하사품을 잔뜩 받아지고 대궐문을 나서 한참 걸어 언덕에 오르더니 대궐을 향해 내질렀다,
"개 그것도 모르는 놈들이 정치를 하고 자빠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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